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프해진 안철수 '헤드헌터' 자처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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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프해진 안철수 '헤드헌터' 자처 사연

일요시사 0 1338 0 0

한번 찍은 사냥감 절대 안 놓친다
 
[일요시사=정치팀] "안철수가 달라졌다." 민주당 문재인 의원의 책사였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안철수 진영으로의 재합류를 선언하며 내놓은 이유다. 과거와 달라졌기에 다시 돌아왔다는 얘기였다. '보스 안철수'는 정말 달라졌을까? 어디가 어떻게 달라진 것일까? 또 달라진 안철수는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과연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그 가능성을 타진해 봤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신당추진기구인 새정치추진위원회의 공동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윤 위원장은 '청춘콘서트'를 기획하며 안철수 바람을 일으킨 인물이지만 한번 안 의원 곁을 떠났던 인물이다. 안 의원도 그런 윤 위원장에 대해 "윤 전 장관이 제 멘토라면 제 멘토는 김제동, 김여진씨 등 300명쯤 된다"고 말하는 등 둘 사이는 완전히 갈라졌었다.

터프가이 안철수

하지만 최근 안 의원이 윤 위원장을 집요하게 설득하고 나서면서 윤 위원장도 결국 마음을 돌렸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윤 위원장은 안 의원에 대해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윤 위원장은 안 의원에 대해 "상당히 터프해졌다"고도 했다.

요즘 잘 나가는 안철수신당의 가장 큰 고민은 '인재난'이었다. 현재 신당의 인기를 감안하면 이 같은 인재난은 신기할 정도다. 신당은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제1야당인 민주당을 크게 앞서고 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새누리당마저 누르고 정당지지율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원래대로라면 지방선거를 앞둔 지금 신당 주변이 인산인해를 이뤄도 이상할 것이 없다. 그런데도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온 현재까지도 인재난을 겪고 있으니 안 의원으로서는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윤 위원장의 말처럼 안 의원이 달라지면서 인재영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안 의원 측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은 '인재영입'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원하는 인재는 물불 안 가리고 달려들어 반드시 영입하고야 마는 '인재사냥'이 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중도보수층으로 분류되는 윤 위원장의 합류는 안 의원의 인재영입 스펙트럼을 크게 넓힐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윤 위원장이 정치권에서 이미 이름난 책사인 만큼 이후 영입하는 인사들의 급이 달라질 수도 있다.

벌써부터 눈에 띄는 성과도 있다. 정치권에서는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신당행이 유력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오 전 장관은 부산지역 일간지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차기 부산시장후보 지지율 1위를 차지하기도 했던 인물이다.

만약 신당의 인물이 부산과 같은 상징적인 도시에서 승리할 수 있다면 향후 신당의 파괴력은 엄청나게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안 의원은 최근 원희룡, 정태근 전 의원과 강동원, 박주선 의원 등 광범위하고 다양한 인사들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인재영입에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을 의식한 듯 새해가 밝자 이전과는 전혀 다른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안 의원 측 인사가 거론한 '인재사냥'라는 표현이 딱 맞아떨어지는 행보다.

인재난 해결되면 창당 가속화
달라진 안철수 이번엔 해낼까?

특히 안 의원 측은 광역단체장 후보 영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 의원 측은 광역단체장 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을 경우 해당 광역단체에 속한 기초단체장후보들까지 어려운 선거를 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안 의원도 이를 인식하고 광역단체장 선거에 출마할 만한 거물급 인재영입을 직접 챙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당의 경남도지사 후보로는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 캠프 공동선대본부장으로 활동한 김성식 전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안 의원 측은 당초 김 전 의원의 부산시장 출마를 검토했는데 오 전 장관의 영입이 성사될 것으로 보이자 김 전 의원을 경남지사 후보로 내보내는 쪽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진다.

안 의원은 인재영입과 관련해 대상자들의 이력서를 직접 보고 일일이 검토하며 면접까지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정치권 인사들의 경우 이력서 제출 요구에 다소 황당해 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변화는 안 의원이 그만큼 인재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뜻이다.

인재영입 전략 역시 큰 변화가 느껴지고 있다. 안 의원 측은 지금까지 인재를 영입하면서 기존 정당인을 데려다 쓰는 '이삭줍기' '인물 빼가기'라는 비판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하지만 그렇다고 기존 정치권에서 완전히 벗어난 새로운 인물만을 영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기존 정치권 인물이라도 양대 정당의 기득권에 의해 제대로 꿈을 펼치지 못하고 탄압당한 인물을 발굴함으로써 기존 양당체제의 불합리성을 꼬집는 동시에 새 정치의 정당성도 확보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는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인물 개개인의 사연을 부각시켜 감성몰이를 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안 의원 측이 최근 민주당과 연대를 안 하겠다고 선을 긋고 민주당을 향해 독설을 쏟아내고 있는 것도 이러한 전략을 펴기 위한 사전포석이란 설명이다. 민주당과 연대를 택하면 민주당 출신인사를 받아들일 명분이 없다. 민주당과 연대를 하면서 민주당 출신 인물을 데려다 쓰는 것은 민주당의 주장대로 인물 빼가기나 이삭줍기를 한 꼴이 되기 때문이다.

안 의원 측의 한 관계자는 "물론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지만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많이 오간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언급된 것도 수많은 이야기 중 하나일 뿐"이라며 "분명한 것은 기존 정당의 신당 깎아내리기에 당하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경창파 정치판

만약 안철수신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일정부분 성과를 내면 지방선거 이후 바로 치러지는 7월 재보선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된다. 아울러 민주당 인사들의 탈당러시 가능성까지도 점쳐진다. 수십년간 이어져온 우리나라의 양당체제가 드디어 개편되는 것이다. 안 의원 측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전력질주 하는 까닭이다.

과연 달라진 터프가이 안철수는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까? 또 그가 일으킨 돌풍은 우리나라 정치권을 어떻게 바꿔 놓을까? 달라진 안철수를 향한 정치권의 관심이 뜨겁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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