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전말' 정상헌 몰락스토리

한국뉴스


 

'충격 전말' 정상헌 몰락스토리

일요시사 0 1087 0 0

비운의 굴레에 갇힌 ‘바스켓 풍운아’

[일요시사=사회1팀]정상헌은 경복고 시절 방성윤과 라이벌 구도를 이룬 한국 농구의 간판 기대주였다. 192cm의 장신에 뛰어난 농구 센스를 발휘해 ‘농구천재’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고교 졸업 이후 선수 생활은 내리막의 연속이었고, 결국 사고가 터지고 말았다.

전 프로농구 선수 정상헌(31)이 살인 및 사체유기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정상헌은 지난 3일 아내의 쌍둥이 언니 최모씨(32)를 목졸라 살해한 뒤 인근 야산에 시체를 암매장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상헌은 최씨가 자신을 무시했다는 이유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한때 ‘농구천재’로 불리던 화려한 영광이 한줌의 재로 사라졌다.

게을렀던 ‘천재’

정상헌은 농구 명문 경복고 시절 라이벌 휘문고의 슈터였던 방성윤과 함께 쌍벽을 이룬 유망주 가드였다. 192cm의 장신 가드였던 정상헌은 탁월한 기량으로 한국 농구를 이끌 명가드로 평가받았다. 이 둘은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농구 유망주이자 라이벌로 주목받았다. 꿈 역시 여러 차례 인터뷰에서 밝힌 대로 허재처럼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정상헌은 코트 밖에서 방탕한 행동을 반복하며 적응을 하지 못했다. 고려대 진학 후 선수단을 이탈하는 일이 잦았고, 결국 4년을 채우지 못하고 중퇴했다. 이후 농구계를 떠나 잠적했던 정상헌은 2005년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일반인 자격으로 참가해 1라운드 8순위로 당시 대구 오리온스에 지명됐다. 하지만 정상헌은 수시로 팀을 이탈하는 등 돌출 행동으로 임의탈퇴 신분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구계는 여전히 그에게 손을 뻗쳤다. 타고난 재능과 잠재력에 대한 미련이 그를 코트로 다시 부른 것이다. 2006년 울산 모비스는 정상헌을 영입했고, 국군체육부대(상무)까지 무사히 마치며 자리를 잡는 듯 보였다. 하지만 군 제대 후 팀에 복귀한 정상헌은 잦은 음주와 팀 이탈 등 불성실한 태도로 번번이 팀 훈련에 임하지 않았고, 구단에 아무런 통보도 없이 잠적했다. 결국 정상헌은 2009년 모비스에서 방출돼 은퇴 처리됐다. 

처가살이 무시한 처형 살해후 야산암매장 
한때 유망주로 지목…농구판 떠나 생활고

이후 정상헌은 농구계를 완전히 떠났다. 수 차례 손을 뻗었던 농구계도 반복된 뒷통수에 더 이상 농구 천재에 대한 미련을 남기지 않고 포기했다. 안타깝지만 유난히 뒷말이 많았던 정상헌의 비참한 추락은 이미 예고된 비극이었는지도 모른다.

정상헌은 불성실한 태도와 나약한 정신자세로 조직생활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은퇴한 이후에는 일정한 직업이나 고정 수입 없이 방황의 시간을 보냈고, 처가 쪽 식구들과의 갈등이 잦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처가살이를 하던 정씨는 “처형이 자신을 무시한다”며 화를 참지 못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28일 경기경찰청은 아내의 쌍둥이 언니(처형)를 살해한 뒤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로 정상헌을 긴급체포했다. 정상헌은 지난달 26일 오전 자신의 처형 최씨를 최씨의 집인 경기도 화성시에서 살해한 뒤 경기도 오산시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최씨의 미귀가 신고를 접수한 뒤 수사를 진행하다 정상헌이 처형 최씨의 승용차를 중고차로 판매한 사실을 확인하고 정상헌을 조사한 끝에 이같은 내용을 확인하고 정상헌을 긴급체포했다. 정상헌은 경찰 조사에서 범행 일체를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상헌의 진술을 토대로 정상헌이 지목한 장소에서 최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정상헌은 평소 최씨가 “너같은 놈 만날 것 같아 시집을 안간다”는 등 자신을 무시하는 발언을 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평소 정상헌은 처가살이를 하며 최씨와 갈등을 빚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발표를 종합해보면 정상헌은 지난달 12일 아내의 쌍둥이 언니 최씨를 목 졸라 살해하고 인근 야산에 사체를 암매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살해 암매장 후 아내와 같이 미귀가 신고까지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상헌에 대해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정확한 사안을 조사 중이다.

처형을 살해하고 암매장한 혐의로 긴급 체포된 전 프로농구 선수 정상헌의 사건으로 가족들은 충격에 빠졌다. 화성동부경찰서는 “체포된 정상헌은 현재 유치장에 있으며, 가족들은 이 사건으로 인해 큰 충격을 받은 상태”라고 밝혔고 “혐의 입증을 위한 추가 조사가 실시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안타까운 농구스타

갑작스런 정상헌의 처형 살해 사건을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 중 살해 용의자로 전락한 정상헌을 두고 “농구판 이호성(전 해태) 아닌가”라는 반응이 주목을 끈다. 전 야구선수인 이호성은 1990년, 1991년 두 시즌 연속 외야수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타이거즈 전성기 시절 타자다. 통산 타율 0.272에 102홈런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2008년 네 모녀 살해 암매장 사건으로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자신도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한때 스포츠 스타로서 전성기를 구가했지만 정상헌, 이호성 모두 살해 용의자로 180도 인생이 바뀌었다. 누군가는 한국농구를 대표하는 레전드의 반열에도 올라봤고, 누군가는 한국농구의 미래라고 불렸다. 하지만 지금 그에게 남은 것은 사라진 과거의 영광과 함께 범법자라는 추악한 타이틀뿐이다. 그리고 그를 바라보며 한국농구에 애정을 키웠던 팬들이 느끼는 배신감과 상처도 크다.


이광호 기자 <khle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몰락한 농구 스타들
강동희…방성윤…
 
한국 농구계에 2013년은 그야말로 악몽의 연속이다. 이미 지난 3월에는 한국농구 역대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꼽히던 강동희 전 원주 동부 감독이 승부조작 혐의로 구속돼 큰 충격을 안긴 바 있다. 현역 프로스포츠 사령탑으로 승부조작에 연루돼 구속된 것은 처음이었다. 특히, 한국농구를 대표하는 레전드로 꼽히던 강동희라 팬들의 실망과 배신감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또한 방성윤도 은퇴 후 생활이 얼룩진 건 마찬가지다. 그는 지난달 27일 지인의 동업자를 상습 폭행한 혐의로 검찰 소환조사를 받았다. 방씨는 지난해 9월 지인의 동업자 김모씨로부터 상습 폭행한 혐의로 고소당했다. 

방성윤과 정상헌은 비록 더 이상 현역 농구인은 아니지만, 대중에게 그들의 이름은 여전히 농구라는 키워드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이다. 한국농구로서 그야말로 전현직 스타들이 줄줄이 ‘역대급 오명’에 연루되며 이미지에 망신살이 뻗쳤고, 농구팬들에게는 농구 역사 추억의 한 페이지가 송두리째 뜯겨져나가는 아픔의 해를 보내고 있다. <호>

0 Comments
광고 Space available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