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튀긴 국회 난투극 현장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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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튀긴 국회 난투극 현장고발

일요시사 0 1413 0 0

국회에서 여당 원들과 보좌진들의 몸싸움이 또 다시 벌어졌다. ‘민의의 전당’인 국회가 격투기 장으로 변질돼 버린 것이다. 국민을 대변하고 지역구를 대표하는 의원들이 대화와 타협으로 현안을 해결하는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기는커녕 매번 국민들을 실망시키는 추태를 보이고 있다. 이에 <일요시사>는 증언자의 목격담을 토대로 국회 난투극을 재구성 해봤다.


사건의 발단은 역시나 기득권 때문이었다. 4·11 선을 불과 두 달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 선거구 획정과 관련 같은 당 의원끼리 마찰이 생긴 것이다.

기득권을 내려놓고 쇄신을 강행하고 있는 당의 행보와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인 두 의원은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이하 정개특위) 소속 새누리당 간사인 주성영 의원과 경남 남해·하동이 지역구인 여상규 의원이었다.

새누리당은 4월 총선에서 지역구 1석을 줄이고 비례대표 1석을 늘리는 방안을 민주통합당에 최종 제안했는데, 남해·하동은 전국에서 인구가 가장 적어 합구 위기에 처해 있다.

지역구 획정을 마무리해야 하는 주 의원과 “제발 내 지역구는 살려 달라”는 여 의원의 입장차가 멱살잡이로 확대된 것이다.

“내 지역구 살려 달라”

주 의원은 지난 15일 새누리당의 최종안을 정개특위 야당 간사인 민주통합당 박기춘 의원에게 제시했다.

이 방안에 여 의원의 지역구가 통폐합 되는 지역으로 포함되자 여 의원은 주 의원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고 한다. 그만큼 필사적인 여 의원이었다.

 여 의원은 오후 1시경 국회 본관 3층 귀빈식당에서 식사를 겸해 열린 비공개 정개특위 여야 간사 협의 자리를 찾았다.

그는 “농촌인 남해·하동을 사천 등 인근 도시지역과 합쳐서는 안 된다”며 목청을 높였다. 이 과정에서 주 의원과 여 의원 간의 언쟁도 벌어졌다.

점심식사가 끝나자 여 의원은 “지역구 통폐합과 관련해 이야기를 하자”며 주 의원을 붙잡았지만 주 의원은 “할 말 없다”며 의원회관으로 이동했고, 이 과정에서 두 의원은 “가지 말라” “할 말 없다” 등의 언쟁을 주고받으며 팔을 붙잡는 등 승강이를 벌였다.

의원회관까지 도착한 여 의원은 사무실 안에까지 들어와 “합구는 절대 안 된다”고 외치자 주 의원은 “더 이상 할 얘기가 없다”며 의원실 방문을 걸어 잠갔다.

이에 여 의원은 휴대전화로 보좌진을 불렀다. 화들짝 놀란 주 의원 보좌진은 의원실 바깥 출입문을 잠가버렸다.

잠시 후 오후 2시 20분경 주 의원이 출타하기 위해 사무실을 나서자 기다리고 있던 여 의원과 보좌진은 주 의원에게 달려들었고, 엘리베이터를 타려는 주 의원을 필사적으로 가로막았다.

실랑이를 벌이다 10분 뒤인 오후 2시 반 의원회관 지하 1층 주차장에서도 실랑이는 계속됐다. 감정이 격해지자 실랑이의 강도는 높아졌고 엉겨 붙은 두 사람 사이에선 고성이 잇따라 터져 나왔다.

10여 분의 실랑이 끝에 여 의원이 몇 걸음 뒤로 밀려나더니 엉덩방아를 찧을 뻔하며 넘어졌다. 다행히 한 손을 땅에 짚고 넘어져 큰 부상은 면했다.

여 의원이 승용차에 오르려는 주 의원의 가방을 붙들었고 주 의원이 가방을 놓아 버리자 중심을 잃고 넘어진 것이다.

상황이 거칠어지자 두 의원의 보좌진도 달려들었다가 상대방의 얼굴과 가슴에 주먹을 날리는 난투극이 벌어졌다. 난투극 중에 한 보좌관은 피를 흘리는 찰과상까지 입었다고 한다.

격한 몸싸움이 벌어지는 와중에 주 의원은 의원회관 1층 중앙현관 앞에서 승용차에 올라탔다. 이 과정에서도 차에 타려는 주 의원과 이를 저지하려는 여 의원 간의 실랑이가 한동안  계속됐다.

한 국회 방호원은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현역 의원들의 몸에 손을 대고 힘으로 제압해 떼어놓을 수도 없고...”라며 난감한 모습을 보였다.

두 의원은 한참을 실랑이를 벌이다 기자들이 몰려들자 언제 그랬냐는 듯 점잔을 뺐다.

이 장면을 목격한 한 여당 관계자에 따르면 “두 분 다 안면이 있는 의원들이었지만 실랑이가 워낙 심해 도무지 나설 수가 없었다”면서 “누가 먼저였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의원들도 주먹을 주고받고 있었고 그 정도가 심해 마치 폭력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 했다”고 밝혔다.

금배지를 달기 이전 판사였던 여 의원과 검사였던 주 의원이었지만 이들에게 법보다 주먹이 가까웠고 이를 몸소 실천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주먹다짐을 부정했다. 주 의원 측은 “통상적인 실랑이 정도였다”고 밝혔고 여 의원 측도 “주먹다짐은 아니었다”고 부인했다.

여 의원은 “인구 한도가 안 되는 대구 달서나 부산 남구를 놔두고 남해·하동을 통폐합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영화 속 한 장면”
 
한편 이날 ‘남해·하동 선거구 지키기 추진위원회’ 소속 주민 40여 명은 국회 본관 2층 로텐더홀에서 “선거구 획정 논의를 중단하라. 농촌 지역구 반드시 사수하자”며 농성을 벌였다.

총선이 두 달도 남지 않았지만 선거구 획정은 좀처럼 진척이 없다. 선거구 획정 지연은 여야가 서로 유리한 지역구를 하나라도 더 챙기려는 샅바싸움 탓이 크다.

이처럼 최근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지역구 획정을 놓고 여·야는 물론 같은 당 의원들끼리도 갈등이 첨예한 양상이다.

그렇다고 자신들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체면과 자존심까지 내팽개치고 몸싸움까지 벌이는 추태를 더 이상 부려서는 안 될 것이며 말로만 “기득권을 내려놓자”고 외치지 말고 몸소 실천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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