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대망론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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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천우의 시사펀치> 반기문 대망론 가능한가!

일요시사 0 810 0 0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로부터 “반기문 총장이 임기를 마치고 대선에 뛰어들 것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반 총장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말해주십시오”라는 질문을 받자 “국제사회에서 여러 나라 지도자를 만나도 반 총장이 성실하게 유엔 사무총장직을 수행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더라”고 말했다. 이어 “왜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지 저는 모르고, 그것은 국민께 여론조사를 해서 ‘왜 찬성하십니까’ 물어봐야 그게 제일 정확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의 반 총장에 대한 언급을 살피면 구체적인 평가 내용은 밝히지는 않았지만 상당히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반영하듯 새누리당 내에 소위 친박 의원들도 암암리에 ‘반기문 대망론’을 띄우고 있다.

그들의 생각을 요약하면 반 총장을 대통령으로 세워 외교를 담당하도록 하고 새누리당 친박 세력이 내치를 책임지는 이원집정부제를 염두에 두고 있는 듯 보인다. 이와 관련해 친박 핵심으로 지칭되는 의원이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를 공개적으로 주장한 바 있다.

그런데 충청도 출신인 반 총장이 새누리당에서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는 일이 가능할까. 이거저거 따지지 말고, 새누리당의 또 다른 대권 주자인 김무성 대표를 경쟁 상대로 놓고 살펴보자.

지금 새누리당의 세력 판도를 살피면 새누리당의 주력인 영남은 김 대표의 영향력 하에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아울러 현 상태가 그대로 이어진다면 새누리당 경선에서 반 총장이 후보가 되기는 힘들다.

그 실례로 2014년에 실시된 새누리당 대표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결과를 살펴본다. 선거인단 투표(70%)와 일반국민 여론조사(30%) 방식으로 치러진 동 대회에서 서청원 의원은 정치적으로 상대도 되지 않는 김무성 의원에게 대패했다.

이에 대해 필자는 <일요시사>를 통해 서 의원이 선거인단 선거에서는 영남이 아닌 충청 출신인 점, 그리고 여론조사에서는 박 대통령과의 친밀도로 인해 ‘역 선택’의 함정에 걸려 그런 결과가 나왔다고 분석한 바 있다.

내친 김에 역 선택의 실체에 대해 살펴보자. 역시 실례로 2012년에 실시되었던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선출 대회 결과를 살펴본다. 당시 경선은 선거인단 투표(80%)와 일반국민 여론조사(20%) 방식으로 실시되었다.

경선 결과 1위로 당선된 현 박 대통령은 선거인단 투표에서 8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여론조사에서는 단지 74%만 기록했다. 선거인단 투표와 여론조사 결과의 차이가 10%포인트를 상회한다.

다음은 2위를 기록했던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의 기록을 살펴보자. 김 후보는 선거인단 투표에서 6.6%를 기록하지만 여론조사에서 16.2%를 기록하여 역시 약 10%포인트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두 사람에게 상반되게 나타나는 여론조사 결과, 선거인단의 지지와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이 수치, 필자는 이를 역 선택의 함정에 빠진 결과로 풀이하고 있다.

결국 현 상태라면, 충청 출신인 점과 반드시 발생할 역 선택에 따른 불이익을 감안한다면 반 총장이 새누리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는 일은 난망하다. 그렇다면 김 대표가 새누리당 대권 후보로 안착하는 걸까.

답은 김 대표와 어느 정도 틈새를 보이고 있는 대구·경북(이하 TK)에 달려 있다. 어느 측이 이 지역을 장악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된다. 현재 물밑에서 치열한 암투를 전개하고 있는 김 대표와 친박 간 공천 전쟁, 즉 ‘TK 목장의 혈투’ 결과에 따라 승패가 정해진다.

현 상태로 김 대표가 TK의 지지를 유지한다면 무난하게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다. 그래서 김 대표는 지난 시절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김윤환 전 장관이 있었듯이 유승민 의원에게 공을 들였던 게다.

그러나 친박이 TK를 완벽하게 탈환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비록 역 선택에 따른 불이익이 존재하지만 충청도 출신인 반 총장과 TK가 하나로 뭉치게 된다면 반 총장에게도 기회는 있다. 그 과정에 반 총장이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사항이 있다. 유달리 권력에 강한 애착을 지니고 있는 TK 지역의 정서 말이다.

※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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