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세론 딴지거는 사람들

한국뉴스


 

박근혜 대세론 딴지거는 사람들 <내막추적>

일요시사 0 3919 0 0
갈 길 먼데 앞길, 옆길, 뒷길까지 ‘훼방꾼’만

2012년 대선을 겨냥한 박근혜 전 대표의 발걸음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지난 대선 이후 현재까지 차기 대선주자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고 있다. 하지만 대권 경쟁이 본격화되는 대선 1년 전까지 ‘대세론’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예측 불가능한 변수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지난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중심으로 불기 시작한 대세론의 벽을 끝내 넘지 못했던 쓰린 기억을 가지고 있는 탓이다. 여기에 당 안팎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차기 대선주자들의 도약이 박 전 대표의 자리를 조금씩 위협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는 대선주자들 중 차기 대권에 가장 가까이 갔다는 평을 받고 있다. 지난 대선 이후 계속된 정중동 행보로 현실정치와 거리를 벌린 데다 외부 활동도 최소화했음에도 한번도 놓친 적 없는 여론조사 지지율이 이를 방증한다.

사정거리 안 ‘대세론’
불씨 키우고, 바람 불어주고

1287452473-54.jpg
박 전 대표는 지난 7~8일 차기 대통령 감을 묻는 여론조사전문기관 미디어리서치의 여론조사에서도 29.4%의 지지율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다. 2위를 차지한 오세훈 서울시장(9.2%)과는 20% 이상이 격차를 보이는 등 다른 차기 대선주자들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또한 최근에는 본격적인 대권행보에 앞서 ‘사전작업’을 하는 모습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당 안팎의 세력을 재정비하고 차기 대권주자의 경쟁력을 강조하기 시작한 것.

박 전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과의 ‘8·21 회동’ 이후 친이계 의원들과의 잇단 회동을 통해 당 내 입지를 굳히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고 황장엽 전 북한노동당 비서의 빈소를 찾기도 했다.
황 전 비서와는 ‘북한인권법’을 계기로 인연을 쌓은 사이기도 하지만 정가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가 이번 조문으로 세종시 정국을 계기로 멀어졌던 보수층을 끌어안겠다는 움직임을 나타낸 것 아니겠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 대통령과의 회동 후 친이계 의원들과의 만남이 계속되면서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지율 상승은 특히 지역적으로는 대구·경북에서, 지지정당별로는 한나라당 지지층에서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큰 편이다. 세종시 정국 등을 거치며 박 전 대표에게서 멀어졌던 한나라당의 ‘집토끼’가 그에게 다시 돌아오고 있다는 것.

친이·친박계를 아우르는 소통행보에 이어 황 전 비서의 조문으로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 지지층 결집이라는 부수입을 얻었다. 이는 당장 지지율 상승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내년 초 정계개편에서도 적잖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정가 인사들의 전언이다.
박 전 대표는 이와 함께 국회 상임위 활동을 통해 그동안 쌓아온 내공과 차기 대권의 구상을 펼치고 있다.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경제 정책과 관련, 기획재정위 활동을 통해 ‘준비된 경제 지도자’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는 것. 여기에 문제점 지적과 함께 대안을 제시하며 평소 강조해오던 ‘신뢰’와 ‘원칙’이라는 개념을 적절히 포함시키는 것으로 ‘큰 그림’을 그려가고 있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표가 내년 초 본격적인 대권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연말까지는 정기국회라 이에 집중하겠지만 차기 대권을 둔 당내 인사들과의 경선까지 고려한다면 적어도 내년 초에는‘내 사람’을 모으고 대권모드로 전환하게 될 것이라는 것. 이미 당 안팎에서 외연 확대 등 충분한 기반을 다져놓은 만큼 빠른 시일 내에 본격적인 도전이 가능하다는 게 정가 인사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2011년까지 당 안팎 확고한 자리 잡아야 대권 행보 탄력  
‘대세론’ 시동 거는 박근혜…조직력 회복하고 보폭 넓히고


일찌감치 ‘대세론’을 만들지 못하면 적잖은 고생을 하게 된다는 것도 박 전 대표의 발걸음을 재촉할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도 “2007년 경선 당시 캠프에서는 너무 늦게 (대권행보를) 시작했다는 반성이 있었다”면서 “박 전 대표가 내년 초부터 서서히 외부 활동을 넓혀나가고 그동안 공부했던 것들을 메시지로 던지는 과정을 거쳐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박 전 대표의 ‘대권 행보’는 어떻게 시작될까. 정치권 관계자들은 외부 활동을 최소한으로 줄였던 이전과 달리 외부 강연이나 국외 방문을 통해 국내외에서 존재감을 뚜렷이 세우는 방안을 거론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막아선 이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우선 당내 경선과 관련,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기세가 위협적이다. 김 지사는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연임에 성공한 후 이 대통령의 정책부터 리더십을 비판하는 등 각 세우기를 본격화했다. 이를 통해 차기 입지를 굳히는 동시에 지지율을 상승시켜 차기 대선주자군 순위를 껑충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아직까지 차기 대권행보를 본격화할 생각은 적어 보인다. 김 지사는 지난 13일 국토해양위 경기도 국감에서 “대통령 정책에 대해 쓴 소리를 하는 것이 독자적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는 장광근 한나라당 의원의 지적에 “대권에 뜻이 있다면 대통령에 쓴 소리해서 도움이 될 것이 뭐가 있냐”고 답했다. 그는 이어 현 정권에 비판적인 발언들에 대해 “도지사로서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일 뿐”이라며 “똑같은 말을 한 것인데 과거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가 지방선거 후부터 관심이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근혜 대세론 앞
견제 나선 한집 식구들


