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일가’ 탈주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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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일가’ 탈주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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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출국·밀항설에 살해·자살설까지 '모락모락'

[일요시사=경제1팀] 김성수 기자 = 하늘로 솟았나, 땅으로 꺼졌나…. 유병언 일가의 행방이 묘연하다. 벌써 한달이 넘었다. 검거를 자신했던 검찰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홀연히 사라진 그들은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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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선사 청해진해운 실소유주인 유병언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가 7부 능선을 넘었다. 전방위 압수수색에 이어 관련자들을 잇달아 소환해 조사했다. 이제 남은 건 ‘유씨’들이다.
 
뒤에 누구 있나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은 2남2녀를 두고 있다. 장남 대균씨와 차남 혁기씨, 두 딸 섬나씨와 상나씨다. 이들은 모두 검찰이 벼르고 있다. 외국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혁기·섬나·상나씨에겐 체포 영장이 발부된 상태.
 
문제는 검찰이 정조준하고 있는 유 전 회장과 대균씨다. 청해진해운 등을 직접 경영한 의혹이 있는 ‘부자’는 검찰의 추적을 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대균씨는 검찰이 바짝 뒤를 쫒고 있다.
 
검찰은 약이 오를 대로 오른 상황. ‘유병언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은 소환에 불응한 대균씨에 대해 ‘A급’지명수배를 내린데 이어 특별추적팀을 구성했다. 대균씨를 검거하면 1계급 특진과 포상을 주겠다는 ‘당근’까지 내민 상태다.
 
그러나 이미 종적을 감춘 뒤였다. 검찰은 대균씨의 행방을 ?고 있지만 오리무중이다. 수사 초기만 해도 검찰은 검거를 자신했다. 당시 검찰 관계자는 “대균씨의 소재를 파악하고 위치를 추적 중”이라며 “이미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다. 곧 검거할 것”이라고 밝혔다.
 
체포팀 가동 검찰 추적 피해 ‘잠수’
소재 파악되지 않자 온갖 추측 난무
 
호언장담했던 검찰의 검거 소식은 아직까지 들리지 않고 있다. 벌써 한 달째다. 그렇다면 사라진 대균씨는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 검찰 안팎에선 대균씨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자 온갖 ‘설’이 난무하고 있다. 여러 의혹과 관측이 나돌고 있는 것.
 
먼저 ‘해외출국설’이 제기된다. 검찰이 수사를 시작한 것은 세월호 침몰 직후다. 대균씨에게 소환을 통보한 것은 그로부터 보름이나 지난 후였다. 그전에 도망갔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대균씨가 본격적인 추적 직전 해외로 출국했다는 시나리오가 그래서 나온다.
 
대균씨는 충분히 그럴 만하다는 평이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이 국내 재산을 대균씨에게 몰아준 것으로 보고 있다. 3000억원대 국내 부동산과 미술품 중 상당 부분이 대균씨 몫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재산은 각종 범죄수익으로 분류돼 환수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검찰과 국세청은 재산의 상당 부분을 불법적인 방법으로 조성된 범죄수익으로 판단해 환수작업에 착수했다.
 
같은 맥락에서 ‘밀항설’도 배제할 수 없다. 수배 이후 배나 비행기로 몰래 외국으로 도망친 게 아니냐는 것이다. 밀항은 범죄자들이 법망을 피해 달아나는 대표적인 수법. 일본이나 중국, 홍콩,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죄지은 도망자들의 ‘단골’ 밀항지로 꼽힌다.
 
2008년 중국으로 밀항한 ‘희대의 사기꾼’조희팔이 그 사례다. 수사망을 유유히 빠져나간 기업인들도 한둘이 아니다. 만약 밀항했다면 그의 도피행각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대균씨가 해외조직과도 밀접한 루트가 있어 해외로 나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귀띔했다.
 
하늘로 솟았나
땅으로 꺼졌나
 
검찰이 가장 우려하는 상황이다. 검찰도 대균씨가 밀항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인천과 평택 등 전국 주요 항구가 위치한 곳을 중심으로 밀항 루트를 면밀하게 살피고 있다. 출국금지 상태인 대균씨가 어선 등 추적이 힘든 배를 이용해 제3국으로 몰래 달아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해외출국설과 밀항설의 연장선상에서 ‘비호은둔설’도 힘을 받고 있다. 누구의 도움 없이 도피생활이 불가능하다는 전제에서다. 대균씨는 부친의 사업을 곁에서 도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평소 거물급 인사와도 친분을 자랑했다는 후문이다.
 
  
 ▲ 유병언 전 회장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구원파 본산 경기도 안성의 금수원 정문 앞에서신도들이 '종교의 자유'를 외치고 있다.
 
잠적이 길어지면서 ‘신변이상설’까지 부상하고 있다. 검찰이 잡을 수 없는 ‘사고’가 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다. 바로 특정 세력에 의한 ‘납치감금설’과 ‘살해설’이다. 나아가 검찰 추적은 물론 특정 세력의 압박에 못 이겨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자살설’까지 대두한 상황이다.
 
‘안 잡냐 못 잡냐’는 논란 속에 일각에선 ‘성형설’도 나돈다. 촘촘한 수사망을 빠져나갈 수 있는 것은 외모를 바꿨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영화 같지만 범죄자들이 추적망을 피하기 위해 성형수술로 얼굴이나 체형을 바꾸는 일은 비일비재할 정도다.
 
실제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살인을 저지르고 달아난 해남 ‘십계파’두목 박모씨는 쌍꺼풀 수술과 보톡스 시술 등으로 얼굴을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바꾸고 4년간 도피하다 체포된 바 있다. 외국에선 범죄자 성형은 흔한 일. 성전환까지 한다. 

“해외 나갔을 것”
 
검찰은 각종 설을 일축했다.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했다. 검찰 관계자는 “누가 잠적하면 이런저런 소문이 나돌기 마련”이라며 “그런데 모두 억측일 뿐이다. 대균씨는 국내에서 칩거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 전국을 샅샅이 뒤지고 있으니 반드시 꼬리가 잡힐 것”이라고 자신했다.
 
 
<kims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해외 체류 유병언 자녀들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차남 혁기씨와 두 딸 섬나·상나씨는 외국에 있다.
 
혁기씨와 상나씨는 검찰의 ‘호출’을 무시하고 미국에서 버티고 있다. 검찰은 남매에게 수차례 소환을 통보했지만 이들은 귀국하지 않았다. 혁기씨는 뉴욕 중심가에서 호화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상나씨도 뉴욕 맨해튼의 고급 아파트에서 생활해 왔다. 검찰은 미국과의 공조를 통해 두 사람을 체포한다는 입장이지만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들이 멕시코 등 제3국으로 도주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장녀 섬나씨는 프랑스에서 살고 있다. 그 역시 검찰 소환에 불응해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 검찰은 섬나씨의 프랑스 현지 주소를 파악하고 송환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으나, 마찬가지로 귀국 여부는 불확실하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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