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지카 바이러스 ‘소문과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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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지카 바이러스 ‘소문과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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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뚫리는 건 시간문제”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전세계가 공포에 휩싸였다. 2014년 에볼라, 2015년 메르스에 이어 신생아의 소두증을 유발할 수 있는 ‘지카(Zika)바이러스’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자카 바이러스의 확산 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한국인 관광객 수 십만이 찾는 동남아 국가에서 잇따라 발병 사례가 확인되면서 검역당국은 비상에 걸렸다. 국내 감염자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브라질에서 선천적 기형인 소두증(小頭症) 신생아 출산 사례가 잇따라 보고되면서 입신을 기피하는 여성이 늘고 있다. 브라질 보건부는 열성 질환을 유발하는 ’이집트 숲 모기‘가 옮기는 지카 바이러스가 소두증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두지 상파울루> 등과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지난해 소두증 의심 사례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모기 매개 가능성 
소두증 직접 연관 

지카란 이름은 1947년 처음 감염된 붉은털원숭이(rhesus monkeys)가 서식했던 우간다 숲에서 따왔다. 지카는 뎅기열이나 급성열성질환처럼 모기를 매개로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카 바이러스가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13년 이후 남아메리카 중심으로 전염되면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머리 둘레가 32cm 이하인 신생아를 소두증으로 간주한다. 두부와 뇌가 정상보다도 작은 선청성 기형의 하나로 대개의 경우 앞이마의 발달이 나쁘고 상하로 두부가 작게 보인다. 소두증 신생아는 두뇌 발달 장애를 겪거나 일찍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 임신 초기 임신부가 지카 바이러스를 보유한 모기에게 물리면 소두증 증상이 나타난다.

브라질 보건부에 따르면 올해 태어난 신생아 중 소두증으로 추정되는 아기가 브라질 20개 주에서 27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됐다. 지난해 147명에서 18배가량 급증했다. 소두증으로 사망한 아기도 40명이나 된다. 브라질 보건부는 “최근 소두증 신생아의 시신을 검시한 결과 체내에서 지카 바이러스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지카 바이러스 감염은 지난해 말만 해도 브라질·콜롬비아·온두라스 등 중남미에 집중됐지만, 올 들어선 주로 중남미를 다녀온 이들을 통해 다른 나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최근 들어 지카 바이러스 감염 아기는 미국에서도 확인됐다. 지난 1월16일 미국 화와이주 보건 당국은 전날 오아후 병원에서 태어난 신생아가 브라질에서 확인된 소두증과 같은 증세를 보였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이를 확인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이어 지난 1월22일 뉴욕주에 사는 3명이 지카 바이러스 발생 지역을 여행한 후 양성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공중보건국도 1월23일 콜롬비아와 수리남, 가이아나 관광을 하고 돌아온 3명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CDC는 중남미 및 카리브해 지역 22개국을 여행경고국으로 지정하고 이들 국가에 대한 여행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제2의 메르스 될라’ 검역당국 초비상
“안전지대 아니다” 원천봉쇄 의지

대만에서도 24세 남성 감염자가 보고됐다. 그런데 이 남성은 확산된 중남미를 방문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바이러스 감염 경로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대만 질병관제서는 지난 10일 태국에서 대만으로 입국한 태국 남성이 지카 바이러스 양선판정을 받았다고 공식 발표했다.

WHO는 이런 추세라면 지카 바이러스가 폭발적으로 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WHO는 “미주 대륙에서만 앞으로 1년간 감염자가 최대 400만명에 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WHO는 지난 1일 긴급회의를 열어 지카 바이러스 확산과 관련해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선포했다. PHEIC가 선포되면 해당 지역에 대한 여행과 교역, 국경 간 이동이 전면 금지된다. 리우올림픽이 취소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WHO는 이날 저녁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긴급위원회 회의 결과 지카 바이러스가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에 해당한다면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마거릿 찬 WHO 사무총장은 “모기를 통해 전파되는 지카 바이러스가 신생아 출산에 소두증 등을 유발하는지 결정적인 증거는 아직 없지만, 사태의 위협 수준이 매우 심각하다”면서 “여행이나 교역에 대한 금지는 필요하지 않지만, 국제적인 신속한 공동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뾰족한 방법이…
전세계 골머리

특히 지카 바이러스의 감염 확산 속도가 빠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지난 1월30일 콜롬비아 국립보건연구소는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임신부가 2000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전염병 발생 현황자료에 따르면 콜롬비아 내 지카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총 2만297건에 달하며, 그중 3분의 2에 가까운 63.6%가 여성이었다. 이중 임신한 여성은 2116명이었다. 

