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지상욱 '중구 전쟁' 막전막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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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지상욱 '중구 전쟁' 막전막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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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 나경원 전 의원(사진 왼쪽)과 지상욱 전 자유선진당 대변인












'주류 vs 비주류' 파워게임에 정치 1번지 시계 멈췄다

[일요시사=정치팀] 허주렬 기자 = 수도 서울 중구 당협위원장 선정 문제를 놓고 새누리당의 고심이 길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마감된 중구 조직위원장 공모에서 나경원 전 의원, 지상욱 전 자유선진당 대변인으로 후보군이 좁혀졌지만 당 지도부의 의견이 갈리며 현재까지도 결정이 미뤄지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당 안팎에서 '나경원 내정설' '지상욱 내정설' 등이 엇갈리며 꾸준히 흘러나왔지만 <일요시사> 취재 결과, 현재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두 후보 간의 '중구 전쟁'을 들여다봤다.

  

지난 2013년 11월15일 새누리당의 서울 중구 조직위원장 공모 마감 결과, 나경원 전 의원과 지상욱 전 자유선진당 대변인이 지원했다. 조직위원장은 당 사무총장이 위원장을 맡게 되는 조직강화특위에서 선정하며 당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등에서 당의 지역조직을 이끄는 조직위원장은 대개 현역의원 또는 차기 총선에 해당 지역구에서 출마하는 유력인사가 맡는다. 중앙당에서 임명한 조직위원장이 당원협의회 운영위원, 시당운영위원회 의결을 통과하면 당협위원장으로 선출된다. 한마디로 조직위원장 공모는 당협위원장 선출에 앞선 예비 절차인 셈이다.

만만찮은 경쟁자

문제는 나름의 경쟁력을 갖춘 두 후보가 중구 당협위원장에 도전장을 던지며 쉽사리 어느 한 쪽의 손을 들기 어렵게 됐다는 점이다. 나 전 의원은 18대 국회에서 이 지역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2011년 10·26서울시장 재보선에 새누리당 후보로 나서 46.21%를 획득한 대중적 지지도가 높은 정치인이다.

지 전 대변인은 유명배우였던 심은하씨의 남편으로 2010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했고, 지난 대선에서 당시 박근혜 후보를 도우며 당선에 기여한 바 있다.

두 후보는 공통적으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권유로 정치에 입문했다. 하지만 이 전 총재가 자유선진당으로 자리를 옮기는 사이 나 전 의원은 한나라당에 남아 친이(친이명박)계로 활동해왔다.

이에 따라 중구 조직위원장 선정에서 나 전 의원은 당내 친이계 출신 비주류의 지원을 받고 있고, 지 전 대변인은 친박 원로 서청원 의원을 비롯해 이 전 총재와 친분이 있는 친박 주류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당초 지난 1월에는 친박 주류 진영이 지 전 대변인을 밀고, 당내 비주류가 나 전 의원을 밀면서 갈등을 빚기도 했지만 결국 인지도가 앞서고 여성 정치인이라는 장점을 가진 나 전 의원 쪽으로 가닥을 잡은 바 있다.

그러나 불과 한 달 만에 조직강화특위 차원에서는 나 전 의원으로 의견이 모아졌지만 친박 주류가 장악한 당 지도부에서 지 전 대변인을 선택했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당시 비주류인 심재철 최고위원은  "나 전 의원은 대중 지지도가 높은 정치인인데 그를 탈락시켰다면 자기편이냐 아니냐는 얄팍한 계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유수택 최고위원도 "좋은 인물을 베어내는 그런 행동이 과연 온당한 것인지 다음 회의 때 정식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나경원-비주류 지원 vs 지상욱-친박 주류 지원?
7개월째 당협위원장 오리무중… 책임회피 급급

당내 계파 간 갈등이 심화되며 결국 중구 조직위원장은 현재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나경원 내정설', '지상욱 내정설' 등이 엇갈려 흘러나오고 결과 발표도 7개월째 미뤄지는 것은 '아니 땐 굴뚝에서 연기가 나랴'는 속담처럼 당내 계파 갈등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이와 관련해 홍문종 전 사무총장 측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지난달 14일 사무총장직에서 물러나며 조직강화특위원장직도 내려놨다"며 "신임 사무총장(윤상현)에게 문의해보라"는 말로 즉답을 회피했다.

그러나 윤상현 사무총장 측도 마찬가지로 "아직 (조직강화특위원장으로) 정식 선정된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직국에 문의를 해 보라"고 즉답을 회피했다. 

조직국 관계자는 "아직 (중구는)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는 말 외에는 어느 것도 말씀드릴 수 없다"며 "언론 취재에 응할 의무도 없다"고 황급히 전화를 끊었다.

지방선거 준비와 당권 교체기가 맞물린 시기 때문인지 계판 간 갈등을 야기할 수 있는 골치 아픈 문제인 중구 조직위원장 선정에 대해 중앙당이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셈이다.

계파 갈등 심각?

그렇다면 장기 공백이 이어지고 있는 중구 당협위원장은 언제쯤 선정이 이뤄질 수 있을까. 지역 정가에서는 지방선거 직후 선정되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중구 당협위 핵심관계자는 "지방선거가 끝나야 알 수 있지 않겠느냐"며 "오랜 기간 당협위원장이 없다보니 힘들게 중구 연락소를 운영하고 있다. 빨리 위원장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중구에서는 나 전 의원이 오길 바라는 당원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지 전 대변인 이름도 계속 오르내리고 있다"면서 "중앙당이 빨리 결정을 내려주면 대부분은 그대로 따를 것"이라고 조속한 선정을 촉구했다.

 

<carpediem@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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