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스트 박태규’ 검찰 수사 급물살 내막

한국뉴스


 

‘로비스트 박태규’ 검찰 수사 급물살 내막

일요시사 0 2268 0 0
 부산저축은행의 로비스트 박태규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간 박씨는 김양 부산저축은행 부회장 측으로부터 로비 자금으로 15억원을 받은 사실만 인정했을 뿐 로비 대상에 대해 함구해왔다. 그러던 그가 추석을 넘기며 가장 먼저 김두우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목했다. 계속된 이명박 대통령 측근 인사들의 비리사건 연루로 임기말 레임덕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수사선상에 거론됐던 정·관계 인사들에 대한 검찰의 줄소환 예고에 청와대와 정치권이 떨고 있는 눈치다. 

성역 없는 검찰 수사…김두우 수석 소환
MB 측근인사들 줄소환에 레임덕 가속화

“김두우 총보수석에 돈 건넸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최재경)는 부산저축은행 거물 로비스트로 지목된 박태규씨의 이같은 진술을 확보하고 지난 15일 오전 김두우 청와대 홍보수석에게 다음 주 중 출두할 것을 통보했다. 김 수석의 신분은 단순 참고인이 아닌 피의자 신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수석이 박씨의 부탁으로 금융감독당국을 비롯해 정‧관계에 전방위적으로 로비를 벌인 정황을 포착했기 때문이다.

김두우 수석 ‘사의’

올해 2월 부산저축은행의 퇴출저지를 위해 금융당국과 정관계를 상대로 전방위 로비를 벌였다는 소문이 급속히 돌았다. 당시 거물급 로비스트로는 박씨가 지목됐다. 박씨는 수사 초기인 지난 4월 초 캐나다로 출국해 소환에 불응한 채 5개월 동안 도피생활을 하다 지난달 28일 자진 귀국했다.

이에 검찰은 박씨를 지난해 김양 부산저축은행그룹 부회장에게서 수차례에 걸쳐 정관계 고위층을 상대로 구명로비를 벌여달라는 청탁과 함께 15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했다.

박씨는 최근까지 “받은 돈은 10억원 뿐이며 대부분을 정관계 로비가 아니라 사적인 용도로 썼다”며 관련 혐의를 부인해오다가 지난 6일 15억원의 금품수수 혐의 중 대부분을 시인했다. 하지만 박씨는 여전히 15억원의 사용처에 대해서는 함구하거나 “나이가 들어서…”라는 식으로 진술을 회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씨의 신병을 확보하기 전부터 박씨와 김 수석의 통화내역과 골프 라운딩 기록 등을 분석해 정관계 로비의혹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아왔다. 특히 검찰은 지난해 상반기 경기도 광주의 모 골프장에서 두 사람이 함께 골프를 친 사실을 확인했고, 라운딩을 하기 직전 박씨가 수백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구입한 사실을 밝히며 계속해서 박씨에게 사용처를 추궁해왔다.

검찰의 추궁 압박에 구체적인 증거까지 더해지자 빠져나갈 곳이 없다고 여긴 박씨는 김 수석과 지속적으로 접촉한 사실을 진술했다. 검찰은 박씨와 수차례에 걸쳐 만날 때마다 박씨로부터 ‘용돈’ 명목으로 금품을 받아 챙겼으며, 특히 지난해 4~8월 사이에 부산저축은행 퇴출 저지 청탁과 함께 수천만원을 받은 사실을 밝혔다. 이어 청탁로비 자금은 김 수석을 통해 금융감독원 등에 전달된 자금흐름을 확인하며 김 수석에 소환을 통보한 것.

검찰소환이 결정되자 김 수석은 지난 15일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했다. 김 수석은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제가 떠나기로 결심한 것은 검찰이 저에 대한 조사 필요성을 통보해왔기 때문이다”며 “청와대 수석으로 있으면서 검찰 조사를 받으러 나간다는 것 자체가 대통령을 모시는 도리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김 수석이 단순한 로비자금 전달 역할을 넘어서 직접 로비를 하고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고 계속해서 수사력을 확대하고 있다.

김 수석은 청와대에서 메시지 기획관, 기획관리실장에 이어 홍보수석을 맡는 등 이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핵심 참모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렇게 ‘살아있는 권력’의 소환방침에 앞으로도 검찰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예측할 수 없게 됐다. 또 검찰은 앞서 “모든 수사는 성역 없이 한다는 방침이다”라고 공언한 바 있다.

MB 레임덕 가속화

이에 청와대는 물론 정치권까지 바짝 긴장하며 말문을 열기 시작한 박씨의 ‘입’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의 수사선상에는 정치권의 최고 실세 의원을 비롯해 여야를 포함한 7~10명의 현역의원들의 이름이 오르고 내리고 있다. 때문에 2·3차 거물급 관련자가 더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수사 결과는 당장의 10·26재보선부터 내년 총·대선까지 영향을 끼치며 다시 한 번 정국을 뒤흔들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부산저축은행그룹 비리 수사에 연루돼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의 구속과 김해수 전 대통령정무1비서관도 수사를 받았다. 이어진 김 수석의 소환 소식은 현 정부의 부담이 더욱 커진 상황이다. 계속해서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 인사들이 비리에 연루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의 임기말 레임덕 현상이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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