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우승자 손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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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기적의 오디션> 우승자 손덕기

일요시사 0 2078 0 0

[일요시사=김설아 기자] ‘그것은 기적이었다.’ 시선장애라는 핸디캡을 가지고 있던 손덕기가 SBS 배우 오디션 프로그램 <기적의 오디션>의 최종우승자가 된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새로운 경험, 그리고 조금의 환상. 배움에 대한 목마름으로 도전한 오디션이었다. 그리고 손덕기는 2만2000대 1의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우승트로피를 거머쥐었다. 8개월에 걸친 대장정을 끝내고 떨리는 목소리로 우승소감을 전한 지도 어느새 두 달. 그는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크리스마스 특별연극’을 준비하고 있는 손덕기를 대흥동의 한 연습실에서 만났다.

시선장애 극복한 ‘기적의 사나이’, “내년 신인상이 목표”
“질리지 않고 다양한 색을 보여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

“최종 우승자가 됐을 때 ‘설마…’라고 생각했어요. 아무것도 가진 것도 없고, 소위말해 돈도 없고 백도 없는 내가 될까? 했는데 됐더라고요.(웃음) 우승 자체가 그야말로 ‘기적’이었죠. 또 다른 한편으로는 나처럼 부족한 사람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준 것 같아 기뻤어요.  나와 같은 상처와 아픔으로 좌절하고 있을 많은 분들에게 ‘용기’가 된 것 같아서요. 지금은 내년 상반기 SBS드라마를 통해 시청자들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연기에 대한 목마름

손덕기는 이제 막 아마추어라는 꼬리표를 떼고 프로의 세계에 첫 발을 내디뎠다. 그런데 이 신예, 처음부터 ‘작은 봉우리’를 꿈꾸지 않았다고 한다. 그를 결코 쉽지 않은 치열한 경쟁 속으로 이끈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여기까지 오게 한 힘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손덕기는 ‘꿈’이라고 짧게 말했다.

“거제도에서 지냈던 어린시절부터 배우를 꿈꿔왔어요. 영화를 보면서 ‘아 나도 저 사람처럼 연기하고 싶다’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게 어느새 꿈이 되어버렸죠. 그리곤 ‘배우가 되려면 서울에 가야한다. 서울에 가려면 공부를 잘하는 것 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어요.”

그는 어릴 적 뇌종양 제거 수술로 시신경에 이상이 생겨 한 곳에 시선을 집중할 수 없는 시선장애를 안고 있음에도 불구, 삼수 끝에 대학에 입학해 영문학과 프랑스어를 전공했다.

“제 공부도 연기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맷 데이먼이나 나탈리 포트만처럼 똑똑하고 연기도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었죠. 공부도 연기의 일부분일거라고 생각해서 열심히 했어요.”

대학에 입학한 그는 본격적으로 연기에 대한 열정을 쏟아 붓기 시작했다. 배우가 되기 위해 지난 4년간 뮤지컬을 했고, 1년은 연극도 했다. 단편영화도 2편 찍었고, 지하철 및 길거리 공연도 4년이나 하면서 내공을 쌓았다.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손덕기는 스스로에 대해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연기를 지속적으로 하긴 하는데, ‘나는 배우를 해도 되는 사람인가?’ ‘배우로서의 가능성이 나에게 있나?’라는 의문이 자꾸 머릿속을 맴돌았죠. 무엇보다 ‘제가 연기를 계속 해도 됩니까?’라는 물음에 답을 얻고 싶었어요. 그러던 찰나에 <기적의 오디션> 관련 기사를 보게 됐고, 연기에 대한 목마름이 컸던지라 ‘미라클 스쿨’ 안에서 PD와 스타 연예인이 직접 연기지도를 해준다는 말에 솔깃했어요. 8개월 동안 제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확인받음과 동시에 연기에 대한 많은 노하우를 익히게 된 것 같아요.”

운명처럼 <기적의 오디션>에 도전하고 연기자로서의 치명적인 약점인 시선장애를 극복하고 우승을 하기까지. 그는 두려움을 이겨냈고,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연기는 그에게 카타르시스를 안겨주었다.

“저는 하나에 빠지면 아주 집중해서 하는 스타일이에요. 연기에 대한 제 열정도 마찬가지죠. 연기를 할 때 걸림돌이 되는 시선처리 문제도 저 스스로 방법을 터득할 때까지 연습했더니 나중엔 크게 문제될 게 없었죠. 드림마스터였던 범수형에게 하루 10시간 넘게 연기지도를 받은 것도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손덕기의 연기를 향한 노력은 오디션 회가 거듭될수록 진가를 발휘했다. 그는 어떤 미션이든 주어지는 대로 완벽히 소화해냈고, 심사위원들로부터 호평을 받아냈다.

오디션하는 매 순간 강한 감정과 떨림, 갈등을 느껴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았지만, 즐기며 할 수 있었다는 손덕기는 우승의 부상으로 내년 상반기 SBS 드라마에 주연급으로 출연할 기회를 갖게 됐다.

“먼저 내년 드라마에서 좋은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싶어요. 그러면서 천천히 ‘손덕기’라는 배우에 대한 신뢰가 쌓여나갔으면 좋겠어요. ‘이 사람의 연기는 볼만 하다. 혹은 이 사람의 연기는 다를 것이다. 가볍지 않다’는 말을 듣고 싶어요. 현실적인 목표는 신인상을 타는 거예요.(웃음)” 

연기가 주는 카타르시스

이어 손덕기는 자신의 롤모델로 배우 이병헌, 조승우, 하정우, 송강호, 유해진 등을 꼽았다. “남들이 비웃을 만큼 꿈을 크게 꾸자는 철학이 있어 언젠가 이병헌 선배님처럼 할리우드에서 영화를 찍고 싶은 게 제 꿈이에요. 조승우 선배님처럼 영화와 뮤지컬을 동시에 하고 싶기도 하고요. 또 하정우?송강호?유해진?김윤석 선배님처럼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그는 자신과 같이 20, 30대 도전하는 청춘들을 위한 응원의 말도 잊지 않았다.

“당장 행동에 못 옮기더라도 꿈을 꾸면서 살아갔으면 좋겠어요. 무엇이든지 계속 배우려고 하고, 삶의 변화를 주고, 스스로 성장해 나간다면 분명히 꿈에 한 발자국 다가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현재보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배우 손덕기. 그가 내년 상반기 어떤 색다른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설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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