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빙 국가대표 우하람·김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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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대한민국은 지금…> 다이빙 국가대표 우하람·김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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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만들어가는 두 다이버

다이빙 김수지 선수
▲ 다이빙 김수지 선수

[JSA뉴스] 1904년 올림픽에서 첫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다이빙은 올림픽 역사와 함께해왔다. 도쿄올림픽에선 남녀 합계 모두 8개의 메달이 걸려 있다. 한국 다이빙 국가대표 우하람과 김수지에게 지난 1년간의 여정과 올림픽, 그리고 다이빙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2019 광주 세계선수권에서 3m 스프링보드와 10m 플랫폼 종목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한 우하람은 비록 1년 연기되긴 했지만, 드디어 개최될 도쿄올림픽과 그에 앞서 예정된 다이빙 월드컵을 앞두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많은 일들이 있었던 2020년, 우하람은 이렇게 돌아봤다.


처음엔 당황
오히려 기회


"올림픽이 처음 연기됐을 때는 당황스러웠는데, 오히려 1년을 더 준비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고 좀 더 훈련에 임했던 것 같다. 선수촌 퇴촌 후에 다들 소속팀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전국적으로 코로나19 상황이 좋지 않아서 문을 연 다이빙장이 없었다. 그래서 소속팀 체육관에서 웨이트 트레이닝과 지상 훈련 위주로 훈련을 진행했다."


올림픽 연기로 인해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은 지난해 3월 대표선수들과 지도자들에게 퇴촌을 통보했다. 원래 계획은 선수들에게 약 5주간의 휴식을 준 뒤 방역을 마치고 재입촌과 훈련 재개를 하는 것이었지만,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입촌 일정은 계속 늦춰지다 결국 5월 중순 무기한 연기됐다.

4개월 만에 다이빙대로 돌아온 우하람은 그로부터 4개월 후인 지난해 11월13∼15일 치러진 2021년 다이빙 국가대표 선발대회에서 3m 스프링보드와 10m 플랫폼 모두 1위에 올라 국가대표 자리를 이어갔다. 이어 2019년 세계선수권에서 자신이 따낸 3m 스프링보드와 10m 플랫폼 올림픽 출전권을 통해 올림픽에 다시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우하람은 리우올림픽 10m 플랫폼에서 한국 다이빙 사상 최초로 올림픽 결선에 진출하는 역사를 썼다. 당시 18세의 나이로 다이빙 종목에 홀로 출전했지만, 총 28명이 출전한 예선에서 438.45점으로 11위, 준결선에서는 453.85점으로 18명 중 12위에 올라 12명이 출전하는 결선 무대에 설 수 있었다.


결선 최종 순위는 11위였지만, 한국 다이빙 역사에는 새로운 장이 열리는 순간이었다.


다이빙 종목이 야외에서 진행됐던 리우올림픽에서는 예측할 수 없는 강풍 때문에 여러 선수들이 고전했고, 야외 다이빙이 처음인 우하람 선수도 스프링보드에서는 24위로 예선 탈락의 아쉬움을 겪었다.


[우] 출전 가능한 모든 세부종목 참가
2019 세계선수권 역대 최고 성적


우하람이 다이빙을 처음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1학년인 2005년. 국내에 본격적인 다이빙 지상훈련장이 완공된 것은 2010년(김천 지상훈련장). 다이빙 대표팀이 다이빙풀과 지상 훈련장이 갖춰진 진천선수촌 수영장에 들어간 것이 2011년 12월, 그리고 다이빙 대표팀에 트레이너가 생긴 것이 2014년이었기 때문에 지금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부족한 환경에서 다이빙을 시작했다.


우하람은 그래도 다이빙이 좋았다.


"처음에는 매력이라기보다는 초등학교 때 재미로 시작했다. 어느 정도 능력이 있는 것 같았고, 다이빙하는 것이 즐거웠다. 좋아해서 다이빙에 빠졌던 것 같다. 다이빙은 지상 훈련도 중요한데 전국적으로 다이빙 전용 지상 훈련을 할 수 있는 곳이 이제 많이 생겼다. 요즘은 코로나19 때문에 조금 열악해진 상황이지만, 시설이나 실력은 과거와 비교하면 많이 좋아졌다."


