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의 장남인 김정남이 북한의 붕괴 가능성을 언급해 주목을 끌고 있다.

앞서 김정남은 최근 들어 동생인 김정은이 후계자가 된 것을 가지고, 북한의 3대 세습은 안 된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 같은 김정남의 발언은 이기택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이 공개했다.

이 수석부의장은 25일(현지시각) “북한의 권력승계 과정에서 급변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도 북한의 붕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얘기를 전해들었다”고 밝혔다.

이 수석부의장은 이날 밤 독일 수도 베를린의 풀만 호텔에서 한인들을 상대로 한 대북정책 강연회에서 “지난 달 마카오를 방문했을 때 김정남과 막역한 사이라는 현지 관계자로부터 북한의 권력 세습에 관한 김정남의 생각을 간접적으로 들을 기회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가 김정남에게 ‘부친이 아픈데 왜 평양에 가지 않느냐. 바통터치 하러 가야 하지 않느냐’고 묻자 ‘내가 왜 갑니까. 바통터치도 하기 싫습니다. (북한이)망하는데요. 오래가겠습니까’라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 정권의 후계자로 떠오른 김정일의 3남 김정은이 계획대로 권력을 승계하면 과감하게 개혁개방으로 나갔으면 좋겠다”면서 “하지만 연착륙하지 못할 경우 권력투쟁으로 급변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는 만큼 정부도 이에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수석부의장은 “(통일이) 너무 빨리 돼도 부작용이 있다”며 “급변사태와 같은 큰 문제를 포함해 여러 상황을 상정해 한ㆍ미 간에 전략을 수립하고 있지만, 위기를 극복하는 힘은 국민에게 있는 만큼 국내 뿐 아니라 재외 한인들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정부는 북한과의 상생과 공영, 상호주의라는 원칙 아래 ‘비핵 개방 3000’ 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북한의 변화”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강연회에는 문태영 주독일 한국대사와 서성빈 민주평통 북부유럽협의회장 등 한인 10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