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다면…’ 조희팔 은둔지 입체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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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다면…’ 조희팔 은둔지 입체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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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

등잔 밑이 어둡다?…서울시내 활보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수조원대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의 생존설이 주목 받고 있다.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조씨가 살아있다는 의혹과 증언들이 여기저기서 등장하고 있다. 현재 조씨가 숨어 있을 법한 곳을 정리해봤다. 

2012년 5월 21일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조씨가 2011년 12월 19일 중국 산둥성 연대시에서 급성심근경색에 의한 심장박동 정지로 인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조씨는 2011년 12월 숨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의 생사를 둘러싼 진실 공방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지난 10일 조씨의 최측근 강태용이 도피 7년 만에 중국에서 붙잡히면서 생사 공방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검찰과 경찰이 재수사에 나서는 등 조씨가 생존했을 가능성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어디 숨었나 

조씨 생존설은 2014년 사정기관 주변을 떠돌았다. 조씨가 중국 산둥성에서 조직폭력배 출신인 한국인 사업가와 만났다는 내용이다. 

조선족 K씨는 지난 2012년 5월 초 중국 산둥성의 한 스크린골프장에서 조씨를 만났다고 주장했다. 당시 홀로 스크린골프를 찾은 K씨가 세 명의 남성과 스크린골프를 하고 있던 조씨에게 조인을 해도 되겠느냐고 제안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이미 18홀 라운드를 마친 조씨가 고스톱을 제안했고, 그렇게 1점당 50원의 내기 고스톱 자리가 마련됐다. K씨는 “처음엔 조씨인 줄 몰랐는데 장시간에 걸쳐 고스톱을 치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신이 조씨이다라고 말을 하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K씨는 조씨가 중국 공안과 조폭 등 배후조직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을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고스톱 자리에서 조씨는 “공안에 10억원을 줬다”고 말했다고 한다. 또 조씨의 장례식이 치러지기 직전인 2011년 11월 무렵, 밀고자의 신고로 중국 공안에 조씨가 붙잡혔다고 한다.

당시 K씨는 지역 신문을 통해 조씨의 검거 소식을 접했다고 한다. K씨는 “조씨가 중국 공안 등 비호세력에게 10억 원을 건네면서 풀려났고 그 대가로 사망을 조작해주고 보호해주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설명했다. 

조씨는 밀항 직전 조영복이라는 이름의 조선족으로 신분을 세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시 조씨의 밀항을 도와 해양경찰에 체포됐던 최모씨는 “이미 (조씨는) 중국에서 사용할 조영복이라는 가짜 신분증까지 챙긴 상태였다”고 진술했다. 한 언론사가 중국 산둥성 청도의 한 골프장에서 입수한 라운드 기록을 살펴보면 2011년 12월부터 2013년 1월 19일까지 11차례에 걸쳐 조영복이라는 이름으로 예약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필리핀에서도 조씨를 목격했다는 증언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필리핀에 조씨가 거주한다는 구체적인 정황이 나오기도 했다. 조씨가 필리핀 클락에서 망고 농장을 인수해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수사기관에서 다각적으로 확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씨의 거주지로 꼽히는 필리핀 클락은 국내 골퍼들에게 인기가 많은 지역이다. 또 필리핀의 대표 휴양지의 리조트 사업에 100억 원을 투자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조씨가 중국으로 밀항한 직후인 2009년 필리핀의 한 유명 휴양지에서 현지 교민들에게 자주 목격됐다는 것이다. 당시 조씨는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의 적색수배자로 필리핀 현지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자 자취를 감춘 것으로 전해진다. 몇 년 뒤인 2013년부터 현지 교민들 사이에서 조씨가 리조트 사업 투자를 위해 필리핀에 머물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중국 중점적으로 조사…산둥성 일대 유력
필리핀·라오스 등 동남아 곳곳서 목격담 

반면 조씨가 국내에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지난 3월 초 한 목격자는 전북 전주시 산정동에 있는 수석경매장에서 조씨를 직접 목격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제보자에 따르면 조씨는 검은색 정장을 착용한 채 휠체어에 앉아 있었으며, 선글라스로 위장을 하고 있었다.

또한 내연녀로 보이는 40대 여성 두 명이 동행했으며 보통 체격의 한 남성이 조씨를 보디가드처럼 지키고 있었다. 이 제보자는 “수석경매장은 도난 방지 차원에서 문턱이 높고 많아서 휠체어가 쉽게 들어올 수 없는 곳이라 강한 인상을 남겼다”며 “주변에서 ‘조씨는 죽었는데’, ‘조씨가 확실하다’ 등의 수군대는 소리를 들었다”고 전했다.

덧붙여 “옷깃만 스쳐도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는 동행 남성으로 보아 조씨라고 확신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조씨가 휠체어에 탔다는 증언은 지난해 2월 중국 산둥성 위해시의 한 한인카페에서 조씨를 목격했다고 익명 제보자가 밝힌 증언과도 일치한다. 

이외에도 캄보디아, 베트남 등 동남아에서 조씨를 목격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사건 피해자 모임인 바른가정경제실천을위한시민연대(바실련)에 따르면 “가장 최근에 들어온 제보는 중국과 라오스에서 조씨를 봤다는 목격담”이라며 “주로 골프를 치는 등 조씨가 호화로운 도피생활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바실련은 조씨가 최초 도피지인 중국을 벗어나 라오스,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을 전전하며 ‘호화 도피’를 하고 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수사 당국은 조씨가 여전히 중국 산둥성 일대에 은신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앞서 조씨는 막대한 뒷돈으로 조폭이나 공안을 매수했기 때문이다. 조씨는 한국 검찰과 경찰이 현지 수사를 벌일 수 없다는 점을 알고 있기에 공안과 조폭 등의 비호 하에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산둥성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호화 도피 중” 

물론 그가 일단 소나기를 피하기 위해 산둥성을 벗어났을 수도 있다. 실제로 최근에는 인근의 랴오닝성과 조선족이 많은 지린성 도피설이 신빙성 있게 퍼지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오랜 동안의 생활 근거지였다는 사실, 현지에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을 개연성이 높은 현실 등을 감안하면 다시 산둥성에 모습을 보이는 것은 시간문제다. 

그의 사망은 이미 과학적으로 증명된 게 아무것도 없으며, 생존설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하지만 여전히 그가 어디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씨 그는 어디 있는 걸까. 

<min1330@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조희팔 후폭풍' 불법다단계 특별단속 

경찰이 유사수신 범죄에 대한 무기한 특별단속에 난선다. 유사수신 사기로 수조원대 이익을 거둔 조희팔 사건이 검찰·경찰의 재수사로 주목을 받는 가운데 나온 조치다. 경찰청은 8월19일부터 지난달까지 경제질서 교란사범에 대해 집중단속을 벌인 데 이어 4일부터 유사수신에 대해서만 추가로 특별단속에 들어갔다고 5일 밝혔다. 

유사수신은 인·허가나 등록 신고를 하지 않은 채 원금 이상의 이익금을 지급할 것을 약속하고 불특정 다수인으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자금을 모으는 행위를 말한다. 경찰은 이번 단속의 종료 기간을 정하지 않고 어느 정도 근절 분위기가 형성될 때까지 지속하기로 했다. 특히 각 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전담수사팀을 지정하고 경찰청 본청이 전국 경찰관서에서 내사 중이거나 수사의뢰를 받은 사건을 모두 보고받아 수사 지휘에 나설 방침이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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