한국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1월28일까지 중남미 22개국에서 지카 바이러스 환자가 발생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유럽은 아직 청정 지역에 포함돼 있었지만, 단 며칠만에 상황이 바뀌었다. 프랑스와 캐나다에서 5명, 4명 등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새로 확인됐다. 이들은 모두 외국 여행을 갔다가 바이러스에 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카 바이러스가 역대 최악으로 평가받는 이번 엘니뇨 현상과 맞물려 더 폭발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의 무역풍이 약화해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는 현상으로, 엘니뇨가 발생하면 보통 동태평양에 인접한 중남미에서는 폭우와 홍수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WHO는 엘니뇨의 영향으로 여러 지역에서 지카 바이러스가 더욱 폭발적으로 확산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카 바이러스는 열대 지방에 서식하는 이집트 숲 모기를 매개로 확산하는 만큼 모기 개체 수는 바이러스 확산과 직접 연관된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흔히 남미 지역의 기온이 올라가고 강수·침전 양상이 달라지면서 모기의 개체 수가 늘어나 모기를 매개로 하는 전염병이 창궐할 환경을 조성한다고 설명했다. 

엘니뇨에 따른 기상 조건이 계속 모기가 번식할 환경을 조성해 바이러스가 지속적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CNN은 그러면서 올겨울 엘니뇨로 미국 남동부에 평년보다 습한 겨울이 찾아온 가운데 이곳에서 이미 이 모기 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카 바이러스가 지난 2014~2015년 서아프리카에서 1만1000명을 숨지게 한 에볼라 바이러스보다 세계 보건에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브라질 확산
감염자 100만

영국 자선재단 웰컴트러스트의 제러미 파라 대표는 “지카 바이러스는 특별한 증상도 없고, 테스트 중인 백신도 없는 상황에서 조용히 확산되고 있기에 전염 상황이 파악되는 에볼라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임신부와 태아에게 치명상을 줄 수 있지만 막을 방법이 없고, 백신 개발과정에서 태아를 상대로 임상실험을 해야 하는데 그에 따른 윤리적 논란이 거셀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나라도 더 이상 지카 바이러스의 청정지대가 아니다. 보건복지부는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을 제4군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한다고 지난 1월29일 밝혔다. 제4군 법정감염병은 국내에 새롭게 발생했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감염병 또는 국내 유입이 우려되는 해외 유입 감염병이다.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되면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11조에 따라 의심 환자를 진료한 의사는 보건소장에게 즉시 신고해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 2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질병관리본부는 지카 바이러스 발생 상황에 긴급하게 대처하기 위해 대책반을 운영하고 있다. 17개 시·도를 통해 지카 바이러스 감염 증 진단·신고 기준을 안내했다. 대한산부인과학회, 대한감염학회 등 전문가를 중심으로 지카 바이러스 자문단도 구성했다. 

미주대륙 23개국에 급속 확산
‘백신 없다’ 동남아 일대 번져

질본관리본부 관계자는 “지카 바이러스가 국내에 유입된 정황은 없지만, 감염병은 초기 대응이 가장 중요한 만큼 만일의 사태에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카 바이러스 공포감에 휩싸이고 있다. 이 때문에 온갖 설이 난무하고 있다. 먼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모기에 물리면 발열 등의 증상이 최대 2년 뒤에도 나타날 수 있다’는 설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모기에 물린 뒤 통상 2∼7일이 지나면 증상이 시작되고, 최대 2주 안에 증상이 나타나므로 2주가량 지난 후에는 안심해도 된다. 

‘모기에 안 몰려도 지카 바이러스에 감열될 수도 있다’라는 설도 있다. 이 역시 사실이 아니다. 지카 바이러스는 감염된 모기에 물려 사람에게 전파되며, 일상적 접촉으로는 감염되지 않는다. 다만 감염된 사람의 혈액을 수혈 받은 경우나 성적 접촉을 통해서 감염될 수 있지만, 이 역시 드물다고 보고 있다. 

