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연봉킹’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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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기획> 대한민국 ‘연봉킹’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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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당 6000만원 회장님 하루 4000만원 사장님

[일요시사 취재1팀] 이광호 기자 = 대기업 경영인들의 연봉이 공개돼 화제다. 오너보다도 높은 연봉을 받은 이도 있어 관심을 끈다. 가히 샐러리맨의 신화라 부를만하다. 그런데 재벌 총수들의 연봉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책임 있는 자리에 앉아 있지만 ‘미등기임원’이라는 이유로 월급봉투를 가리고 있다. 등기이사만 아니면 연봉공개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 등기임원 가운데 지난해 가장 높은 연봉을 받은 전문경영인은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이었다. 지난달 31일 금융감독원으로 제출된 12월 결산법인들의 2014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전문경영인으로는 삼성전자의 정보통신·모바일(IM)부문을 총괄하는 신종균 사장이 회사로부터 145억7200만원을 받아 전문경영인 최고연봉을 기록했다.

월급쟁이 CEO
오너 뺨치는 연봉

월급쟁이 직장인 신 사장이 삼성전자에서 받은 연봉은 급여 17억2800만원, 상여 37억3200만원, 특별상여(기타 근로소득) 91억1300만원 등이다. 2013년 상여금이 지난해 지급되면서 연봉이 많이 뛰었다. 지난해 124억원보다 134.6% 급증해 20억원을 더 받았다. 삼성전자 직원 1인당 평균연봉이 1억200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신 시장의 연봉은 직원 143명치다.

신 사장에 이어 삼성전자 내에서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93억88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급여 20억8300만원, 상여 65억5000만원, 기타 근로소득 7억5500만원이다. 그 다음으로 윤부근 CE(소비자 가전)부문 사장이 54억96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급여 17억2800만원, 상여 31억1400만원, 기타 근로소득 6억5300만원이다. 이어 이상훈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이 39억을 받았다. 급여 11억2300만원, 상여 22억9700만원, 기타 근로소득 4억4400만원이다. 고연봉자 대부분 삼성전자 차지다. 박상진 전 삼성SDI 사장은 34억4000만원으로 높은 연봉을 받았다. 급여 7억7000만원, 상여 18억2100만원, 기타근로소득 1300만원, 퇴직소득 8억3600만원이다.

고연봉은 삼성만의 얘기가 아니다. 현대차그룹 박승하 부회장은 퇴직금을 제외하고도 연봉 29억원을 받았다. 박 부회장은 지난해 13억5000만원을 받았다. 1년 새 급여가 두 배 이상 큰 폭으로 올랐다. 여기에 퇴직금까지 포함하면 56억원에 달한다. 신성재 전 현대하이스코 사장은 48억5000만원을 받았다. 기아차 이형근 부회장은 16억원을 기록했다.

SK그룹에서는 SK수펙스추구협의회의장이 28억원의 연봉을 받았다. LG그룹에서는 LG유플러스 이상철 부회장이 22억원을 받았다. LG화학 김반석 부회장이 42억원을 기록했다. 김 부회장이 이 부회장보다 높은 연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김 부회장의 경우 퇴직금이 포함된 금액이다. 급여와 상여 부분에서는 이 부회장이 15억원 이상 많다.

GS그룹에서는 서경석 GS부회장이 10억원을 받았다. 한화그룹에서는 한화생명 차남규 대표가 9억8000만원을 기록했다. 이밖에도 이재경 두산 부회장 16억5200만원, 이상운 효성 부회장 12억5600만원, 장재영 신세계 대표 7억6100만원, 최창식 동부하이텍 대표 11억3000만원 등이다.

대기업 오너·CEO 고액연봉 공개
적게 수억원서 많게는 수백억원

업계별로 보면 건설업계에서는 최치훈 삼성물산 대표이사가 20억1800만원을 받았다. 급여 11억9500만원, 상여 8억1700만원, 기타 근로소득 600만원이다. 정유·화학업계에서는 손석원 삼성토탈 사장이 22억7000만원을 받았다. 금융계에서는 하영구 전 씨티은행장이 73억6300만원을 받았다. 급여 4억6100만원, 상여 8억9600만원, 이연보상 11억800만원, 퇴직금 46억2100만원, 복리금 500만원이다. 급여 7억5000만원, 상여 15억1000만원이다. 식품·유통업계에서는 손경식 CJ제일제당 회장이 56억200만원을 받았다. 급여 27억6100만원, 상여 28억4200만원이다.

 


▲ 사진 왼쪽부터 신종균 삼성전자 정보통신·모바일부문 사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제약업계에서는 강정석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이사가 18억6200만원을 받았다. 급여는 15억800만원, 상여 등 3억5400만원이다. 가구업계에서는 최양하 한샘 대표가 17억6307만원을 받았다. 급여 13억5100만원, 상여 4억4200만원이다. IT·게임업계에서는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가 42억4500만원을 받았다. 급여 1억8000만원, 상여 6500만원,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해 40억원을 벌었다.

실적에 비해 터무니없이 높은 연봉을 챙긴 사람들도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매출 1조1517억원으로 전년대비 6.4% 감소하고 영업적자는 270억원으로 전년대비 55% 늘어났다. 하지만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지난해보다 약 20% 많은 15억7642만원을 받았다. 전액 급여다.

SK이노베이션과 S-OIL 등도 실적 악화로 직원들의 연봉을 동결시킨 가운데 임원 연봉은 오히려 증가했다. 김창근 SK이노베이션 의장의 연봉은 2013년 16억7167만원에서 2014년 27억6500만원으로 늘었다. 구자영 S-OIL 부회장의 경우 13억1298만원에서 15억1500만원으로 늘었다.

