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일감 몰빵' 기업 내부거래 실태 (116) 시리즈 중간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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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 '일감 몰빵' 기업 내부거래 실태 (116) 시리즈 중간점검

일요시사 0 802 0 0

정부 으름장에도 오너곳간 채우기

[일요시사=경제1팀] 기업의 자회사 퍼주기. 오너 일가가 소유한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반칙’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변칙적인 '오너 곳간 채우기'는 멈추지 않고 있다. 보다 못한 정부가 드디어 칼을 빼 들었다. 내부거래를 통한 '일감 몰아주기'관행을 손 볼 태세다. 어디 어디가 문제일까. <일요시사>는 연속 기획으로 정부의 타깃이 될 만한 '얌체사'들을 짚어봤다.

기업들의 '오너 곳간 채우기'가 멈추지 않고 있다. 정부의 으름장도 소용없다. 내부거래를 통한 일감 몰아주기 관행은 계속되고 있다. 심지어 보란 듯이 배당까지 '팍팍'푸는 실정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대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을 공개했다. 민간 대기업(49개) 소속 계열사(1392개)의 지난해(2012년 1월1일∼12월31일) 계열사간 상품·용역 거래 현황을 분석한 결과다.

배당까지 '팍팍'

공정위에 따르면 대기업들의 내부거래 비중은 12.3%, 내부거래 금액은 185조3000억원이다. 이중 비상장사(1155개)의 내부거래 비중은 22.23%로 상장사(237개) 8.11%보다 14.12%p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총수가 있는 집단(41개)의 내부거래 비중은 12.51%로, 총수가 없는 집단(8개) 10.89%보다 다소 높은(1.62%p) 수준이었다.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집단은 STX(27.49%), SK(22.51%), 현대차(21.33%), 포스코(20.59%), 웅진(18.76%) 순으로 조사됐다. 내부거래 금액이 큰 집단은 SK(35조2000억원), 현대차(35조원), 삼성(28조2000억원), 포스코(15조5000억원), LG(15조3000억원) 순으로 드러났다. 이들 상위 5개 집단 내부거래 금액 합계는 129조2000억원으로, 전체 내부거래 금액(185조3000억원)의 69.7%를 차지했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전체 집단의 내부거래 비중은 각각 12.07%, 12.04%, 13.24%, 12.3%로 확인됐다. 이 기간 내부거래 금액은 119조5000억원, 144조7000억원, 186조3000억원, 185조3000억원이었다. 2년 연속 지정 집단(44개)의 지난해 내부거래 비중은 2011년보다 1.01%p 감소(13.42%→12.41%)했고, 내부거래 금액도 1조9000억원(184조9000억원→183조원) 줄었다.

내부거래 비중이 많이 감소한 집단은 OCI(6.85%p↓), 하이트진로(6.53%p↓), 삼성(4.0%p↓) 등이며, 많이 증가한 집단은 한진중공업(10.09%p↑), 웅진(4.92%p↑), 부영(4.57%p↑) 등이다. 총수가 있는 상위 10대 집단의 내부거래 비중은 2011년∼지난해 각각 13.36%, 13.23%, 14.53%, 13.41%로 나타났다. 그 금액은 89조6000억원, 108조6000억원, 139조원, 137조원이었다.

공정위는 "계열사간 합병 등 사업구조 변경과 내부거래의 외부화 등 자발적 축소 노력, 정부 정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기존에 수직 계열관계에 있던 회사간 합병, 일시적 내부거래 증가사유 해소 등으로 내부거래 비중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 대기업 내부거래 현황 공개
전체적으로 금액·비중 줄었는데… 
총수 일가 지분 있으면 여전히 높아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업종은 사업시설관리, 과학기술서비스, 시스템통합관리업(SI) 등 서비스업 분야다. 내부거래 금액이 큰 업종은 자동차제조업, 화학제품제조업, 1차금속제조업 등 제조업 분야다. 그중에서도 연료도매업, 화학물제조업, 토목시설물 건설업 등의 내부거래 금액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거래 금액이 큰 업종(2조원 이상) 중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업종은 SI, 부동산업, 전문서비스업 순이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내부거래 비중이 크게 증가한 업종은 전문서비스업과 SI이고, 내부거래 금액이 크게 증가한 업종은 SI, 운송관련서비스업, 전문서비스업으로 확인됐다.

공정위는 "집단내 주력 계열사에 수직 계열화된 회사의 경우 업종의 특징상 내부거래 비중이 높았다"며 "이들 회사는 거래회사간 업종이 같거나 전·후방 연관관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도 대체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비상장사의 경우 총수 일가 지분율이 20% 이상인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47.83%)이 20% 미만(24.46%)인 계열사에 비해 2배 가까이 많았다. 이와 함께 총수 2세의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경향도 보였다. 이러한 특징은 상장사보다 비상장사에서 더 뚜렷이 나타났다.

총수 2세 지분율이 50% 이상인 경우 내부거래 비중이 50%를 상회(전체 50.26%, 비상장 54.38%)하는 등 매우 높았다. 총수가 있는 상위 10대 집단도 총수 2세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높았다. 총수 일가 지분율(20% 이상) 및 내부거래 비중(30%)이 높은 회사는 주로 서비스업 분야를 영위했다. 물류, SI, 건설, 광고 등 주요 세부업종에선 다수 계열사와 내부거래가 발생했다. 특정 계열사 대상 내부거래만 주로 발생하는 제조업과 대비된다. 대부분 회사가 총수 또는 총수 2세 지분율이 매우 높은 특징이 있다.

비상장사 활용

대기업들의 지난해 내부거래 비중은 2011년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상장사·비상장사, 총수가 있는 집단·총수가 없는 집단에서 모두 내부거래 비중이 소폭 감소했다. 내부거래 금액 역시 2009년 이후 계속 증가하다 지난해 처음으로 감소했다. 일부 대기업의 사업기회 개방, 일감 몰아주기에 증여세 과세 등의 효과가 본격 반영되는 올해 내부거래는 더욱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 멀었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공정위는 "내부거래 비중 및 금액이 다소 감소했으나,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가 개선된 것으로 평가하긴 곤란하다"며 "SI, 광고, 물류 등 그동안 문제됐던 분야의 내부거래 비중은 여전히 높은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총수 일가 지분율과 내부거래 비중이 모두 높은 업종에서의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부의 이전 등 사익추구행위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며 "총수 일가 지분율 또는 총수 2세 지분율이 높은 비상장사의 내부거래 비중이 높기 때문에 향후 이 분야를 중심으로 정밀하게 감시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성수 기자 <kimss@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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