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인터뷰] “저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시사인터뷰


 

[시사인터뷰] “저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일요시사 0 1,197

타카푸나 골프장 소속 정필원 프로

 

 

타카푸나 골프장 소속 정필원 프로(NZPGA)는 자폐성 발달장애 아동들이 장애를 딛고 쉽고 재밌게 골프를 접할 수 있도록 무료 코칭을 제공하고 있다. 우연히 성당을 통해 오클랜드 성 베드로 특수학교를 접했고, 자폐 아동들에게 골프를 가르치면 좋을 거란 생각에 먼저 연락해 제의를 했던 것이 그 시작이었다. 골프는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는 운동이기에 자폐 아동들이 접근하기란 다소 어려운 편이다. 때문에 먼저 다가서는 적극성이 필요했고, 기다리는 인내심도 필요했다. 그렇게 정 프로와 손을 잡은 아이들은 모두 여섯 명. 8세부터 15세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아이들이 현재 정 프로로부터 골프 코칭을 받고 있다.

정필원 프로는 특유의 세심함과 자상함으로 성인 레슨자들 사이에서도 평이 좋은 편이지만 유독 어린 골퍼들에게 인기가 좋다. 아이들을 가르칠 때 더욱 보람을 느낀다던 그는 보다 전문적인 주니어 코칭을 위해 6년 전 TPI(Titleist Performance Institute) 주니어 레벨2를 수료했다. 이후 골프를 접하기 어려운 환경에 놓인 아이들을 하나둘씩 돕기 시작했다. 

사실 정 프로가 그동안 아이들에게 선행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준 타카푸나 골프장의 손조훈, 하승호 대표들 덕분이다. 좋은 일에 뜻을 같이하고 어려운 환경에 놓인 아이들이 마음껏 골프를 즐길 수 있도록 묵묵히 후원해 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 배려 깊은 어른들의 마음씨는 지금도 어린 골퍼들의 꿈을 길러주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후원받고 있는 아이들이 골퍼로 성장하는 이야기와 더불어 코치로서 골린이들(골프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조언까지 골고루 들어보려 한다.  

 

자폐성 발달장애를 가진 아이들에게 골프 레슨을 시작한 이유는.

자폐를 가진 아이들이 골프를 배우려면 여러가지로 어려운 점들이 있습니다. 일단 처음부터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생각하기가 어려울 겁니다. 그래서 저는 이 아이들이 보다 쉽게 골프를 접할 수 있도록 레슨을 제의했고, 무엇보다 새로운 경험을 주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컸습니다. 실력에 상관없이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색다른 경험을 해보면서 재미를 주고 나도 할 수 있구나하는 자신감도 심어주고 싶었습니다.    

 

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레슨 포커스는 어디에 두는지.

일단은 아이들의 안전에 최우선을 두고 있어요. 그리고 아무래도 집중이 어려운 아이들이다 보니 레슨 진행이 어려울 때도 있어요. 하지만 자폐 아동들이 골프 레슨을 받는 궁극적인 목적은 실력이 아니라 골프를 통해 흥미를 느끼고 운동을 하면서 성장하는 것이기에 가능한 눈높이에 맞춰 재미있게 코칭하려고 노력합니다.

 

아이들 코칭할 때 어떤 마음이 드는지.

하루가 다르게 흥미를 느껴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큰 보람을 느낍니다. 장애를 갖고 있는 아이들이 처음에는 수줍어 눈조차 마주치지 못하지만 천천히 한 발씩 다가서면 어느새 골프에 재미를 느끼는 모습을 보곤 합니다. 아이들의 마음을 열고 다가서면 점점 제 코칭에 귀를 기울이고 잘 따라와줍니다. 어쩌다 공을 제대로 칠 때면 정말 신나하는 얼굴이 보이거든요. 그런 모습을 보는게 즐거워요.

 

장애 아동과 더불어 현재 환경이 어려운 학생들을 선수로 목표삼아 관리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트레이닝을 하고 있는지요.

선수로 바라보고 관리하는 학생들은 10대 학생 두명이에요. 실력도 출중하고 미래가 기대되는 친구들이기에 제가 서포트하면 잘 성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엇보다 본인들이 골프에 흥미를 갖고 있는 게 가장 큰 계기가 됐고요. 일반인 트레이닝보단 더 많은 횟수로 더 높은 강도의 트레이닝을 하고 있는데, 시간 날 때마다 골프코스로 데리고 나가 운동을 도와주고 있어요. 골프는 마음의 상태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잖아요. 아무리 골프를 잘 치더라도 멘탈이 무너지면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렵기 때문에 몸보다는 마음을 다스리는 능력을 키워주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잘 됐을 때 자만하지 말고, 못했을 때 좌절하지 말라. 제가 늘 강조하는 말이에요.