실적 악화 됐는데
오히려 연봉 늘려

오너 경영인 중에서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연봉이 가장 높다. 정 회장은 총 215억7000만원을 받았다. 이는 현대차(57억2000만원)·현대모비스(57억2000만원)·현대제철(115억6000만원) 등 계열사 3곳으로부터 받은 금액이다. 현대제철 등기이사 퇴직금 108억원도 포함됐다. 그 다음으로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다. 김 회장의 연봉은 178억9700만원이다. 이중 대부분은 퇴직금이다. 김 회장은 ㈜한화, 한화케미칼, 한화건설 등 주요 계열사 등기이사에서 물러나면서 143억8000만원을 받았다.

장상돈 한국철강 회장은 92억3100만원을 받았다. 구자엽 LS전선 회장은 79억400만원을 받았다. 이 외에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61억원의 연봉을 받았다. ‘땅콩회항’으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도 14억8000만원을 받았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57억9000만원을 받았다. 손경식 CJ제일제당 회장은 56억200만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44억3578만원, 구본무 LG그룹 대표는 44억2300만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43억5000만원, 조석래 효성 회장은 40억6300만원을 받았다. 또 정지선 현대백화점 대표는 38억9700만원, SK가스·SK케미칼 최창원 부회장은 29억9000만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27억8400만원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주인 부럽지 않은 샐러리맨들
총수일가 월급봉투 꽁꽁 싸매

이처럼 각 기업 임원들의 월급봉투는 일반 직장인들과 차원이 다르다. 로또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재벌 총수 일가들은 연봉을 속 시원히 공개하지 않았다. 등기이사가 아니면 공개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등기이사 연봉 공개 의무는 연간 보수 5억원이 넘는 상장기업 등기임원에게만 적용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대주주들의 월급봉투는 베일에 싸여 있다. ‘등기임원 연봉공개’는 오너를 견제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공개 대상이 등기이사로 한정돼 있어 미등기임원의 연봉은 알 수가 없다. 등기임원의 보수를 공개하는 법안이 오히려 재벌가의 연봉을 가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부회장의 경우 지난해 5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쓰러진 이후 경영을 주도하고 있다. 사실상 경영 승계 단계지만 경영에 책임지는 등기이사직은 피하는 모습이다. 이 회장의 차녀인 제일모직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임원 및 제일기획 경영전략부문장을 맡고 있는 이서현 사장도 등기이사가 아니다.

이 사장의 남편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총괄 사장도 마찬가지다. 삼성가 등기이사는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이 유일하다. 이 사장은 26억1500만원을 받았다. 2013년 30억900만원을 받은 것에 비하면 줄어든 금액이다. 특별상여금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범삼성계인 신세계그룹도 연봉 공개를 꺼리고 있다. 대주주 일가 모두가 미등기임원이다. 정용진 부회장은 등기임원 연봉공개 관련 법안이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통과되기 직전인 2013년 초 신세계와 이마트 등기이사직을 내려놨다. 정황상 연봉 공개 회피성에 무게가 실렸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 정재은 명예회장,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 등도 등기이사에 미포함 돼 있다. 담철곤 오리온 회장도 마찬가지다.

등기이사만 공개
총수 연봉은 ‘쉿’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두산·두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 미등기임원)과 박용곤 두산 명예회장(두산 미등기임원)의 연봉이 미공개 상태다.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연봉이 0원이다. 최 회장은 법정에서 실형을 받아 등기이사직을 내려놨다. 이 회장은 건강이 악화돼 구속집행 정지 관계로 경영활동에 참여하지 않았다.

지난 1일 기업분석전문업체 한국 CXO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239개 주요 그룹사 가운데 15%이상이 오너 일가의 보수를 공개하지 않았다. 한국 CXO연구소는 지난해 마지막 분기 보고서를 기준으로 239개 그룹사의 현황을 분석한 결과 37개 그룹의 오너들이 미등기임원으로 보수 공개 의무를 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hle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재벌 후계자들 경영능력 평가해보니…

국내 주요 재벌 총수일가 3·4세 경영자들의 경영 능력을 평가한 결과 낙제점에 가까운 평균 35.79점이 나왔다. 경제개혁연구소는 지난달 30일 발표한 ‘재벌 총수 일가 경영권 세습과 전문가 인식도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평가대상은 삼성 이재용, 현대차 정의선, 롯데 신동빈, 한진 조원태, 두산 박정원, 신세계 정용진, 효성 조현준, 현대 정지이, OCI 이우현, 금호 박세창, 대림 이해욱 등 11명으로, 공정위가 지정한 대규모기업집단에 속해 있으면서 임원 경력 5년 이상인 그룹 총수의 자제들이다.

평가는 대학교수, 민간연구소·증권시장 전문가 등 50명에 의해 이뤄졌다. 이들의 경영능력 평점은 100점 만점에 평균 35.79점으로 낙제점 수준이었다. 롯데 신동빈, 두산 박정원, 현대차 정의선 등은 각기 45.9점, 43.4점, 41.6점을 얻어 1위부터 3위까지를 차지했다.

그 외의 인물들은 신세계 정용진(41.3점), 대림 이해욱(38.9점), OCI 이우현(35.78점), 삼성전자 이재용(35.75점), 금호 박세창(34.3점), 효성 조현준(30점), 현대 정지이(27.7점), 대한항공 조원태(18.6점) 순으로 점수를 얻었다.

함께 조사한 ‘경영승계를 위한 부의 이전과 재산축적 과정의 정당성’ 항목은 10점 만점에 평균 2.74점이 나왔다. 롯데 신동빈이 4.44점으로 최고점을 얻었으며, 삼성전자 이재용은 1.60점으로 최저점을 받았다.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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