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인터뷰] 뉴질랜드 바리스타 라테아트 챔피언 채승훈
2년 연속 New Zealand Meadow Fresh Latte Art Championship 우승
시내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교민 채승훈 씨는 2019년부터 2년 연속 뉴질랜드 바리스타 라테아트 챔피언 자리에 등극했다. 그가 챔피언으로 우승한 대회는 New Zealand Meadow Fresh Latte Art Championship으로 뉴질랜드 최고의 바리스타들이 실력을 겨루고, 본 대회에서 챔피언이 된 참가자는 뉴질랜드 대표로 국제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라떼아트 대회는 예선전과 결승전으로 나눠 진행되고 준비한 시연을 일정한 시간 내 선보이는 과정을 거친다. 심사위원은 Head Judge, Technical Judge, Visual Judge 등 총 4명으로 구성되는데, Head Judge는 대회의 전반적인 과정을 관찰하고 형평성있는 심사를 담당한다. Technical Judge는 에스프레소 그라인딩 및 추출과 위생 평가, 필요없는 행동 및 실수대처, 프로페셔널리즘 등을 평가한다. 그리고 Visual Judge는 참가자가 준비해온 디자인이 얼마나 창의적인지, 차별성을 갖추고 있는지, 패턴에 어떤 기술이 사용됐는지 등에 대해 심사를 하는데, 이 중 관건은 하나의 디자인을 두 잔에 똑같이 만드는 것에 있다. 아울러 시연하는 동안 프리젠테이션을 얼마나 능숙하게 하느냐에 따라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우승 비결이 된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대회 과정은 최상의 스킬을 본 대회에서 유감없이 발취할 수 있어야하기에 평소 연습량이 관건이다. 채승훈 씨는 대회 3개월 전부터 패턴 구상, 시연, 프리젠테이션 등 대회에 나가기 위한 모든 과정을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연습에 매진했다. 첫 우승 뒤 두번째 대회에 도전했을 때는 패턴과 기술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했기에 그 연습량은 거의 두 배에 가까웠다. 그렇게 2017년부터 대회에 참가해 상위권에 랭크되며 2019년, 2020년 2년 연속 바리스타 챔피언에 등극한 그는 오는 7월에 개최될 동 대회에서 세번째 바리스타 챔피언에 도전장을 내밀 예정이다.
바리스타 라떼아트 챔피언 대회에 참가했을 당시 어떤 디자인을 선보였는지 궁금하네요.
2019년에는 어릴 적 공원에서 뛰놀며 만났던 동물들을 주제로 토끼, 벌, 다람쥐 패턴을 선보였고요, 2020년에는 Iconic NZ Animals라는 주제로 뉴질랜드의 상징적인 동물들을 패턴 디자인으로 선택했어요. 양 얼굴과 펭귄, 그리고 부채꼴 꼬리 모양을 가진 Fantail 새를 디자인했었죠.
바리스타 챔피언이 된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는지요?
시연을 하며 프리젠테이션을 해야 하는 것도 심사대상 중 하나인데, 어떤 주제로 어떤 디자인을선보일건지, 어디서 디자인의 영감을 얻었고, 어떤 기술이 들어가는지 등을 설명해야 합니다. 이때 이왕이면 웃는 얼굴로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있는 느낌으로 밝은 인상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회 중에 심사위원들이 제가 하는 말에 답을 하거나 반응할 수 없지만 최대한 눈을 자주 마주치며 ‘지금 당신과 소통하고 있다’는 느낌을 충분히 준 것이 좋은 점수를 획득한 결정적인 이유였다고 생각합니다.
시연을 하며 설명을 동시에 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역으로 생각하면 이것을 어필할 수 있는 기회로 삼으셨군요.