임신부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남성과 성적 접촉이 있다면, 태아에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성적 접촉을 통한 전염을 인정하기까지는 더욱 많은 근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모든 임신부가 소두증이 있는 아이를 출산한 것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에도 지카 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가 살고 있다’는 설도 나왔다. 하지만 이 역시 사실이 아니다. 지카 바이러스를 가장 많이 전파하는 이집트 숲 모기는 우리나라에 살고 있지 않다. 비슷한 모기로 우리나라에 흰줄 숲 모기가 있다. 현재까지 우리나라 흰줄 숲 모기가 바이러스를 보유한 것으로 확인된 사례는 없다. 

 


지카 바이러스 감염으로 유발되는 질병은 일반적으로 발열, 발진, 관절통, 눈충혈 등의 증상을 보인다. 대부분 증상이 경미하거나 감염돼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드물게 소두증, 길랭·바레증후군(급성 염증성 탈수초성 다발 신경병증)의 관련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유행 우려 
여행자제 권고

현재까지 지카 바이러스를 이겨낼 치료법이나 백신은 없다. 다른 많은 바이러스 질환처럼 치료제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로서는 기존 치료제나 백신이 없는 질병과 마찬가지로,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로 대부분 회복된다. 증상이 지속되면 의료기관에 가서 해열제, 진통제 등을 처방 받아 치료하면 된다. 

지카 바이러스 유행지역을 여행하고 돌아왔는데, 증상이 없는 경우 진단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여행 후 2주 이내에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를 권고한다. 

<min1330@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유행하는 다른 바이러스는?

영하를 넘나드는 추위에도 식중독의 위험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식중독 원인균 중 하나인 ‘노로 바이러스’는 영하 20도부터 영상 60도까지 넓은 범위의 온도에서 장기간 생존 가능해 겨울철에 특히 많이 발생한다.

노로 바이러스는 굴, 생선 등 수산물을 익히지 않고 먹거나 오염된 식품과 식수를 섭취했을 때 주로 발생한다. 노로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평균 24~48시간의 잠복기를 거친 뒤 설사, 구토,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증상이 심해질 경우 사망에까지 이를 수도 있다.

이 같은 노로 바이러스는 항바이러스 치료제나 백신이 없기 때문에 예방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를 위해선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물과 음식은 익혀 먹으며, 식중독에 좋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충북 청주의 한 산후조리원에서 발생한 신생아들의 집단 장염이 ‘로타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밝혀지면서, 로타 바이러스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로타 바이러스는 영유아가 가장 걸리기 쉬운 주요 질환인 바이러스성 위장염으로, 주요 증상은 설사나 구토를 반복하며 38도 이상의 고열을 동반한다.

무엇이든 입으로 가져가고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들 사이에서 로타 바이러스 감염률이 높다고 알려졌지만 면역력이 약한 노인이나 환자들 역시 이 질환에 취약하다. <창>

<기사 속 기사> 모기 피하는 질병관리본부 지침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겨울철 모기에 의한 지카바이러스 감염 우려가 없지만 모기 회피 수단을 미리 마련할 것을 권했다. 먼저 모기 기피제 마련이다. 

먼저 모기 기피제 마련이다. DEET, Icaridin(=picaridin), eucalyptus oil(PMD), IR3535 등은 모기가 기피하는 성분으로 스프레이 또는 바르는 파스 형태로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 허용량을 초과하지 않도록 노출된 피부나 옷에 엷게 바르고 눈이나 입, 상처에는 사용해선 안된다.

야외 활동에 주로 사용하고 건물 내에 들어와서는 바른 부위를 물로 깨끗이 세척해야 한다. 약효는 주로 3∼4시간 정도 지속된다. 어린이 손에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살충제는 숙소 내 모기가 침입하면 모기를 향해 직접 분사한다. 모기가 눈에 잘 띄지 않을 경우 주로 어둡고 구석진 곳을 향해 분사하면 된다. 분사 중에는 분사하는 사람 외에 입실을 피하고 분사 후 실내 공기가 외부의 공기와 교환된 후 입실하면 된다.

모기 침입을 막는 방충망도 설치하는 게 좋다. 만일 방충망이 없을 때는 반드시 잠자리 둘레에 모기장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 이때 모기장에 구멍난 곳이 없는지 확인하고 방충망을 여닫을 때 모기가 따라 들어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침입한 모기는 에어로졸 살충제를 이용해 제거한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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