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끗발세우는 ‘MB맨’의 저력

한국뉴스


 

마지막까지 끗발세우는 ‘MB맨’의 저력

일요시사 0 1349 0 0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MB맨’들의 낙하산 투입이 임기 말 정점을 찍는 양상이다. 이번에는 공기업의 감투를 나눠 주면서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만고불변의 진리까지 깨뜨린 이명박 대통령. 마지막까지 측근들을 꼼꼼하게 챙기며 낙하산 투입에 분주한 모양새다.

문화계 만신창이 유인촌 MB 총애 과시하며 ‘화려한 귀환’
무역협회ㆍ캠코ㆍ케이블협회…공기업 막판 MB맨 낙하산투입   

또다시 ‘MB맨’ 낙하산 투입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그간 여야를 초월해 이명박 대통령의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측근기용’ 인사문제가 비판대상으로 지적돼 왔지만 아랑곳 않는 눈치다. 오히려 마지막까지 스퍼트를 올리며 측근 자리챙겨주기에 여념이 없어 보인다. 임기 말까지 이 대통령의 무한사랑에 끗발세우는 MB맨들을 살펴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올 지경이다.   

촌사마의 귀환

먼저 모두의 예상을 뒤엎으며 저력을 과시한 건 ‘촌사마’ 유인촌 예술의 전당 신임 이사장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광부)는 지난 20일 예술의 전당 위상 제고에 기여할 것을 기대하면서 유 이사장을 새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장관직과 문화특보에 이어 이번에는 임기 3년의 예술의 전당 감투를 받은 것.유 이사장은 지난 1990년 현대건설의 성공신화를 다룬 TV드라마 <야망의 세월>에서 이명박 역을 맡으며 ‘이명박 신화창조’의 일등공신이 되었다.

이런 인연으로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직할 때는 서울시 산하 서울문화재단 대표를 맡기도 했다. 이어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선거유세에 적극 나서며 ‘MB맨’ 명함을 달았다. 이 대통령의 깊은 신임을 바탕으로 지난 2008년 2월 문화부장관에 올랐다.

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영화진흥위원회는 2008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에서 92개 공공기관 중 최하위인 E등급을 받았다. 게다가 ‘경고’ 조치를 받은 17개 기관 중 무려 23%에 해당하는 4개 기관(방송광고공사ㆍ체육진흥공단ㆍ국제방송교류재단ㆍ예술의 전당)이 문화부 산하였다.

이 같은 업적(?)에도 유 이사장은 장관 퇴임 6개월 만에 문화특보라는 이름으로 청와대에 입성했다. 유 이사장을 향한 이 대통령의 ‘무한사랑’이 두드러진 대목이다.

게다가 유 이사장은 그간 ‘욕설파문’과 ‘막말’ ‘기관장 물갈이 사건’에도 약 3년간 현 정부에서 최장수 장관을 지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통합당 의원들은 성명을 발표하고 “유 이사장은 문화예술에 특정 이념을 접목시켜 문화예술계의 갈등을 조장하고 혼란에 빠뜨린 장본인”이라며 즉각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유 이사장이 국립오페라합창단을 해체하는 등 “순수예술계 발전에 역행하는 정책을 실시했다”는 비판도 내놓았다.

예술계도 ‘MB맨’의 낙하산 인사를 껄끄러워하고 있다. MB정부 출범 이후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해임됐던 김정헌 전 문화예술위원장이 지난 22일 CBS의 한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최근 “조직문화, 조폭 문화에 가까운 의리를 중시하는 그런 인사가 아닌가 한다”고 힐난했다.

민주노총 국립오페라합창단 지부 문대균 지부장은 “문화부는 유인촌이 장관 시절 세운 공을 이유로 임명했다고 밝혔지만 그는 문화예술에 공헌한 적이 없다”며 “예술인의 심장에 ‘문화파괴자’ 유인촌이 들어앉으면 어떤 짓을 할지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누리꾼들도 그의 과거 언행을 지적하며 “예술의 전당이 아닌 ‘욕설의 전당’이 될 것이다”고 질타했다.

낙하산 투입은 예술의 전당 뿐만이 아니다. 대부분의 공기업과 공공기관들의 주주총회를 앞두고 인사이동이 시작됨과 동시에 MB맨들 역시 자연스럽게 투입 중이다.

한국케이블TV협회장에는 양휘부 전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 사장이 선정됐다. 양 신임사장은 KBS 보도제작국장 출신으로 2007년 이명박 캠프에서 방송특보단장과 대통령당선자 대변인실 자문위원을 지내며 이 대통령과 연을 쌓았다. 앞서 양 전 사장은 코바코의 사장 내정 당시에도 역시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역시 이달 말로 예정된 신임이사 선임을 앞두고 내부 진통을 겪고 있다. 신임 이사 후보로 내정된 A부장의 내부 징계를 받은 전력 때문이다.

캠코 노조는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이상필 본부장의 후임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청와대와 금융위원회에 추천된 인사 가운데 내부 징계를 받은 A부장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노조는 국회 정무위원회 등에 제출한 탄원서를 통해 “A부장은 신입사원 채용 때 대학차별을 해 국정감사와 언론의 지적을 받고 징계 받은 전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이번 인사가 내정된 데에는 ‘실세의 힘’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A부장은 이 대통령이 현대건설 시절 같이 근무했던 현대상선 B 전 사장의 동생으로 알려진다. 캠코는 이에 대해 “새 이사로 누가 선임될 지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FTA 전도사에 MB 눈독

한국무역협회도 지난 22일 한덕수 전 주미대사가 차기회장으로 선임되며 ‘낙하산’ 잡음이 일고 있다. 무역업계에서는 한 회장의 무역협회장 추대는 이 대통령 의지에 따라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회장이 노무현·이명박 정부를 거치면서 ‘한미FTA의 전도사’로 자리매김하면서다. 이에 대해 무역업계 일부에서는 국무총리와 재정경제부 장관까지 지낸 관료 출신이 낙하산 방식으로 무역협회 수장 자리를 꿰차는 것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전국무역인연합(전무련)은 “정부 보조금을 한 푼도 받지 않는 순수민간단체인 무역협회에 언제까지 정권 측근 인사가 회장을 맡아야 하느냐”고 성토한 것.

전무련은 그동안 정부가 낙하산 회장을 끊임없이 내려 보내며 무역협회가 무역업계를 위한 대변자 역할은 하지 못한 채 정권 입맛만 맞춰왔다고 꼬집었다.

0 Comments
광고 Space available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