아무래도 그런 것 같습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가장 큰 점수를 얻었거든요. 연습을 할 때마다 실제 대회장에 있는 것처럼 테이블에서 시연을 하면서 설명을 하고, 동선까지 미리 연습을 해두죠. 왼발부터 나갈지 오른발부터 나갈지. 이 과정이 10분 안에 모두 이뤄져야 합니다. 그렇기에 대회에 가서도 얼마나 자연스럽게 능숙하게 시연을 하느냐에 따라 프로페셔널리즘 점수가 결정되기 때문에 연습을 끊임없이 반복해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바리스타 챔피언으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뉴질랜드 내셔널 챔피언으로서 2019년 세계 대회를 출전했을 당시 독일 베를린에서 다른 국가 대표들을 만났던 게 기억에 제일 많이 남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작년에 대회가 개최되지 못해서 다시 만나지 못했다는 게 너무 아쉽지만, 각기 다른 선수들이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같은 분야의 사람들과 더 깊게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잊지 못할 추억이 된 것 같습니다.
평소 커피에 대해 갖고 있는 철학이 있다면.
좋은 바리스타는 손님들과 소통하는 바리스타라고 생각하고, 잘하는 바리스타는 맛을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커피를 만들 수 있는 바리스타라고 생각합니다. 커피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예민합니다. 온도와 습도 등 날씨에 따라서도 달라지지만 그 외 여러가지 요소들이 커피의 맛을 변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때에 맞게 잘 다룰 수 있다면 항상 맛있는 커피를 내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을 커피에 비유한다면 어떤 종류의 커피를 예로 들 수 있을까요?
플랫화이트(Flat White)라고 할까요. 플랫화이트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즐겨 마시고, 라떼 아트를 가장 잘 선보일 수 있는 커피의 종류입니다. 영광스럽게도 제가 이 분야의 챔피언을 딴 점도 있지만, 사람들이 제일 즐겨 마시는 커피인만큼 제가 가장 잘 선보이고 싶은 커피이기에 플랫화이트라 비유하고 싶습니다.
본인은 일상생활에서 어떤 방법으로 커피를 즐기고 있는지요.
보통 아침 4시에 기상하는데 출근 전에는 집에서 핸드드립을 내려 마시고, 출근해서 플랫화이트를 마십니다. 종종 오후에 롱블랙 또는 필터 커피를 한잔 더 하곤 합니다. 딱히 선호하는 커피는 없지만 마시는 한잔마다 최대한 맛있게 만들어서 마시는 걸 좋아합니다.
바리스타를 전문적으로 배우려면 어떤 방법이 가장 좋을지 추천해주세요.
보통은 카페에 취업해서 기초부터 배우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카페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다 MOJO라는 큰 커피회사에 취직해 바리스타로 활동해 왔습니다. 하지만 회사마다 취업 조건이 다른 관계로 일자리를 찾기 전에 개인 또는 학교를 통한 Class를 다니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어느 정도 기본 실력이 갖춰졌을 때 규모가 큰 커피회사에 들어가서 소속 지원을 받고 대회를 출전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을 걸 배울 수 있기에 이 방법도 추천합니다.
향후 더 큰 무대에 도전하실 계획인지요.
코로나19로 인해 2021년 세계 대회가 취소된 관계로 다시 한번 세계대회에 도전하기 위에 노는 7월 17일에 개최되는 2022 New Zealand Meadow Fresh Latte Art Championship에 참가해 3년 연속 챔피언 타이틀을 도전할 예정입니다.
대회가 끝나면 8월 중순부터 제가 운영하는 카페(The EOS Coffee)에서 개인 클라스를 운영할 계획입니다. 기초반, 라떼 아트 반으로 나뉘어 workshop을 준비 중입니다.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히면 이제는 커피의 디자인보다 맛을 중요시하는 대회에 나가고 싶습니다.
-카페주소: Shop6, Queens Arcade, 34-40 Queen Street. Auckland CBD
-인스타그램: @theeoscoffeenz
글 박성인 기자
사진 채승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