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또 헛다리 짚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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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천우의 시사펀치> 김무성, 또 헛다리 짚다.

일요시사 0 1092 0 0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취임 이후 곧바로 혁신을 들고 나왔었다. 그와 관련 <일요시사>를 통해 혁신의 대상이 혁신을 들고 나온 부분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한 적 있다. 그를 입증이라도 하듯 그가 보인 그동안의 행적은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강하게 혁신을 부르짖었던 그 이상으로 박근혜 대통령 눈치만 살피는 듯 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김 대표가 이번에는 오픈 프라이머리(Open Primary, 완전 국민경선제)를 마치 자신의 전매특허라도 된 듯이 들고 나섰다. 아울러 내년에 실시되는 20대 총선에 그를 철저하게 적용하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오픈 프라이머리는 각 당의 공직 후보를 일반 국민이 직접 참여해 선출하는 방식으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유래했다. 공직후보를 선출함에 있어 부패의 근원으로 지적되었던 기존의 하향식 공천 방식에 제동을 걸 수 있고 또한 특정인에 의해 좌지우지됐던 공천과정에 일반 국민의 의사를 반영한다는 측면에서 살피면 그럴싸해 보인다. 

그런데 과연 이 방식이 우리 정치 현실에서 정상적으로 실효를 거둘 수 있을까. 필자가 살필 때 지극히 부정적이다. 꼼수 정치의 산물로 민주주의 사회가 표방하는 책임정치를 정면으로 위배하는 등 여러 사유가 있지만 이해를 위해 실례를 들어 살펴본다.

2002년 대선 전 정몽준 후보와 노무현 후보 사이에 실시되었던 후보 단일화 과정이다. 당시 정몽준의 인기는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루어내면서 그야말로 천정부지로 치솟았었다. 그에 반해 민주당 후보로 선출됐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당내에서도 반노 그룹이 형성될 정도로 그야말로 곤궁에 빠졌었다. 

두 사람은 후보자 선출 방식에 대한 이견을 보였으나 막판에 노무현 측의 양보로 정몽준 측이 주장하는 국민여론에 따라 후보를 선출하기로 합의한다. 외견상 살피면 당연히 정몽준의 승리였다. 그러나 결과는 노무현의 승리였다.

어떻게 절대 열세였던 노무현이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이 발생했을까. 이른바 역선택의 함정에 걸려든 경우였다. 국민 중에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여론조사 전화가 걸려오자 이회창 후보의 당선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약체로 평가되었던 노무현 후보를 지지한 결과다. 특히 영남권에서는 여론 조사 실시 전에 공공연히 이 말이 나돌곤 했었다.

실례를 들어 간략하게 살펴봤지만 지지 세력이 확고한 우리 정치현실에서 오픈 프라이머리는 진의가 심하게 왜곡되어 나타난다. 국민 속에 숨어 있는 상대 후보 지지자들에 의해 정작 제 정당의 경쟁력 있는 후보는 탈락하게 된다.

그런데 단지 이 현상 때문만은 아니다. 김무성 대표는 아직도 박근혜 대통령의 본질에 대해 전혀 모르는 듯 보인다. 즉 박 대통령에게 오픈 프라이머리 제도가 어떻게 비쳐지고 있는지 알고 있지 못해 보인다.

그를 살피기 위해 다시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당시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 시 이명박, 박근혜 후보 사이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발생했다. 정작 선거인단과 당원들의 지지에서는 앞선 박근혜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뒤져 고배를 마시는 결과를 초래했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이 김 대표가 열을 올리는 오픈 프라이머리를 용인할까. 필자의 생각으로는 천만의 말씀이다. 그 당시 깨끗하게 경선 결과에 승복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그녀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오픈 프라이머리에 대한 모순 그리고 그동안 보여준, 과거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그녀의 행적을 살피면 그럴 가능성은 전혀 없어 보인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문제는 20대 총선은 차기 권력까지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국가경영은 몰라도 권력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꿰뚫고 있는 박 대통령이 양보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또 헛다리 짚었다는 이야기다.

※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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