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곽 속속 드러나는 10·26 ‘미니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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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곽 속속 드러나는 10·26 ‘미니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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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야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후보를 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돌고 돌아 결국은 나경원 최고위원과 이석연 전 법제처장 구도로 굳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민주당은 10여명의 후보가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천정배 전 최고위원과 박영선 정책위의장, 추미애 의원, 신계륜 전 의원 4파전으로 결정 났다.



한나라, 나경원-이석연(전 법제처장) 2파전
민주당, 천정배-박영선-추미애-신계륜 4파전

민주당은 각 정당·정파의 자체 경선 대진표가 완성되면서 ‘선(先) 정당 후보 선출, 후(後) 통합경선’이라는 투 트랙 방식의 야권 후보단일화 작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당내 경선을 통해 후보자를 선출한 후 야권단일후보 도출에 합의하기로 잠정 결정한 것이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후보선출 일정은 확정했지만 후보군이 좁혀지기만 했을 뿐, 아직도 확실한 윤곽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눈치작전’으로만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은 야권의 후보자 선출을 지켜본 뒤 여당의 후보를 결정하겠다는 입장 자체가 집권 여당의 무기력증을 나타내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시민후보 간 대결?

한나라당은 지난 15일 브리핑을 통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할 당 후보를 다음달 4일 선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22일 후보신청 접수를 받고 공천심사위원회를 통해 후보 심사를 진행해 최종적으로 다음달 4일 후보를 선출하는 일정을 확정지었다. 김기현 대변인은 후보 접수 신청은 당 안팎 인사 모두에게 적용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직 경선 절차는 결정하지 못했다. 내부 인사 선출이냐, 외부 영입이냐를 놓고 우왕좌왕하고 있는데, 누구를 내세워야 야권 단일후보로 유력한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를 이길 수 있는지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당내에서는 나경원 최고위원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김충환 의원은 이미 경선 출마를 선언했고 권영진 의원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외부 인사로는 이석연 전 법제처장과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최종 영입대상에 올랐다는 소문이 나오고 있다.

이중 이 전 법제처장이 지난 15일 범여권 후보가 된다는 것을 전제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할 뜻을 내비침에 따라 야권의 유력 후보로 꼽히는 박 이사와 여야의 ‘시민후보’로 맞대결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전 처장은 “주호영 의원과 만나 여러 이야기를 나눴고 고민 끝에 범여권 후보라면 나설 수 있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전제가 달려있지만 사실상 출마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당초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안철수 돌풍’을 타고 부상한 박 이사의 대항마로 행정 경험이 풍부한 노장이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으며, 그런 차원에서 이 전 처장을 적임자로 검토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계도 이 전 처장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 전 처장의 이름은 처음 친박계 인사로부터 나왔다는 후담이 전해지고 있다.

정치권 역시 시민후보 간 대결 가능성을 들어 두 사람의 부각을 주목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변호사로서, 시민운동의 이력을 바탕으로 현재의 입지를 구축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시민후보 간 대결의 성사 가능성이 불투명한 실정이다.

이 전 처장이 범여권 후보가 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여권 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한나라당 경선을 거쳐야 하고, 당내에는 나경원 최고위원이라는 유력 후보가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금주 중에 외부 인사를 영입한 뒤 당내 인사와 경합하는 방식으로 경선을 실시할 예정지만 외부 인사들이 출마를 고사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면서 “영입이 실패할 경우 결국 인지도가 높은 나 최고위원을 추대하는 방식으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민주당은 경선 대진표가 확실히 짜여졌다. 지난 15일 당 후보 등록 마감 결과 천정배 전 최고위원, 박영선 정책위의장, 추미애 의원, 신계륜 전 의원이 맞붙는 4파전이다.

천 전 최고위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서울은 경제·행정·정치 등 모든 분야에서 근본적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 ‘사람 서울’ ‘인권 수도’ ‘살림 도시’로 만드는 혁신 시장이 되겠다”고 밝혔다.

박 정책위의장도 국회 기자회견에서 “서울시민의 고단한 삶을 함께 나누며 서로 위로해주는 시장이 되겠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거부할 수 없는 순간, 피해갈 수 없는 상황이 왔다”며 “1000만 시민을 위해, 민주당을 위해 기꺼이 후보로 나서려고 한다”고 말했다.

신 전 의원도 “당이 처한 지도력 결핍에 한 톨의 밀알이 되겠다”고 출마를 공식화했다.

추 의원은 지난 16일 “정치도 바꾸고 서울시도 바꾸라는 국민의 변화 열망을 담는 새로운 그릇이 되겠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경선 구도에서 박 정책위의장은 친노 인사, 김근태 고문계, 486그룹인 ‘진보행동’과 이인영 최고위원 등의 지원을 받고 있다. 천 최고위원은 정동영 최고위원·이종걸·김영진 의원 등 비주류 측이 밀고 있으며 추 의원은 손학규 대표의 지원을 받고 있다.

민주당은 TV토론 등 두 차례 이상 후보 토론회를 실시한 뒤 25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당원투표와 여론조사를 50%씩 반영하는 방식으로 경선을 치를 예정이다.
 
여기서 결정된 후보는 당의 지원을 받으며 서울시장 후보등록일인 다음달 6일 이전에 박 변호사, 민주노동당 후보 등과 함께 야권 통합후보 경선을 치를 예정이다.


박원순 승리 장담 못해

이처럼 ‘미니대선’으로 불리는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승리하기 위해 여·야의 신경전과 눈치싸움이 뜨겁다.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으로 인해 호의적인 여론과 경선 일정도 정해져 다소 유리한 고지를 밟고 있는 민주당이지만 박 이사와 후보 단일화 합의란 큰산을 넘어야 하기 때문에 결코 순탄해 보이지만은 않는다.
 
박 이사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하며 야권 내 다른 후보들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어 통합 경선은 사실상 박 이사의 독무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은 박 이사에 대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인 데다 무당적인 박 이사가 경선 조직력에서 밀릴 수 있어 승리를 100% 장담할 수는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나라당도 일단 박 이사를 유력한 야권 단일후보로 상정하고 이에 대항할 만한 ‘필승카드’를 내기 위한 막바지 물밑작업이 한창이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어떤 당이 승리하든 당의 입지상승은 물론이고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될 것은 자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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