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이 휩쓸고 간 크라이스트처치
이번 강진은 "오전 4시 35분경 뉴질랜드 남섬 최대도시인 크라이스트처치로부터 북서쪽으로 약 30km 떨어진 곳에서 시작됐으며, 뉴질랜드 남섬 최대의 도시인 크라이스트처치까지 덮쳤다"고 뉴질랜드 정부는 성명을 통해 밝혔다. 또 "(지진은) 빌딩 99채를 비롯해 건물 500여채를 파손시켰고, 도로와 철도도 상당한 피해를 입혔으며, 일부 주택은 전기와 수도가 끊기기도 했다. 이로 인한 피해액은 14억 달러가 넘어섰고 이를 재건하는데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도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엄청난 재산피해에도 불구하고 다행스럽게도 큰 인명피해는 없었으며 현지에 거주하는 한국교민 4천 여명도 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현장을 방문했던 존 필립 키 뉴질랜드 총리는 "도시가 마치 건조기 속 빨래처럼 뒤틀린 모습이었지만 주민들의 이동이 거의 없는 시간대에 지진이 일어났기 때문에 큰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며 "기적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지난 4월 중국에서는 규모 6.9의 지진으로 인해 주민 2천 여명이 숨진 적이 있으며, 2월 칠레에서는 규모 8.8의 강진으로 5백 여명에 달하는 주민들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존 키 총리는 이처럼 타지역에 비해 크라이스트처치의 인명피해가 적은 것을 두고 '기적'이라고 말했지만 지질 전문가들은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것은 정부의 엄격한 건축 규정과 부드러운 토양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뉴질랜드 정부가 지난 1931년에 발생한 규모 7.8의 강진으로 인해 256명의 주민들이 희생되면서 지역내 모든 건물을 강력한 내진 설계를 갖추도록 하는 건축기준을 마련한 것과 스펀지처럼 물렁한 도시의 지반이 완충 역할을 했다는 설명이다. 또 지진이 발생한 시간대가 주민 대부분이 자고 있던 새벽시간대인 점도 인명피해를 줄이는 데 한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번 지진피해 이후 일부 과학자들은 "앞으로 더 큰 지진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으며, 지질 핵과학 연구소의 존 리스타우 연구원은 "이미 이번 지진의 진도와 비슷한 지진이 남섬에서 매우 자주 있을 것으로 예상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크라이스처치는 현재 비상상태에 놓여있지만 점차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때 일부 상점이 물건을 도난 당하는 불미스러운 일도 일어났지만 공권력이 투입되면서 잠잠해진 상태다.
일요시사 sisanz@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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