또한 “여권 대선 주자로 나갈 생각이 있냐”는 유선호 민주당 의원의 직격탄에도 “아직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만 말했다. 유 의원은 거듭 “대선에 나갈 생각이 있으면 지금이라도 도지사를 그만두어야 한다”고 했으나 김 지사는 “결심이 선 게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다른 유력인사로 정몽준 전 대표가 있다. 정 전 대표는 지난 6월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당대표직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6선 의원에 넓은 인맥 등 오랜 시간 무소속으로 활동하며 쌓은 내공에 한나라당 입성 후 얼마 되지 않는 시간동안 최고위원과 당대표로 활동하며 쌓은 당내 지지기반이 만만치 않다.
정 전 대표의 차기 대권 행보는 12월2일 이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자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이기도 한 정 전 대표가 만사를 제쳐두고 공을 들이고 있는 2022 월드컵 개최지 결정일이 이날이기 때문이다. 월드컵을 유치하느냐 마느냐는 ‘승부수’가 통할 경우 대권시작점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

야당에 뜬 별들
‘박근혜 대항마’ 될까

정 전 대표는 지난 12일 한일전에 앞서 “2002년 한일월드컵은 일본과 공동개최였다. 이번 2022년이 사실상 한국의 첫 월드컵”이라며 국민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이어 그는 “혹자는 한번 월드컵을 개최했는데 왜 또 하려하느냐는 물음을 한다”며 “이번 2022년 월드컵은 한국의 2번째 월드컵이 아니다. 2022년까지는 12년이 남아있고 그 기간은 남북간의 변화가 충분히 있을만하다. 한국의 월드컵 유치는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에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지금은 ‘킹메이커’로 더 손꼽히는 이재오 특임장관도 잠재적인 차기 대권주자다. 이 장관은 지난 대선에서는 ‘야전사령관’으로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를 진두지휘했다. 때문에 ‘차기 대권’을 세우는 일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본인이 직접 뛸 가능성도 있다. 국민권익위원장을 거쳐 7월 재보선을 통해 정계 복귀를 한 후 특임장관으로 임명되는 등 차근차근 정치적 역량을 키워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장관은 90도 인사로 자세를 한껏 낮추고는 있지만 현 정권의 2인자라는 시선을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당·정·청 핵심 지도부가 국정 현안을 논의하는 ‘9인 회의’ 등 각종 당·정·청 회의의 핵심 멤버로 참석, 주요 국정현안 논의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데다 여권의 ‘군기반장’이기도 하다.
또한 이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 국정지표인 ‘공정한 사회’를 전파하는 전도사 역할도 자임하고 나서는 등 정치권 안팎을 넘나드는 행보로 활동 폭을 넓히고 있는 것.

살아있는 정권과 가깝다는 점에서 킹 혹은 킹메이커가 될 경우 차기 대권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서는 지난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기세가 무섭다.
민주당의 전당대회는 손 대표 뿐 아니라 정동영, 정세균 등 빅3라 불리는 당의 차기 대권주자들이 모두 뛰어들면서 차기 대권을 둔 예비전으로 펼쳐졌다. 때문에 손 대표는 당권을 잡음과 동시에 차기 대권에 한발 더 다가서게 됐다. 

김문수·정몽준·이재오 ‘견제론’ 박근혜 발목 잡을까
손학규·유시민 ‘야권 대표주자’ ‘박근혜 대항마’ 승부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의 유력 대선후보로 떠오르는 등  컨벤션 효과를 등에 업고 차근차근 세를 불려나가고 있다. 이는 홍준표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손 대표의 수도권의 지지세가 상승하게 되면 우리로서는 참으로 힘든 정권 재창출 구도가 올 것”이라고 위기감을 드러냈을 정도로 위력적이다.
여기에 지지율의 추가 상승 여지도 남아있는 상태다.

한 정치전문가는 “그동안 민주당을 대표할 차기 대선주자가 없었다”면서 “민주당의 전통 지지세력과 여권 견제세력이 손 대표를 중심으로 힘을 모으려 한다면 추가적인 지지율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손 대표의 도약에도 야권의 유력 차기 대선주자 자리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는 유시민 전 장관도 박 전 대표의 대세론을 견제할 녹록치 않은 ‘맞수’다.
유 전 장관은 국민참여당 싱크탱크인 참여정책연구원을 맡으면서 ‘진보자유주의 노선’을 뒷받침하는 정책마련에 시동을 걸었다. 외연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인천시당 주최로 인하대에서 ‘진보정치의 미래’ 강연회를 가졌으며 지난 6일에는 대구대학교 특강에서 차기 대선과 관련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유 전 장관은 이날 차기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정의, 공정, 상식 등 국민이 원하는 것에 내가 답을 가지고 있느냐가 고민”이라며 “지지율보다 중대한 삶의 문제에 대해 답을 찾는 것이 우선”이라고 답했다.

또한 다음달 9일에는 ‘보육’을 주제로 전문가들과 첫 공개 토론회를 하는 등 앞으로 교육과 일자리 등에 대한 행사도 정기적으로 진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인사들은 “박 전 대표가 차기 대선주자 중 가장 앞서있기는 하지만 대선모드로 전환될 2011년 말, 2012년 초까지 대세론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예측 불가능한 수많은 변수들로 곤욕을 치를 수 있다”면서 “지난 대선, 이 대통령이 위협적인 공세 속에서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흔들리지 않는 ‘대세론’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대세론’에 시동을 건 박 전 대표와 이를 막아선 차기 대선주자들의 발걸음에 시선을 고정했다.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