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 출사표 던진 안철수 “윤 대통령과 운명공동체”
[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9일, 3·8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안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서 전대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저는 윤석열 대통령의 연대 보증인이다. 아니 운명공동체라고 말씀드린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실패하면 안철수의 정치적 미래는 없다”고도 주장했다.
이어 “총선의 최전선은 수도권이다. 170석 압승을 위해 수도권 121석 중 70석은 확보해야 한다. 지금처럼 더불어민주당의 횡포가 계속돼도 좋다면 다른 분 선택하셔도 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수도권은 변화를 원한다. 어느 당 대표가 변화를 더 많이 바라는지에 따라 투표하는 것”이라며 “또 하나는 누가 더 도덕적인가, 누가 더 유능한가, 누가 더 헌신적인가, 그런 4가지 정도 기준이 그 분들에게는 제일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또 “저는 영남에 기반을 둔 수도권 3선 의원이다. 수도권·중도층 스윙보터·2030세대의 마음을 잘 안다”며 “총선 승리를 위해 ▲변화를 상징하는 대표 ▲중도·2030·수도권 승리를 견인할 대표 ▲공정한 공천을 할 대표가 돼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당내 당권주자 중 한 명인 윤상현 의원은 이날 안 의원에게 “이번 당 대표는 다음번 총선을 승리로 이끌어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좌지우지할 수 있기에 ‘수도권에서 당의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사람이 돼야만 한다’는 내용에 지극히 뜻을 같이 한다”는 내용의 축전을 보냈다.
윤 의원은 “이제 전당대회를 치르며 본격적으로 국민의힘 당 대표 출마 공동선언문을 작성할 차례가 된 것 같다”며 추후 이른바 ‘안윤 연대’를 시사하기도 했다.
이날 축전을 받은 안 의원은 윤 의원과의 단일화에 대해 “두 사람이 서로 공감하는 것이다. 수도권 전장 최전선서 ‘지휘관이 지휘하는 것이 옳다’ 그런 것에 대해 공감해 축사를 주고받은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다른 연대로 급부상한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의 김 의원이 “김치냉장고가 있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서는 “표현 자체가 국민께 와닿지 않을 것”이라며 “총선서 지고 김치를 드시겠다, 그 말씀 같은데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지지율 선두권을 달리고 있으면서도 아직 출마 선언을 하지 않고 있는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출마에 대해선 “전적으로 개인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전대는 당 대표 출마자가 많을수록 좋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긍정적인 입장임을 내비쳤다.
이날 안 의원의 기자회견 워딩에서 가장 많은 횟수로 등장했던 단어는 ‘윤석열 대통령’으로 그만큼 당내 친윤(친 윤석열)계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앞서 당시 윤석열 대선후보의 당선 후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맡았던 바 있는 안 의원으로서는 친윤 인사로도 거론돼왔다. 게다가 지난 4일, 윤 대통령이 안 의원 내외를 관저로 초청해 만찬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김 의원과 함께 ‘전대 시그널’에 대한 언급이 나왔던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앞서 지난달 17일에는 먼저 출마 선언을 했던 김 의원 부부가 대통령 관저에서 부부동반 만찬을 가졌던 바 있다. 이를 두고 이른바 윤 대통령이 당권주자들에 대한 교통정리에 나선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현재 지지율 수위권을 달리고 있는 나 부위원장은 지난 5일, 저출산 관련 기자간담회서 둘째·셋째 출산 시 원금 일부 또는 전액을 탕감해주는 헝가리의 출산정책을 제안했다가 된서리를 맞으면서 스텝이 꼬인 상태다.
9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저출산고령화위원회 회의가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던 데다 대출 탕감 방안이 기재부 등에서 거론된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부위원장이 자기 정치를 위해 저출산고령화위원회를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이 나왔다.
연장선상에서 대통령실은 물론, 국무총리실, 기재부까지 나 부위원장의 출산정책에 대한 기조가 달라 만류했는데도 위원회 차원에서 검토하겠다는 입장은 적절하지 않다며 ‘해촉’까지 거론된 것으로 파악됐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용 없이 이미지만으로 정치하는 시대는 끝났다. 얕은 지식으로 얄팍한 생각으로 이미지만 내세워 그만큼 누렸으면 이제 그만해도 된다”고 나 부위원장을 직격했다.
홍 시장은 “친이(친 이명박)에 붙었다가 잔박(잔류 박근혜)에 붙었다가 이제는 또 친윤에 붙으려고 하는 걸 보니 참 딱하다”며 “자기 역량으로, 자기 노력으로, 자기 지식으로 국민에 대해 진심을 갖고 정치해야 그 정치생명이 오래간다는 걸 깨달아야 하는데 여기저기 시류에 따라 흔들리는 수양버들로 국민들을 더 현혹할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냥 조용히 침잠의 시간을 갖는 게 좋지 않겠느냐. 연탄 만지는 손으로 아무리 자기 얼굴을 닦아도 검정은 더 묻게 된다”며 “보수의 품격 운운하며 터무니없는 비난을 늘어놓을 때 참 어이가 없었는데 요즘 하는 거 보니 품격이라는 건 찾아볼 수가 없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대통령 직속위원회로 장관급인 저출산고령사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상황에서 선뜻 당권 도전에 나서겠다는 의향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나 부위원장의 임기는 내년 1월까지로, 이렇다 할 별다른 활동 없이 직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할 경우, 무책임 논란에 휩싸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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