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는 지금' KDI 출신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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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가는 지금' KDI 출신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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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 새누리당 유승민·유일호 의원, 이종훈 전 의원, 이혜훈 의원, 현오석 전 KDI 원장


'모피아' 지고 '한개연' 뜬다

[일요시사=경제1팀] 새 정부 경제사령탑에 현오석 전 한국개발연구원 원장이 올랐다. 연구원 출신들은 새누리당 내 정책라인에 두루 포진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브레인인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도 이 연구원 출신이다. 바야흐로 한국개발연구원 전성시대다. 


현오석 전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내정됐다. 청와대 경제수석에는 2011년 KDI 부설 특수전문대학원인 국제정책대학원 초빙교수를 지냈던 조원동 현 조세연구원장이 내정됐다. 이명박 정부에선 이른바 '모피아'들이 장관을 맡았던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부총리로 직행

경제사령탑에 KDI 원장 출신이 발탁된 것은 1986년 김만제 초대 원장 이후 27년 만이다. 김 전 원장은 KDI 설립에 앞장섰던 공로를 인정받아 초대 원장에 오른 뒤 한미은행 초대은행장과 제30대 재무부 장관을 거쳐 1986년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에 올랐다.

김 전 원장과 현 전 원장이 부총리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에는 차이점이 있다. 김 전 원장은 '경유'했고 현 원장은 '직행’했다는 점이다. 현 전 원장은 장·차관을 거치지 않고 경제부총리로 직행한 유일한 인사다.

1950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난 현 전 원장은 경기고·서울대 상대를 졸업, 행정고시 14회로 관료의 길에 첫 발을 디뎠다. 이후 한국은행 조사부에 잠시 들렀다가 경제기획원에 있을 때 미국 펜실베니아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하지만 급작스럽게 터진 외환위기로 재경부 경제정책국장에서 국고국장으로 전보된 후 경제 관료 생활을 떠났다.

이후 세무대학장과 무역협회 산하 무역연구소장,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를 역임하며 사실상 야인생활을 하다가 2009년 KDI 원장이 되면서 다시 경제정책에 입김을 행사하게 된다. 지난해 3월에는 원장 연임에 성공했고 1년도 채 되지 않아 경제부총리에 내정됐다. 일반적으로 경제부총리에는 장·차관을 거친 인물이 임명되어 온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인사다.

현 전 원장의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정부 안팎에서는 현 전 원장이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위기 극복, 유로존 재정 위기에 따른 글로벌 침체로 이어지는 기간을 KDI원장으로서 보낸 만큼 고차원의 정책감각을 갖고 있고 현안에도 밝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앞으로 5년간 국가 경제를 진두지휘할 경제사령탑에 KDI출신 인사가 오름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의 싱크탱크 중 하나로 알려진 KDI가 다시 세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KDI는 과거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입안 때 전문 경제연구소의 필요성을 절감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로 1971년 3월 설립된 국책연구기관이다. 박 전 대통령은 서울 동대문구 홍릉에 KDI건물을 올리면서 두 번이나 시찰했고 지금도 KDI 본관 로비에 박 전 대통령의 '번영을 향한 경제 설계'라는 친필휘호가 걸려 있을 정도로 애착을 보였다. 박 전 대통령이 KDI 설립 당시 사재 100만원을 내놓았다는 후문도 있다.

현오석 전 원장 새 정부 경제사령탑 올라
경제정책 인재 산실…'박근혜 멘토' 활약

이후 KDI는 한국경제의 초고속성장 신화를 위한 개발정책 수립에 큰 역할을 해왔다. 그만큼 KDI에는 내로라하는 인재들이 많다. 지난 42년간 KDI를 거쳐 간 인사만 1000여 명에 달한다.

특히 KDI 원장 출신들의 현직 활동이 두드러진다. 현 원장 전 KDI '지휘봉'을 잡았던 현정택 12대 원장은 무역위원회 위원장으로, 김중수 11대 원장은 한국은행 총재로 활동 중이며 강봉균 10대 원장은 제2대 재정경제부 장관, 16, 17, 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강 전 의원은 이번 부총리 후보로 강력하게 거론되기도 했다.

3∼9대 원장을 지냈던 안승철·박영철·구본호·송희연·황인정·차동세·이진순 원장 등 8명은 국내 대학교나 연구기관에서 교수나 원장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김기환 2대 원장은 한국태평양경제협력위원회(KOPEC)와 서울파이낸스 포럼에서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멘토'들도 KDI 출신 인사들이 장악하고 있다. '경제브레인'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은 오래 전 KDI에 몸담은 적이 있으며 박 대통령의 후보시절 '경제과외'를 해왔던 이종훈 새누리당 전 의원도 코넬대에서 노동경제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후 KDI 연구위원을 거쳤다. 당선인 비서실장으로 깜짝 발탁됐던 유일호 새누리당 의원 역시 KDI에서 근무한 바 있다. 유 의원은 현 전 원장과는 경기고부터 서울대학교 경제학 학사,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대학원 경제학 박사까지 동문이다.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은 위스콘신 대학 박사 학위 취득 후 KDI에서 국내 재벌정책과 관련된 연구 논문을 발표하며 주목받았고 이혜훈 최고의원도 1996년부터 2002년까지 KDI에서 일했다. 이 최고의원은 KDI와 대학에서 노사관계, 노동시장 분야를 연구한 '노동정책 전문가'다. 그는 지난해 9월16일 출범한 국민행복추진위 산하 행복한 일자리 추진단을 이끌면서 노동정책을 담당했다. 지난 총선에서 서울 서초갑에서 재선됐으나 19대 총선에서는 강세지역에 3번 공천을 줄 수 없다는 공천위원회 원칙에 따라 공천을 받지 못했다. 따라서 이 최고의원은 내각에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을 이끌며 대표적인 여성 친박 인사로 꼽혀왔다.

"현안 밝을 것"

또 다른 여성 친박 인사인 김현숙 대통령직 인수위 여성문화분과 위원도 KDI에서 연구원 생활을 했다.

이명박 정부에서도 KDI 출신 인사들은 폭넓은 행보를 보였다. 김중수 한은총재를 중심으로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진수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 양수길 녹색성장위원회 위원장이 KDI를 거쳐 갔다.


한종해 기자<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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