'자뻑' 바쁜 윤석열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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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뻑' 바쁜 윤석열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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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다 날 새겠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토론은 대선주자들이 사활을 걸 만큼 중요한 사안이다. 대중에게 전문가의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어서다. 반면 잇따른 실수가 반복된다면 이에 따라 발생하는 리스크도 존재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박성원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 ⓒ박성원 기자

‘침대 토론’. 지난달 16일 국민의힘 대선후보 TV토론 데뷔전을 치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내려진 평가다. 토론 시간 4분 가운데 절반 이상을 질문하는 데 사용했고,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못해서다. 

자충수


윤 전 총장은 2019년 국정감사에서 호쾌한 답변으로 스타덤에 오른 바 있다. 그는 여야 의원들의 날카로운 질문에도 당당하게 답했다. 돌발적인 상황에도 잘 대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만큼 사건의 현안 등을 잘 파악하고 해당 분야에서 전문가 위치에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당시 윤 전 총장과 설전을 벌인 박지원 국정원장(당시 무소속 의원)도 “정치 9단이 검사 10단에 졌다”고 말했을 정도다. 

이런 이미지 덕에 윤 전 총장은 대선후보로서의 기대감이 높았다. 여야를 막론하고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에서 연일 1, 2위를 지켜왔다.


하지만 최근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윤 전 총장은 토론에서 연일 실책을 기록 중이다. 잇따른 말실수와 돌발 질문에 대한 대처 부족에 따른 결과다.


정치권 안팎으로는 토론회가 시작되자 벌써부터 위기를 맞이했다는 반응이다. 지난달 23일 펼쳐진 국민의힘 2차 대선후보 TV토론 당시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자신의 공약을 베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어 주택청약통장에 가입해 봤는지에 대해 묻자 윤 전 총장은 집이 없어서 해보지 않았다는 취지로 답했다. 청약통장이 무주택자들에게 아파트 분양 청약을 위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제도 자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셈이다.


논란이 커지자 윤 전 총장은 늦은 결혼과 부모 집에서 함께 살았고, 직업상 이사가 잦아 청약을 신경쓰지 않았다는 해명을 내놨다. 이어진 3차 토론에서도 윤 전 총장은 집중 견제를 받았다.


토론에 능한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 ‘작계(작전계획) 5015’에 대해 묻자,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못했다. 작계5015란 북한군의 남침에 따른 전면전 상황과 미군 병력의 대규모 증원 등을 가정한 ‘작계5027’의 후속 작계다. 


연일 실책을 기록한 윤 전 총장은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나왔다. 적극적으로 공세에 반박하거나 역공을 취하는 장면도 연출됐다. 그럼에도 다른 후보들의 질문과 집중 견제가 이어지면 여전히 수세에 몰렸다. 정치권에서는 예견된 수순이라는 말이 나온다. 돌발 상황에 대한 경험 부족이 드러난 대목이다. 


토론 딜레마 빠진 정치 신인
쌓아온 이미지 무너질 수도


과거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토론에서 윤 전 총장과 같이 토론이 시작된 후 지지율이 급격히 하락한 바 있다. 2017년 한국갤럽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안 대표를 뽑지 않은 이유가 경험 부족 다음으로 토론 실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결과도 나왔다. 


당시 안 대표의 “제가 MB(이명박) 아바타 입니까”라는 발언은 대선 패배의 주요 원인이 됐다. 이런 상황에 비춰볼 때 윤 전 총장도 안 대표와 비슷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야권에서는 벌써부터 남은 토론에 우려하는 분위기다. 만일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대선주자로 최종 선정될 경우,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후보와 토론에서 맞붙어야 할 상황을 피할 수 없어서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국회사진취재단
▲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국회사진취재단

민주당 후보들의 정치 이력은 화려하다. 대부분 토론에서도 강한 면모를 보인다. 이에 따라  현재와 마찬가지로 돌발 질문에 대한 대비가 부족하다면 실책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것. 또 여야 후보가 맞붙는 만큼 발언에 대한 파급력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한 정치 전문가는 “윤 전 총장의 실수들이 언론에 자꾸 보도가 되니까 기존 실수가 있는 상황에서 누적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주 120시간 노동’, ‘부정식품’, ‘아프리카 손발 노동’ 등의 발언으로 여러 차례 구설에 오른 바 있다. 


잇따른 말실수는 윤 전 총장이 부각시키고 있는 서민적 이미지에도 타격이 가해질 수 있는 대목 중 하나다. 서민과 친근한 이미지는 민심을 얻기 위해 필수 전략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이에 대한 시선은 이미 부정적인 편이다.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와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황교안 전 대표도 과거 민생행보에 나섰다가 논란을 산 바 있다. 어설픈 모습을 보인 까닭이다.


아직 윤 전 총장에게는 많은 토론이 남아있다. 그만큼 풀어야할 숙제도 많다. 앞으로의 실수는 위기로 돌아온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이에 대해 캠프 측은 돌발 상황까지도 철저히 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야권에서는 신인치고 선방한 편이라는 의견이다. 하지만 이 역시 디테일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내려진다.


불신론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윤 전 총장에 대해 “나오면 나올수록 진짜 대책이 필요하겠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고 의원은 “공개적인 일정과 장소에서 (윤 전 총장의)말실수가 계속 반복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같은 당 홍 의원도 “대통령 되시려면 공부를 더 하셔야겠다”고 말했다. 


<기사 속 기사> ‘부동산 거래’ 의혹 윤석열 입장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친이 화천대유 최대주주 김만배 대표의 일가와 부동산 거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윤 전 총장 캠프가 수습에 나섰다.

윤 전 총장 캠프는 지난달 29일, 부동산 거래에 대해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사람들이 부동산 쇼핑을 하다 수많은 매물 중 우연히 매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윤 전 총장은 “친분이 전혀 없다”며 “본 지도 9~10년은 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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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역시 “개인적으로 전혀 연락하지 않는 사이인데, 뇌물을 운운하는 것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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