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준석계’ 천하람 “윤핵관 발 못 붙이도록 할 것”
[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친 이준석계’ 천하람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이 3일 “담대한 도전을 하겠다”며 3·8 전당대회 출마 선언을 했다.
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서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과거로 퇴행하는, 뒷걸음질 치는 국민의힘을 다시 앞으로, 미래로 이끄는 당 대표가 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당권주자들 사이에서 설왕설래하고 있는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 팔이 논란’에 대해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명언을 남긴 대통령에 대한 우스울 정도의 충성 경쟁, 윤심팔이는 대통령과 국민의힘 모두의 지지도와 신뢰도를 갉아먹는 주범”이라고 직격했다.
이어 “현재 우리당은 여당이 되자 못된 옛날 버릇이 나오고 있다. 국민이 아닌 대통령 개인 또는 대통령과 가깝다고 알려진 사람에게만 충성하고 있다”며 “국민의힘이 총선서 과반을 획득하지 못하거나 하더라도 국민들의 신뢰가 부족하면 식물정부가 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에게 해를 끼치고 작게 만드는, 그래서 당과 정치를 망치는 간신배들은 더 이상 국민의힘에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상향식 공천 ▲지역구 유권자들과 당원 평가로 상위 20%에겐 인센티브 부여 등을 담은 국회의원 중간평가 제도 ▲하위 20%는 퇴출되는 시스템 가동 등을 공약으로 내놓기도 했다.
또 친윤(친 윤석열)계 인사들을 겨냥한 듯 “요즘 과윤불급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윤심팔이가 과해져 오히려 그런 걸 하는 후보가 마이너스라는 뜻”이라며 “나경원 전 의원이 이미 주류에게 공격을 많이 받았는데도 초선 의원들이 굳이 연판장을 써야 했나 싶다”고 비판했다.
4배수로 가려질 컷오프(예비경선) 통과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는 “최선을 다해 컷오프에 임해야겠지만 확신한다. 요즘 당원들에게 응원 문자와 메시지가 쇄도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날 천 위원장의 출마 기자회견장에 동참한 하태경 의원은 “천 위원장은 ‘한국의 오바마’로 불러도 손색이 없다. 지난 총선서 당이 발굴한 최고의 인재이자 유망주”라고 치켜세웠다.
이로써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게 될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는 김기현·안철수·윤상현·조경태 의원,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대표, 김건희 여사 팬클럽 ‘건희사랑’ 회장을 지낸 강신업 변호사, 김준교 전 자유한국당 청년최고위원, 차 위원장이 예비경선을 치르게 됐다.
현재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차 위원장은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 중 유일하게 30대로 이번 전대서 ‘젊은 나이’가 어떤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힘 당원은 지난 20대 대선을 기점으로 약 80만명 이상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된다. 대선 당시 ‘젊은 피’ 이준석 전 대표를 보고 대거 유입됐는데 이들 중 상당수가 수도권 및 2030세대인 것으로 파악되면서 응집력 여부에 따라 이변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31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기존 텃밭으로 평가되고 있는 영남권보다 수도권 당원이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으며 연령대는 50대 이상의 중년층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50대 이상의 당원들이 현역 후보들에게로 지지가 분산될 경우 천 위원장으로서는 다소 유리한 국면이 펼쳐질 수도 있는 셈이다.
아래는 천 위원장의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천하람입니다.
저는 용기 있고, 소신 있는 도전자입니다.
대구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변호사 생활을 하던 저는 지난 2020년 총선 당시 전남 순천에 출마했습니다. 영남과 호남에서 모두 사랑받는 정치인으로 성장하겠다는 큰 목표를 위한 도전이었습니다.
무모한 도전이었습니다. 득표율도 미미했고, 모두가 선거 끝나면 바로 도망치듯 짐 싸들고 서울이나 대구로 돌아가겠거니 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도망치지 않았습니다.
2020년부터 지금까지 저희 가족, 8살이 되어 이제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들부터, 저희 장인, 장모님까지 순천만정원의 도시 순천에 살고 있습니다.
왜 이런 말도 안 되는 도전을 하냐고 묻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도전 안 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습니까? 큰 목표를 갖고 도전하면 뭐라도 이룹니다.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저희 당협은 전라남도에서 유일하게, 27년 지방선거 역사상 처음으로 국민의힘 소속 순천시의원을 배출했습니다.
저는 이제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담대하게 도전합니다.
물론 큰 도전입니다. 그렇지만 도전 하면 안 될 이유는 있습니까?
저는 과거로 퇴행하는, 뒷걸음질 치는 국민의힘을 다시 앞으로, 미래로 이끄는 당 대표가 되겠습니다.
여러 후보들이 총선승리에 본인이 적임자라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현재 국민의힘의 문제점과 대안을 제대로 짚어내는 사람은 없습니다.
