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인터뷰] 디딤돌 하우스, 삶의 희망을 선물합니다.
올해 1월, 비영리단체 낮은 마음(Lowly Heart Charitable Trust)에서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인들에게 쾌적한 주거공간을 제공하는 디딤돌 하우스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디딤돌 하우스 프로젝트는 여러 사정에 의해 금전적 어려움이 반복되어 새롭게 시작할 기회조차 갖기 어려운 한인가정을 위해 보증금없이 주거용 렌트하우스를 제공하고, 입주 기간동안 지불되는 렌트비의 일부를 적립해 거주기간이 끝날 때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사회공헌활동이다.
디딤돌 하우스는 본 프로젝트에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의 후원과 낮은 마음 재정의 일부로 운영되고 있으며, 1년을 기준으로 약 만 불의 재정이 필요한 사업이기에 낮은 마음과 같은 규모가 작은 비영리단체가 시행하기에 어려움이 따르지만 힘든 이웃들의 자활을 돕기 위해 시범 운영에 나서게 됐다.
복지제도가 잘 갖춰진 뉴질랜드에서 절대적인 가난이 실재하는지 많은 이들이 의구심을 갖지만 어느 곳에서나 소외된 이들 모두를 보호하지 못하는 사회시스템의 어두운 단면은 존재한다. 특히 뉴질랜드의 쪽방이라 불리는 캐러밴 빌리지 거주민들은 정부보조금으로 생활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거주환경에 비해 지나치게 비싼 임대료를 지불하고 있기에 기본적인 생활조차 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구조는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힘들게 만들고, 자연스럽게 범죄에 노출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낮은 마음의 이익형 간사는 “이런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적립식 재원 마련을 할 수 있는 디딤돌 하우스를 시작했고, 이를 통해 어려운 이웃들이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자활에 목적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디딤돌 하우스는 어떻게 마련된 곳인가요.
현재 운영되고 있는 디딤돌 하우스는 한 곳입니다. 방 두개 아파트로 알바니 로즈데일 지역에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에 뜻을 함께 하는 분들의 후원과 낮은 마음 재정의 일부로 마련되었고, 앞으로도 후원과 예산확보가 이뤄져야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습니다.
디딤돌 하우스에 입주할 수 있는 조건은.
디딤돌 하우스는 한인(비영주권자) 또는 난민으로 첫째, 장기간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경우 둘째, 주어진 일에 열심히 임할 수 있는 성실함을 갖고 계신 분들입니다. 힘겨운 현실 속에서 새로운 삶의 기회를 얻지 못하는 분들께 가난을 극복할 수 있는 회복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입주조건 중 장기간 어려움에 처한 경우라면, 어느 정도를 의미하는지.
최소 3년 이상의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정을 의미합니다. 단기간의 실직 또는 학업으로 인해 미래 예측이 가능한 경우가 아닌 가난이 고착화되기 시작하는 시간을 뜻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내적으로 장애가 있지만 그것을 인식하지 못해 구직에 번번히 실패해오다 장애를 인식하고 사회에서 제공하는 혜택과 함께 새 삶을 설계하려고 할 때, 그 시기를 디딤돌 하우스에서 지내며 하는 것입니다. 또 다른 경우는 비영주권자 가정이지만 한국에 돌아갈 수 없는 상황에 놓인 분들도 그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분들은 영주권자와 다르게 일부 사회복지시스템에서 제외되어 제도적 혜택없이 스스로 살아가야 합니다. 대표적으로 의료혜택을 보지 못하는 경우인데, 뉴질랜드에 거주한지 몇 해가 지나도록 GP등록을 하지 못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최대 입주기간과 자활을 위한 적립금 제도는.
6개월 또는 1년 간 거주 가능하며, 렌트비의 최대 50%, 1년에 만 불까지 적립할 수 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1호 디딤돌 하우스의 경우 주 500불의 렌트비가 책정되어 있습니다. 1년 간 쌓인 적립금은 현금으로 지급되지 않고, 거주기간이 끝나는 시기에 새롭게 계획하는 사업비이나 생활비로 지급됩니다. 예를 들면, 야시장(Night Market)의 요리시설을 구입하는 초기자금 등 계획하는 일에 활용될 뿐 아니라 차량이 없는 가정의 경우 차량구입에 사용될 수 있고, 새로운 렌트 하우스의 본드비로도 사용 가능합니다.
거주기간이 끝나도 자립할 능력이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난은 그렇게 쉽게 극복되지 않습니다. 디딤돌 하우스가 ‘적립식 재원 마련’ 방법을 선택한 이유도 적립금을 통해 경제활동을 다시금 이어갈 수 있는 여지를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현재 적립 방법이 실행되는 기간에도 렌트비를 지급하지 못해 적립이 중단되고, 기 적립된 금액에서 차감되는 경우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은 그 가정이 경험하고 있는 반복적인 어려움의 원인을 함께 발견하고 해결해 나가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핵심이라 생각합니다.
거주기간 동안 일자리 또는 소득계획을 함께 수립하는 비전에 대해.
오래 전 한국에서 달동네 관련 사역을 하며 포장마차 만들어주기 운동을 한 기억이 있습니다. 그 당시 붕어빵 포장마차를 중고로 만들면 150만~200만원 정도 드는데, 그렇게 되면 일자리를 가질 수 없거나 일용직 일자리에 매달리던 가정이 어느 정도 삶의 기반을 닦을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것이 디딤돌인 것이지요. 어느 가정의 해결되지 못하는 작은 문제 하나를 함께 해결함으로써 전체의 상황이 바뀔 수 있다면 우리는 그 작은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글 박성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