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윤석열 동거 밀당전 막전막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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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윤석열 동거 밀당전 막전막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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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보다가 입맛만 버릴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당선으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권 시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입당에 “정해진 것은 없다”던 윤 전 총장 측이 미묘하게 입장을 바꿨다. 다만 일각에서는 양측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박성원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 ⓒ박성원 기자

내년 대선을 8개월여 앞두고 제1야당인 국민의힘과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밀당’이 계속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6월 말이나 7월 초에 정치 참여 선언을 할 예정임을 밝혔다. 사실상 대권을 향한 본격적인 기지개를 켜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셈이다.

신중론


다만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입당과 관련해서는 신중론을 내세우고 있다. 윤 전 총장 측 이동훈 대변인은 “국민이 불러서 나왔다. 가리키는 길대로 따라 간다고 말씀드렸다. 아무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는 제3지대에서 출마한 뒤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반면 이 대표는 일관적으로 ‘정시 출발론’을 주장하고 있다. 예외 없이 오는 8월에 야권 대권주자들을 대선 경선에 올릴 것이란 얘기다. 원외에 있는 무소속 홍준표 의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최재형 감사원장을 포함해 당내의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하태경 의원 등까지 모두 참여하는 경선이다.

이는 범야권 후보들의 ‘공정한 경선’을 보장하겠다는 그의 공약이기도 했다.


사실상 야권 유력 대권주자 1위를 달리고 있는 윤 전 총장에게 어떤 특혜도 주지 않겠다는 심산으로 읽힌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대표의 당선 이후 국민의힘은 연일 축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4일 발표된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국민 여론을 조사한 결과,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39.1%,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29.2%로 각각 집계됐다. 민주당과의 격차를 10%포인트 가까이 벌린 수치다(자세한 내용은 중앙관리선거관리위원회 참조).


이를 두고 정계에서는 이른바 ‘이준석 돌풍’으로 인해 전당대회 효과가 최고조에 달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윤 전 총장을 향한 이 대표의 입당 압박은 계속되고 있다. 이 대표는 “막판에 ‘뿅’하고 나타난다고 해서 당원들이 지지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내년 대선이 3월에 예정된 만큼, 6개월 정도는 당원들과 호흡하는 과정이 있어야 당심을 얻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외에도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의 경쟁력에 의구심을 표했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자리나 경제 문제 등이 부각되면 각광받는 대선주자도 조금씩 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지금 호사가들이 윤 전 총장의 반부패 이미지가 자체 발광이냐 반사체냐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느냐”며 윤 전 총장의 한계를 지적했다.


윤 전 총장에게 ‘당 후보들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메시지를 암시한 셈이다.


정시 출발론에 조기 입당설 솔솔
기지개 켜는 윤 시계는 6말? 7초?


이는 윤 전 총장과의 기싸움에서 우위를 선점하고자 하는 이 대표의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4·7 재보궐선거 승리와 당 지지율 40%에 육박하는 등 제1야당으로서의 존재감을 회복한 만큼 당이 범야권 통합의 중심에 서겠다는 것이다.


동시에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을 꾀어낼 당근 전략도 구사하고 있다. 현재 여권에서는 윤 전 총장의 처가 등 가족과 관련해 ‘X파일’을 거론하며, 네거티브 공세를 미리 경고한 상태다. 여당의 네거티브 공세를 막아내기엔 제1야당의 듬직한 ‘뒷배’가 필요하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고성준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고성준 기자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전당대회에서 이미 윤 전 총장을 지킬 ‘비단 주머니’까지 공약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이 대표의 정시 출발론에 힘을 실어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의원은 “입당을 하려면 빠를수록 좋다”며 “늦으면 늦을수록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선례가 있지 않나”라고 했다.


원희룡 제주지사 역시 견제에 나섰다. 원 지사는 “국민의힘이 윤 전 총장의 정치 일정을 고려해 대선 경선 일정을 조정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특정인을 특별 대우하는 게 당의 지지율에 더 도움이 안 될 것”이라면서 이 대표의 정시 출발론에 대해 동의했다.


윤 전 총장 측은 국민의힘의 전방위적인 압박에 밀리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입당에 대한 윤 전 총장 측의 발언이 최근 수차례 바뀐 점이 이를 방증한다. 이달 초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의원들을 만날 당시에도 그가 국민의힘에 조기 입당할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윤 전 총장 측은 “정해진 것이 없다”며 조기 입당에 선을 그었다.


이 대표 당선 이후 윤 전 총장 측은 묘하게 입장을 바꿨다. 이동훈 대변인은 “윤 전 총장의 시간표와 이 대표의 시간표가 상충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정시출발론을 강조하는 이 대표와 대척점에 서지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이 대표의 등장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중도와 청년층의 지지층을 공략하고 있다. 이는 이 전 대표의 지지 세력과 겹친다. 이 대표와 시너지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되면서, 윤 전 총장의 생각도 국민의힘 조기 합류로 기울어진 것이라는 해석이다.


윤 전 총장의 조기 입당설이 힘을 받으면서 야권의 대선 시계는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윤석열 페이스대로 가야 한다”는 지지자들의 의견도 있다. 윤 전 총장이 여전히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민의힘에게 크게 휩쓸리지 않아도 된다는 주장이다.


시너지


이를 의식한 듯 이동훈 대변인은 “국민의힘에 그냥 들어가는 것에 대해서는 윤석열식이 아니다. 윤석열 페이스대로 가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다”며 “이런 분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있다. 아마 늦지 않은 시간에 선택을 하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요시사 설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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