정해진 기술
더 완벽하게


2013년 바르셀로나 세계선수권부터 본격적으로 국제대회에 출전하기 시작한 우하람의 출전 기록을 보면 기본 3개 종목부터 시작해 최대 5개 종목(세계선수권의 경우 개인전 3개 - 1m, 3m 스프링보드, 10m 플랫폼 - 싱크로 2개 - 3m 스프링보드, 10m 플랫폼)까지, 출전 가능한 거의 모든 세부종목에 참가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리우 2016 남자 3m 스프링보드 금메달리스트인 중국의 차오 위안을 포함해 많은 선수들이 많아야 대회당 최대 3개 종목 정도를 뛰는 것과 비교해 보면 상당한 숫자다. 


다이빙은 기계체조와는 달리 이전에 없던 창의적인 기술이 나오는 종목이 아니다. 정해진 기술을 누가 더 완벽하게 구사하느냐의 경쟁이다. 따라서 정상급 선수들의 경쟁은 대회에서 누가 더 완벽하게 하느냐, 누가 실수가 없느냐, 누가 컨디션이 좋으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다이빙 우하람 선수
▲ 다이빙 우하람 선수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우하람은 개인전 1m 스프링보드 동메달, 10m 플랫폼 동메달을 따냈다. 김영남과 한 조로 출전한 싱크로나이즈드에서는 3m 스프링보드와 10m 플랫폼 모두 중국에 이어 은메달을 차지했다. 


광주에서 열린 2019 세계선수권에서는 출전하는 종목마다 한국 남자 다이빙 역대 최고 성적을 냈고, 1m와 3m 스프링보드에서는 세계선수권 최고 성적인 4위, 10m 플랫폼에서 6위, 10m 싱크로나이즈드에서도 6위를 기록했다. 이 결과로 3m 스프링보드와 10m 플랫폼은 도쿄올림픽 출전 자격을 획득했다.


"아직 가야할 길이 더 멀다. 어렸을 때 다이빙을 시작하면서 꿈꿨던 것들을 아직 이루지 못했다."


도쿄올림픽 3m 스프링보드, 10m 플랫폼 개인전 출전 자격을 획득한 우하람은 목표로 하고 있는 싱크로나이즈드도 남아 있다. 싱크로나이즈드에서 우하람과 한 조를 이루는 선수는 라이벌이자 동반자라 할 수 있는 김영남이다. 


두 선수는 개인전에서는 항상 국내 1, 2위를 다투지만 싱크로나이즈드에서는 함께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2019 세계선수권에서 입상과 올림픽 출전 자격 획득을 동시에 노렸지만, 10m 플랫폼에서 6위, 3m 스프링보드에서 10위에 오르며 메달 획득에는 실패한 바 있다.


우하람은 도쿄올림픽이 끝나면 바로 3년 후 개최되는 2024 파리올림픽에 대한 생각도 이미 하고 있다.


"도쿄올림픽에서 메달을 딸 것이고, 다음 파리올림픽에서도 아직 전성기 나이이기 때문에 충분히 도전할 수 있을 것 같다."


[김] 14세때 올림픽 첫 경험
2019 세계선수권 새 역사

김수지는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 1m 스프링보드 동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다이빙 최초의 세계선수권 메달리스트가 됐다. 2021 FINA 다이빙 월드컵 여자 3m 스프링보드 예선 18위를 기록하며 도쿄올림픽 출전을 확정, 런던 2012 이후 9년만의 올림픽 출전을 예약했다.


2012 런던올림픽 당시 14세의 중학생이자 한국 선수단 최연소 선수였던 김수지는 첫 올림픽에 대해 이렇게 기억했다.


"그때는 올림픽이 그렇게 큰 시합인지 체감하지도 못했고, 출전하기 힘든 시합인지도 몰랐다. 긴장이 되기는 했는데 너무 멍했다. 계속 그렇게 뛰다가 4차 시기에 구경하러 오신 아티스틱 스위밍 대표팀 언니들이 ‘한국 파이팅!’하고 외치는 소리를 듣고 심장이 뛰었다. 이미 많이 늦었을 때였지만 정신을 차렸다."


