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자료로 본 결혼과 이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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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통계> 통계청 자료로 본 결혼과 이혼

일요시사 0 1065 0 0

결혼은 정말 미친 짓일까?

[일요시사=사회1팀] 결혼과 이혼에 대한 인식이 '선택'의 문제로 바뀌고 있다. '흑룡의 해'였던 지난해 이후 거품이 빠지면서 혼인건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서울시민 10명 중 3명이 "결혼은 필수 아닌 선택"이라고 응답했다. 가장 큰 문제는 출생아 감소다.

서울시가 통계청 자료 등을 분석해 '서울시민 가족관 및 가족구조 주요 변화 현황'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12년 현재 만 13세 이상 시민 34.1%는 '결혼을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은 선택 사항'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에 비해 5.9%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급감하는 결혼

반면 '결혼해야 한다'는 견해는 2008년 68.0%에서 62.2%로 감소했으며 남성(68.5%)이 여성(56.3%)보다 많았다. 특히 '선택사항'이라는 견해는 여성(39.9%)이 남성(27.9%)보다 많았다.

평균 초혼연령은 남성 32.4세, 여성 30.2세로 2002년 대비 남성은 2.3세, 여성은 2.4세 각각 늦어졌다.

50세 이상 결혼도 증가추세다. 50세 이상 남성의 결혼은 2002년 2101건에서 3410건으로 62.3% 증가했다.여성의 경우 2002년 1040건에서 2495건으로 10년 새 2.4배 늘었다.

부부사이에 남자가 연상이어야 한다는 인식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초혼부부 중 남자가 연상인 부부는 2002년 4만3436건에서 4만1889건으로 10년 새 1547건 감소했다. 동갑은 2002년 9134건에서 9505건으로 371건 증가했으며 여자가 연상인 경우도 2002년 7513건에서 9250건으로 1736건 늘었다.

이혼에 대한 인식도 달려졌다. 이혼이 선택사항이라는 답변은 2008년 332%에서 2012년 41.9%로 증가했다. 반면 '절대 안 된다'는 인식은 2008년 57.3%에서 2012년 44.8%로 12.5%포인트 감소했다. 특히 이러한 인식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두드러져 나타났다. 남성은 38.5%가 '이혼이 선택 사항'이라는 인식을 보인 반면, 여성은 50.3%가 이러한 인식을 보였다.

2003년 3만2000건이라는 상상 최대수치를 기록했던 이혼건수는 2만 여건으로 감소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통계청은 이혼 건수가 줄어든 것에 대해 인구구조 자체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1970~80년대 저출산운동의 후유증으로 현재 결혼적령기의 인구가 줄었고, 여기에 흑룡의 해였던 지난해 이후 거품이 빠지면서 혼인건수가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라는 것. 결혼건수가 줄어드니 동시에 이혼건수가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동거기간(실제 결혼생활)이 20년 이상 된 부부의 이혼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10년부터는 동거기간 4년 이내 부부 이혼비중보다 높아졌다.

동거기간 20년을 넘기고 이혼한 부부 비중은 2002년 18.6%에서 30.0%로 증가했지만 동거기간 4년 이내 이혼비중은 2002년 26.4%에서 22.5%로 줄었다.

출산장려정책 불구 출생아 지속 감소
서울시민 34% "결혼은 필수 아닌 선택"

아이러니 하게도 대부분의 부부들은 가족관계에 만족하고 있다고 나타났다. 가족관계별로 보면 자녀와의 관계에 만족한다는 비율이 68.4%로 가장 높고 배우자가 64.0%, 자기 부모 61.9%, 형제·자매 50.4%, 배우자·부모 49.3%, 배우자·형제·자매 39.0%순이었다.

결혼은 기피하고 이혼은 증가하면서 자연스레 1~2인 가구가 늘고 있다. 2000년 102만7000가구였던 1~2인 가구는 2012년 172만9000가구로 12년 사이 68.4%나 증가했다.

고령화에 따라 65세 이상 가구주는 2000년 26만2000가구에서 2012년 57만6000가구로 2.2배 증가했다. 전체가구 중 65세 이상 가구주 비중도 2000년 8.5%에서 2012년 16.3%로 높아졌다.

가장 큰 문제는 출생아수 감소다. 통계청의 '3월 인구동향 및 4월 국내인구이동 통계' 자료에 따르면 출생의 선행지표가 되는 혼인건수는 3월 2만3600건으로 전년 동월보다 16.0% 급감했다. 2008년 11월 6638건(-19.8%) 줄어든 이후 최대치다. 다문화결혼건수(2177건)가 지난해 3월보다 20.8% 급감한 것과 혼인 적령기의 남성(30~34세), 여성(27~31세) 인구도 감소했다.

이에 따라 보육료 지원 등 정부의 출산장려정책에도 불구하고 출생아가 3개월 연속 감소했다. 올 3월에 태어난 아기는 총 3만8800명. 이는 지난해 동월과 비교했을 때 4400명(10.2%)이나 줄어든 것으로 2011년 10월 5300명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월별 신생아는 2012년 5월부터 조금씩 증가세를 보이다가 올해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1월에는 0.4%, 2월에는 9.1%가 떨어지더니 3월에는 10.2%로 두 자리 수를 넘어섰다. 1분기 출생아는 12만500명으로 전년보다 8300명(6.4%) 줄었다.

12년 만의 '초저출산국' 탈출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인구통계학계는 1.30명을 기준으로 '초저출산'과 '저출산'을 구분하고 있는데 합계출산율이 1.30명 이하일 경우 초저출산국에 속한다.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을 보면 1980년대 2명대에서 2001년 1.297명을 기록, 12년째 초저출산국으로 분류돼 있다.

이혼도 선택?

이재원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지난해 5월 이후 혼인건수 감소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며 "혼인 감소로 인해 출생아수도 계속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올해도 초저출산국 탈출은 힘들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종해 기자<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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