 


골프를 제대로 배워야 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골프를 배우시는 모든 분들이 골프를 제대로 인지하고 배워야하는 이유 중 하나는 부상의 위험 때문입니다. 올바르지 못한 자세로 반복해서 골프를 치게 되면 허리를 포함해서 손목, 어깨 등에 부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골프를 치는 자세에 있어서 기초를 제대로 인지하고 배워 두지 않으면 추후 개선을 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어린이 골프같은 경우,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레슨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골프를 제대로 배워야 하는 제일 중요한 이유는 기초부터 제대로 배울수록 골프에 더 재미를 느끼게 되고 더 열심히 하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골프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어떤 마음가짐을 갖고 시작하면 좋을지.

단기간에 모든 걸 마스터해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장기간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골프를 배우려는 마음으로 시작하셨으면 좋겠습니다골프는 어른, 아이 누구든 다른 스포츠에 비해 장기간 즐길 수 있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천천히 기초부터 배워 나가며 오랫동안 즐길 수 있도록 여유있는 마음으로 시작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골프를 가르치다 보면 하루가 다르게 실력이 느는 사람들을 종종 보곤 할텐데이렇게 잘하는 사람들만의 공통적인 특징이 있을까요?

금방 잘 따라오고 실력이 금방 느는 분들을 보면 공통적으로 운동 신경이 좋으신 것도 있지만 그분들의 꾸준한 노력이 가장 큰 이유가 되는 것 같습니다. 레슨을 받는 시간 외에도 본인들의 시간을 투자해서 연습도 많이 하고 그만큼 노력을 많이 하기 때문에 실력이 더 금방 느는 게 눈에 보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골프는 자신과의 싸움이 제일 필요한 스포츠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긴장을 하거나 자신의 실력이나 결과/스코어에 만족스럽지 못한 순간이 찾아오더라도 자신의 마음을 잘 컨트롤하는 분들이 실력도 늘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실패를 통해서 배우려고 하는 분, 그것을 토대로 꾸준히 도전하시는 분 또한 큰 강점이 되는 것 같습니다

 

최근 골프 좋아하시는 부모님을 위해 자택에 스크린골프를 설치하셨는데, 연습 시 스크린골프를 이용하면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스크린 골프를 이용하면 리플레이 기능을 통해 자신의 스윙자세를 교정할 수도 있고, 거리측정이나 방향성 등 다양한 측정을 통해 효율적인 트레이닝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공과 클럽의 방향, 클럽의 각도, 공의 스핀 정도 등 눈으로 확인하지 못하는 정확한 데이터 확인이 가능합니다.

 


마지막으로 지금껏 봉사를 실천하신 배후에는 좋은 분들의 지지가 있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 인터뷰를 통해 감사의 말씀 전해주세요.

골프 코치로서 지금까지 저를 여기에 있게 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함을 많이 느끼는 때인 것 같습니다저를 믿어주시고 저에게 코칭을 받은 분들께 감사함과 보람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또한 그분들을 가르치면서 저 또한 많은 성장과 발전을 할 수 있었습니다. 회원들 외에도 저를 여기까지 이끌어주고 서포트 해주신 저희 타카푸타 골프장 손조훈, 하승호 두 사장님께도 깊은 감사함을 느끼고 있습니다같이 일하는 김재현 프로와 박세은 프로 등 저희 팀원들 또한 서로를 서포트 해주며 좋은 시너지를 내는 것이 가능했기에 항상 고맙고 든든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지금보다 코칭 확장에 중점을 두고, 제게 레슨을 받는 회원들 한 분 한 분의 니즈에 맞춰 골프를 잘 가르쳐 드리고자 하는 것이 저의 현재 주된 목표입니다. 그리고 핸더슨 포비엔과 함께 제가 봉사하는 아이들에게 밀키트 식사 후원도 제공할 계획입니다. 앞으로도 저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큰 선행이 아니더라도 함께 하면 더욱 큰 기쁨을 나눌 수 있음을 기억하고 노력하겠습니다.   

 

 

글 박성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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