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육밀매 괴담 소문과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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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육밀매 괴담 소문과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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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만 남고 사라진 시신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오원춘 토막살인사건 이후 장기매매와 관련된 괴담들이 난무했다. 지금도 인터넷에서 이런 괴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장기이식을 위한 납치 괴담’은 현실적으로 있을 법한 일이기에 더욱 공포스러운 이야기다. 일각에선 중국인이 연루된 장기밀매 사건에 대해 중국정부가 압박을 가해 무마시켰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진실은 무엇일까.

2012년 4월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오원춘 토막살인사건. 경기도 수원에서 조선족 중국인 남성 우위안춘(오원춘)이 휴대전화 부품 공장에서 일하고 퇴근하는 한국인 여성 회사원 K모(당시 28세)양을 집으로 납치해 목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토막 낸 사건이다. K양은 살해당하기 전 경찰에 신고를 했으나 경찰의 늦장 대응으로 13시간 뒤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미궁의 오원춘 사건

오원춘은 피해자를 스패너로 두 차례 때린 뒤 목 졸라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수원지방법원은 그가 인육이나 장기밀매 목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으며 또한 시체의 일부를 타인에게 제공하려 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사형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에서는 인육 및 장기밀매를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명확한 근거를 찾을 수 없고 사형 판결을 내린 1심의 형량이 무겁다고 판단해 무기징역으로 감형됐다.

오원춘은 2012년 4월 1일 전봇대에 숨어 있다가 퇴근하던 피해자를 밀친 후 자신의 거주지인 다세대 주택으로 끌고 가 성폭행을 시도하였으나 피해자가 강하게 저항해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성폭행이 목적이라는 것은 오원춘의 일방적 주장일 뿐. 일각에선 인육 및 장기 밀매 목적의 살인일 수도 있다는 의심이 피어올랐다.

당시 인터넷에는 “표적납치와 장기매매가 국내에서 성행한다”는 주장이 담긴 동영상이 유포되기도 했다. 조회 수가 200만건에 이를 정도로 관심을 끌었던 이 영상에서는 “20세 이상 여성이 1년에 2300여명 실종되는데 오원춘 사건처럼 장기밀매에 이용된다”고 주장한다.

중국 납치조직들이 한국에 와서 한 달 동안 여성의 동선을 파악한 뒤 기회를 노리다 납치하고 장기를 적출한다는 것이다. 영상은 또 오원춘 사건 당시 공개된 CCTV를 보여 주면서 길 건너편 차량 뒤에서 사건을 지켜보고 있는 여성이 또 다른 납치 조직원 이라고 지목한다. 사건 발생 당시에는 주목을 끌지 못했던 영상 속 인물을 공범으로 몰아가면서 조직화된 장기매매 범죄가 이뤄진다고 추측한 것.

2014년 12월 경기도 수원 팔달산 토막살인 사건의 용의자인 중국동포 박모(56)씨가 체포됐다. 이 사건은 팔달산 등산로에서 토막 시신이 발견되며 시작됐다. 검은 비닐 봉투에는 머리와 팔, 다리가 없고 몸통 안에 심장과 폐, 간이 없는 사람 시체가 들어있었다.

시신은 박씨와 동거하던 중국동포 김모(48·여)씨로 확인됐다. 그러나 박씨는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장기 없는’ 토막 시신 사건은 괴담으로까지 이어졌다. “장기매매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이 빗발쳤고 인터넷에는 댓글 수천 개가 달렸다.


 


인터넷 상에는 ‘조선족이 한국 젊은 남녀 장기를 노린다. 잡아서 기절시킨 후 필요한 모든 장기를 아이스박스에 넣는다’는 유언비어까지 퍼졌다. 이 유언비어는 오원춘 사건이 발생했을 때 퍼진 내용과 동일했다.

전문가들은 불법 장기매매 사건을 불가능한 괴담이라고 입을 모은다. 영화에서처럼 차량 내부에서 사람 한 명이 장기를 적출하는 게 기술적으로도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전문가들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괴담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실종 늘자 장기적출 소문 ‘흉흉’
중국정부가 압박해 무마 얘기도

괴담은 일부분이라도 실체가 확보돼야 주기적으로 고개를 들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해 중국에서 장기매매로 이식을 받았다는 사례를 쉽게 찾을 수 있고 인육으로 만든 캡슐이 실제로 거래됐다는 경찰 수사 결과도 있어 사람들은 완전히 허황된 이야기라고 치부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의견.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4년 기준 국내 장기이식 대기자는 2만4607명에 달한다. 반면 이식 건수는 3901건에 불과했다. 이는 이식 대기자 2만4607명의 6분의1 수준이다. 이러한 현상은 매년 되풀이되고 있다.

이식 대기자 수는 2011년 2만1861명, 2012년 2만2695명, 2013년 2만6036명, 2014년 2만4607명이었다. 이식 건수도 2011년 3797건, 2012년 3990건, 2013년 3814건, 2014년 3901건으로 늘고 있지만 이식 대기자 수에는 크게 못 미친다.

 


▲ 오원춘

이렇듯 쉽게 돌아오지 않는 이식 기회 때문에 아직도 많은 환자가 해외 장기매매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해외에서 이식에 성공한 사람들로 인해 소문은 삽시간에 퍼져나간다. 이에 생사가 불투명한 환자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몰려든다.

이식받은 장기가 누구의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중국 병원에서 장기의 출처에 대해서 입을 다물기 때문.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중국에서 사람을 납치해 장기를 파는 조직이 있다’는 식으로 증폭되는 것이다.

실제로 인신매매, 인육매매를 하는 조직에 있었다는 한 사람이 인터넷에 글을 올렸다. 그는 글에서 “중국에서는 명절이나 국경절에 태아탕과 인육을 절여서 먹는다”고 말하며 “중국에서는 인육을 먹다 잡히면 사형을 시키기 때문에 인육을 먹는 사람들이 한국으로 몰린다”고 말해 네티즌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토막살인 이유가…

많은 사람들이 토막살인은 보통 시체유기를 목적으로 벌이는 비인륜적인 내용으로 해석하지만 오원춘 사건은 다른 목적(암시장에 유통하기 위한)으로 인육을 도륙했다고 보고 있다.

이는 검찰 측도 분명히 인지하고 있고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증거자료를 통해 모든 사람들이 의심하고 있는 부분이지만 그 배후의 사건의 전모는 가려져 있는 상황.

오원춘 사건과 같은 큰 사건이 흐지부지 되는 것을 두고 일각에선 한국과 중국과의 국제관계에 대한 정치적 이념이 개입돼 검찰 측에서 묵인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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