14세 때 경험한 첫 올림픽은 여자 10m 플랫폼 종목 26위를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올림픽 이후 잠시 국제대회에서 주춤하던 시기가 있었지만,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1m 스프링보드와 3m 싱크로나이즈드 모두 4위에 오르며 다시 가능성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비인기 종목
한계 넘는다


2018 아시안게임 1m 스프링보드에서 동메달을 획득,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시상대에 올랐던 김수지는 서서히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2019년 광주 세계수영선수권 대회 2일차인 7월13일 목에 걸었던 여자 1m 스프링보드 동메달은 한국 다이빙 최초의 세계선수권 메달이자 2011년의 박태환 선수 이후 8년 만에 나온 세계수영선수권 메달이었다.


본인도 예상하지 못한 깜짝 동메달이었다. '최초'라는 수식어나 홈에서의 메달 획득으로 큰 관심을 얻게 된 것에 대해 김수지는 이렇게 말했다.


"솔직히 다이빙이 비인기 종목이라 다들 관심이 별로 없다. 다이빙이라고 하면 스쿠버 다이빙으로 아시는 분들이 많은 정도로 모르시는 분들이 많다. 그런데도 이렇게 응원을 해 주시는데, 이를 부담으로 느끼면 그건 너무 죄송스러운 일인 것 같다. 더 봐주시고 더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


한국 다이빙 최초의 세계선수권 메달리스트가 됐다는 기쁨은 있었지만, 김수지에게 2019 세계수영선수권은 주종목인 3m 스프링보드에서 상위 12명까지 주어지는 올림픽 출전 자격을 획득하지 못한 점에서는 아쉬웠던 대회였다.


남자 다이빙에서 '최초'를 만들어가고 있는 우하람과 마찬가지로, 김수지도 초등학교 1학년 때 방과 후 수업으로 다이빙을 처음 접했다.


"시작은 초등학교 1학년 때였다. 내가 가만히 있지 못하는 학생이어서 방과 후 수영으로 에너지를 풀어보라는 담임 선생님의 권유가 시작이었다. 그냥 수영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다이빙 수업이었다. 전혀 모르고 시작했지만, 하다 보니 재미도 있고 칭찬도 많이 받아서 흥미를 느꼈고, 그렇게 선수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중학교 2학년 때인 14세 때부터 시작된 대표팀 생활과 첫 올림픽 출전, 아시안게임 등을 거치며 점점 더 발전하고 있는 다이빙 환경을 실감하고 있다. 다이빙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 시청자들이 다이빙 경기를 볼 때, 그 매력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는 무엇일까.


"일반 시청자분들이 저희 경기를 보시면 몇 바퀴를 도는지 잘 모르시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제일 편한 방법은 입수할 때 물이 어느 정도 튀는가, 봤을 때 ‘우와!’하는 소리가 자연스럽게 나올 정도인가를 보면 될 것 같다."


두 번의 연기 끝에 지난 1일 막을 올린 2021 FINA 다이빙 월드컵.


김수지 선수는 한국 다이빙 대표팀의 일원으로 여자 3m 싱크로나이즈드와 3m 스프링보드에 출전했다. 첫날 열린 3m 싱크로나이즈드 종목에서는 조은비와 팀을 이뤄 예선에서 16개팀 중 11위를 기록, 상위 12팀이 진출하는 결선까지 올라갔고, 최종 순위 12위를 기록했다.


지난 3일 열린 여자 3m 스프링보드 경기에서는 예선 272.10점을 획득, 전체 48명 중 18위에 올라 올림픽 출전권 확보와 함께 준결선에 진출했다. 9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서게 된다면 어떤 기분일까.


"가야할 길 
아직 멀었다"


"너무 간절하고 진짜 나가고 싶다. 모든 대표팀 선수들이 다 같은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노력을 해야 설 수 있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후회 없이 시합하려고 한다. 일단 출전만 하게 된다면 너무 행복할 것 같고, 그 행복을 가지고 더 행복해지려고 노력할 것이다."


자료제공 : JSA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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