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뒷담화] 흥신소 찾는 대기업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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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뒷담화] 흥신소 찾는 대기업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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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골목 심부름센터에 “직원 비리 캐주세요”

[일요시사=경제1팀] 기업들이 ‘좌불안석’이다. 공기업과 사기업을 막론하고 직원들의 횡령 범죄가 끊이질 않고 있어서다. 이와 관련 몇몇 기업들은 은밀히 사건을 해결하고자 흥신소(심부름센터)를 찾고 있다. 비밀 보안과 기업 이미지 실추를 막는 측면에선 오히려 ‘경찰보다 낫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 대구시 동구 한 새마을금고에서 20년 넘게 근무해 온 여직원이 불법대출을 통해 수십억 원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철통보안 장담

지난 22일 새마을금고중앙회 등에 따르면 직원 A씨는 최근까지 새마을금고와 거래하고 있는 고객들의 명의를 도용해 총 16억 원 규모의 불법 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돈을 횡령한 A씨는 새마을금고에서 근무하는 말단 직원도 대출 서류심사를 받기 전 대출을 승인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새마을금고는 A씨가 횡령한 돈의 정확한 액수 등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에 착수했으며, 특별 감사를 통해 정확한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고객 돈을 횡령한 직원 A씨는 현재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삼성에서는 최근 한 달 사이 거액의 횡령사건만 두 건이 발생했다. 삼성전자 직원이 회삿돈 160여억 원으로 원정도박을 하고, 신라호텔 직원이 7억 원대 횡령을 한 사실이 적발된 것이다.

삼성전자 재경팀에서 채권매각, 외화 운영 등을 담당했던 B씨는 회사 측에 증빙자료를 제출하기 위해 보관하고 있던 한 은행명의 ‘수출관련 수수료 정리’ 공문서와 출금전표에서 날짜, 금액 등 필요한 부분만 떼어내 부풀린 금액을 다시 오려붙이는 방법으로 서류를 꾸몄다.

B씨는 인출한 돈을 자신의 계좌나 환치기 업자 계좌로 송금한 뒤 다시 해외계좌로 빼돌리는 치밀한 수법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에 따르면 마카오 원정도박을 하는 등 도박에 빠져 있었던 B씨는 빼돌린 돈을 도박에 탕진하거나 빚을 갚는 등 대부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다.

신라호텔 면세유통사업부에 근무하던 C씨는 2009년 3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삼성상품권 1만원권 7만99장(약 7억원 상당)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회사가 보유한 상품권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것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죄에 해당된다.

C씨는 일본 여행사를 대상으로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면서 면세점에 방문한 관광가이드에게 지급해야할 상품권을 중간에 빼돌린 뒤, 상품권 유통업자들에게 수 차례 나눠 판매해 자신의 은행계좌로 송금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간큰 직원’거액 회삿돈 횡령 사건 잇달아
정보 새는 경찰보다 비밀보장 흥신소 의뢰

C씨의 범행은 무려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89차례에 걸쳐 이뤄졌고 호텔 측은 범행사실을 알아채지 못하다가 지난해 11월 내부감사를 통해 뒤늦게 횡령 사실을 발견해 C씨를 고소했다. C씨는 7억여원 상당의 상품권을 현금화한 뒤 유흥비와 명품 구매 등에 탕진하며 호사스러운 생활을 한  것으로 검찰 조사결과 확인됐다.

지난달에는 ‘1000원 마켓’으로 유명한 ‘다이소’의 한 직원이 거액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되는 일이 발생했다.

검찰에 따르면, 자금집행업무를 담당하던 D씨는 지난해 6월 거래처에 물품대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3000만원을 더 지급한 후 이를 자신의 계좌로 돌려받는 등의 수법을 이용해 회사 자금을 횡령한 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D씨는 이 같은 방식으로 약 5년간 50차례에 걸쳐 14억여 원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줬다.

이처럼 많은 기업들의 보안이 허술한 틈을 타 직원들의 횡령 사건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렇게 밝혀지지도 않고 알게 모르게 기업 내 횡령이 횡행하고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업 내 부정비리로 인한 이미지 실추 및 손실을 막기 위해 경찰보다는 흥신소(심부름센터)를 찾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S흥신소 관계자는 “잇따른 기업 내 비리사건으로 최근 의심 직원들을 의뢰하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대부분 의뢰인들은 경찰 조사 시 언론보도를 통해 외부에 알려져 그동안 쌓은 이미지에 손실을 입는 것은 물론, 비리기업으로 낙인찍히는 것보다 이 방법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인지 ‘기업 VIP 특별 위임조사’를 담당하는 흥신소도 생겼다. 이곳에서는 유명 연예인이나 저명인사, 고위직 공무원을 비롯 대기업 임원이나 기업 내 비밀스럽게 진행되어야 하는 조사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기업 VIP 특별조사

M흥신소 관계자는 “부도덕한 기업구성원으로 인하여 공금횡령이나 기업이 지닌 기술에 대한 기밀유출, 영업상의 비밀 등이 누설되었을 때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납품비리 부정유통이 의심될 때나 기업정보 유출 및 불법 스카우트, 보험 사기나 기업 내부적인 문제 등을 의뢰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VIP 특별 위임조사는 비밀리에 상담을 진행하고 업무 진행 후에는 의뢰인의 신분이나 관련 자료가 폐기되므로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김설아 기자 <sasa708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흥신소 접수’ 기업비리 유형

 

[제조업]
-가공 매출로 경영실적 왜곡 및 채무누락
-외상매출금 유용 후 부실채권화 하여 대손처리
-금액의 과대 계상 또는 이중으로 지급 후 반환금 횡령
-자금 시재액의 조작으로 공금 유용
-주가 조작을 위해 회사의 유휴자금 사용
-회사 주요 자산의 사적 이용
-위장된 전문용역(세무·경영컨설팅·법무)을 통한 공금 횡령
-주요 사업 기밀사항 유출
-구매 및 검수 조작과 공모 구매관련 리베이트 수수
-공급 업체와 공모 경매정보의 사전 유출 및 형식적인 경매
-재고 자산 및 집기 비품의 절도
-전산 데이터의 조작으로 기존 부정 은폐

 

[금융업]
-고객의 장기 휴면구좌로부터 부당 인출
-고객명의로 마이너스 대출 통장 불법 개설 후 횡령
-대출 권한 한도에 맞도록 대출금을 임의 분리조정
-공과금 미 입금처리로 유용
-고객정보관리시스템의 임의 접근, 관련 정보 변경
-고객 증권 계좌를 통한 임의 매매
-기업 투자분석 정보의 사전유출
-허위 혹은 과대 투자정보 게재
-금융자산운영에 있어 외부와 공모(투자위험 분석의 왜곡)
-고액 보험료의 일시납을 분납으로 변경, 유용
-보험 계약자 승인 없이 해약환급금의 자동이체로 보험료 유용
-영수증, 청약서, 보험증서 위·변조
-부당한 재보험 가입으로 리베이트 수수
-허위로 약관 대출 받아 유용

 

[유통업]
-가공의 매출로 성과급 받고, 유통기간 경과 후 반품처리
-현금 매출을 외상매출로 보고, 유용
-매출대금의 변경 입금(어음·수표·현금)
-백화점의 경우 현금매출을 취소하고 카드 할부 매출로 전환
-재고품을 반품처리 하여 현금수취(재고실사의 취약점 악용)
-공급업체와 공모 제품 등급 임의 변경하고 리베이트 수수
-반품, 파손품을 파기하지 않고 등급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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