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그룹 차녀’ 기막힌 주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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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뒷담화> ‘대상그룹 차녀’ 기막힌 주테크

일요시사 0 1029 0 0
 ▲ 임상민 대상그룹 상무와 임창욱 명예회장

‘130억 대박’재벌 딸의 수상한 주식거래

[일요시사 경제1팀] 김성수 기자 = 재벌가 딸의 기막힌 주테크가 세간의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막대한 수익을 거둔 것은 둘째 치고, 팔아치운 시점이 기가 막히다. 공교롭게도 매각 직후 주가가 곤두박질 쳤다. 마치 예견이라도 한 듯 말이다.

임상민 대상그룹 상무가 주식을 처분한 것은 지난해 10월. 임 상무는 대상홀딩스 주식 60만주(1.62%)를 팔았다. 매매 금액이 주당 2만140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약 130억원에 달하는 돈을 손에 쥔 셈이다.

임 상무의 지분율은 기존 37.42%(1389만2630주)에서 35.80%(1329만2630주)로 줄어들었다. 대상홀딩스 지분은 그룹의 지배권과 직결된다. 상장사인 대상(39.52%)뿐 아니라 초록마을(65.68%), 대상정보기술(100%), 상암커뮤니케이션즈(100%), 대상에이치에스(50%), 동서건설(100%), 아그로닉스(50%) 등 주요 계열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고점매도 비밀은?

현재 임 상무가 최대주주. 이어 그의 언니 임세령 대상 상무가 20.41%(738만9242주)를 소유한 2대주주다. 부친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3.32%·120만3347주)과 모친 박현주 대상홀딩스 부회장(3.87%·140만2922주)도 지분이 있다.

대상홀딩스는 임 상무의 지분 매도를 공시하면서 '단순 처분'이라고 알렸다. 회사 관계자는 "개인적인 거래여서 지분을 매각한 정확한 사유를 알 수 없다"고 전했다.

그로부터 3개월 뒤, 업계엔 임 상무의 주식 처분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기막힌 주테크란 얘기가 세간의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막대한 수익을 거둔 것은 둘째 치고, 팔아치운 시점이 절묘하다. 우선 수익부터 체크해 보면 이렇다.

대상홀딩스는 2005년 대상의 투자부문을 인적분할해 지주사 체제로 출범했다. 임 상무는 이때부터 줄곧 최대주주 자리를 지켜왔다. 임 명예회장은 꾸준히 지분을 임 상무에게 넘겼다. 장녀가 있는데도 계속 차녀에 힘을 실어줬다. 임 명예회장과 박 부회장 부부는 2009년 4월 임 상무에게 대상홀딩스 주식 250만주를 매각하면서 지분 승계에 방점을 찍었다.

대상홀딩스 출범 당시 주가는 주당 4000원 수준이었다. 최근엔 1만6000원대(12월30일 종가 기준)를 기록하고 있다. 이 회사 주가는 한때 2만300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올리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이 시점은 임 상무가 지분을 처분한 시기와 맞물린다. 임 상무는 지난해 10월2일 대상홀딩스 주식을 매각해 목돈을 쥐었다. 이날 처분 가격은 주당 2만1400원. 결과적으로 거의 주가가 정점에 있을 때 팔아치운 것이다. 기막힌 주테크란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임상민 상무 주식 처분 두고 뒷말
막대한 수익…팔아치운 시점 절묘
주가 정점 때 매각…이후 곤두박질

임 상무가 주식을 매도하자 증권가에선 대상홀딩스의 주가가 오를 대로 올랐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 그 이후 주가가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대상홀딩스는 지난해 들어 10월 전까지 주가가 150% 이상 상승했는데, 임 상무의 지분 매각 이후엔 25% 가까이 급락했다.

떨어진 배경으론 대상의 부진한 실적이 꼽힌다. 대상홀딩스 주가는 핵심 자회사인 대상에 따라 움직인다. 지난해 10월 이전만 해도 대상의 실적이 견고해 대상홀딩스 주가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대상이 더 좋은 실적을 낸다면 대상홀딩스 주가는 더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도 잠시. 대상은 지난 3분기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한 6925억원을 냈지만, 영업이익은 36% 감소한 325억원에 그쳤다. 이후 주가가 하향세를 그리는 등 좀처럼 '어닝쇼크'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대상홀딩스 주가 역시 10월부터 내리막길을 걸어 쉽게 회복되지 않고 있다.

임 상무는 주식 처분으로 적지 않은 차익을 챙겼다. 10년 전 24억원이었던 주식 가치가 130억원으로 5배가량 뛰었기 때문이다.

차익을 얼마나 챙겼는지 단순 비교도 가능하다. 임 상무는 2009년 11월 대상으로부터 대상홀딩스 주식 60만주를 장외매수한 적이 있다. 당시 주당 매입 가격은 3390원으로, 총 20억3400만원에 매입했다. 지난해 10월 같은 60만주의 처분 금액(128억4000만원)을 계산하면 5년 만에 6배가 넘는 수익을 올린 셈이다.


 



회사 측은 임 상무의 고점 매도에 대해 "개인적인 거래라 모른다"고 잘라 말했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임 상무의 주식거래를 금융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내부정보 이용 등 부당한 부분이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고 귀띔했다.

임 상무는 이화여대 사학과와 미국 파슨스 스쿨을 졸업하고 2007년 대상그룹 계열사인 유티씨인베스트먼트 투자심사부 차장으로 입사했다. 대상 PI본부 차장, 전략기획팀 차장을 거쳐 2010년 영국 런던 비즈니스 스쿨에서 경영학석사(MBA)과정을 마치고 2012년 전략기획본부 부본부장(부장급)으로 복귀했다. 이듬해 상무로 승진했다.

금융당국 예의주시

임 명예회장은 부인 박 부회장과 사이에 딸만 둘(세령-상민)을 뒀다. 아들이 없는 임 회장으로선 선택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다. 두 딸을 중심으로 후계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 올해 35세(1980년생)로 혼기가 찬 임 상무는 재벌가에서 외모와 실력을 겸비한 재원으로 꼽힌다. 그의 남편이 누가될지 재계의 관심이 모아지는 까닭이다. 일각에선 딸들이 아닌 사위에게 '옥쇄'가 넘어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앞으로 임 상무의 배우자가 누가될지 여부에 따라 그룹의 후계구도가 달라질 수도 있다"며 "임 상무에게 경영권이 넘어가는 수순이라면 남편의 역할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ims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대상홀딩스 배당잔치

‘임씨 자매’ 챙긴 돈은?

'대상 자매'가 대상홀딩스에서 거액의 배당금을 챙기고 있다. 2005년 설립된 대상홀딩스는 이듬해부터매년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다.

2006∼2013년 8년간 배당금은 총 384억원에 이른다. 대상홀딩스는 ▲2006년 44억원 ▲2007년 56억원 ▲2008년 56억원 ▲2009년 26억원 ▲2010년 56억원 ▲2011년 56억원 ▲2012년 45억원 ▲2013년 45억원을 배당했다.

임상민 대상그룹 상무는 대상홀딩스 지분율이 30∼35%를 유지해왔던 점을 감안하면 모두 115억∼134억원을 챙긴 셈이다. 그의 언니 임세령 대상 상무도 20%대를 꾸준히 보유해 77억원가량 배당받았다는 계산이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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