무작정 본인이 유리하다는 내용없는 무의미한 발언만을 거듭합니다. 저는 그렇게 하지는 않겠습니다.
현재 우리당의 문제점을 한 마디로 말하자면 ‘여당 되니까 못된 옛날 버릇 나온다’는 것입니다.
‘정권교체를 이뤄주신, 대통령을 선출해주신 국민’이 아니라 ‘대통령 개인’ 또는 대통령과 가깝다고 알려진 사람에게만 충성하는 것입니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명언을 남긴 대통령에 대한 우스울 정도의 충성경쟁, 윤심팔이는 대통령과 국민의힘 모두의 지지도와 신뢰도를 갉아먹는 주범입니다.
정부여당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확보되지 않는다면, 윤석열정부는 식물정부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대한민국은 문재인 정부 시절에 더해 또 다시 5년의 천금같은 시간을 허비하게 됩니다.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과반을 획득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물론이고, 체질개선 없이 이재명 대표 덕분에 운 좋게 총선승리를 얻는다 하더라도, 국민들의 신뢰가 부족하면 식물정부가 되는 것은 매한가지입니다.
윤석열 정부가 하려는 연금, 교육, 노동의 3대 개혁은 어느 것 하나 간단한 것이 없습니다. 단기간의 고통을 감내하더라도 장기적인 국익을 위해 개혁을 해야 한다고 국민들을 설득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많은 국민들이 정부와 여당의 방향이 당장 고통스럽더라도 길게 보면 옳다는 점에 대해 신뢰를 보내주셔야 합니다. 상당한 수준의 신뢰자본이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문제는 지금 주류, 친윤, 윤핵관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앞장서서 정부와 여당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박살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갑작스럽게 규정을 바꿔서 특정인의 유·불리를 초래하거나, 어안이 벙벙하게 비주류로 전락한 당내 중진을 집단적으로 따돌리기 위해 초선 의원들이 연판장을 돌리는 정치집단을 국민들이 과연 신뢰할 수 있겠습니까. 평소에 정치를 잘해야 신뢰가 쌓이는 것입니다.
대통령에게 충성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공당의 주인을 참칭하는 사람들이 결국 대통령과 당에 가장 큰 해를 끼치고 있는 것입니다.
심지어는 친윤, 윤핵관들은 대통령을 작게 만들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입니다. 우리 당원은 물론 대한민국 국민 전체를 대표하는 지위에 있습니다. 그런 대통령을 친윤, 윤핵관만의 대통령으로 작아지게, 혹은 작아보이게 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합니다.
우리는 왜 친박의 대통령이었다가, 진박의 대통령이었다가, 문고리의 대통령으로 점점 작아져 결국 파국을 맞이했던 과거 사례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는 것입니까.
대통령에게 해를 끼치고, 대통령을 작게 만드는, 그래서 결국 우리당과 대한민국 정치를 망치는 간신배들은 더 이상 국민의힘에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저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유권자가 아니라 권력자, 공천권자의 눈치만 보는 구태를 타파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겠습니다.
대표적인 것들만 먼저 말씀드리면, 상향식 공천과 국회의원 중간평가 제도를 들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유권자와 당원의 선택을 따르는 상향식 공천으로 공천권을 국민과 당원께 돌려드리되, 상향식 공천의 부작용에 대한 보완책까지 마련하겠습니다.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해당 지역구 유권자와 당원들이 매년 평가할 수 있도록 해서, 상위 20%에게는 ‘재공천 보장’ 수준의 강력한 인센티브를 주겠습니다. 하위 20%는 퇴출하겠습니다.
공천권자에게 줄 서지 않더라도, 일 잘하는 의원은 승승장구하도록 하겠습니다. 반대로 공천권자에게 아무리 열심히 줄 서더라도 일 못하면 집에 가도록 하겠습니다.
공천권자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상향식 공천과 국회의원 평가제도를 도입할 자세가 돼있는지, 다른 당 대표 후보들께 분명히 묻겠습니다.
저는 비겁하지 않지만, 호전적이지도 않습니다. 부드럽지만 부끄러운 길로 타협하지 않습니다.
묵직하지만 단호하게, 국민의힘을 더 많은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정당, 우리 당원들이 어디 가서든 당원임을 자랑할 수 있는 당당한 정당으로 확고히 세우겠습니다.
우리가 스스로의 체질만 개선한다면 총선 승리는 자연히 따라오는 결과가 될 것입니다.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는 이미 망가진 상태입니다.
우리만 잘하면 됩니다. 우리만 잘 하면 국민들은 국민의힘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주실 것입니다.
저는 국민의힘이 앞으로 전진하도록 하겠습니다.
국민의힘이 천하람 당대표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할 정도로 개혁하고 혁신하겠습니다.
저의 담대한 도전, 큰 꿈에 함께해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