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본 ‘자서전’ 속 김두관 ‘대권플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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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미리 본 ‘자서전’ 속 김두관 ‘대권플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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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노무현’ 롤모델은 노무현 아닌 룰라 전 브라질 대통령!

이주현 기자  2012.04.24 09:48:23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리틀 노무현’ 김두관 경남도지사의 움직임에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야권 잠룡 중 최대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 받는 김 지사가 물밑 행보를 마무리 짓고 본격 ‘대권 플랜’을 가동한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스타트는 출판기념회 준비 소식이 끊었다. 한 보수언론이 김 지사의 출판기념회 일정을 보도하면서 김 지사의 본격 대권행보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높아진 것. 하지만 김 지사는 이 같은 일정을 공식 부인하며 진화에 나섰다. 김 지사의 잠재력과 아직은 숨기고 싶은 진심을 <일요시사>가 긴급 취재했다.

지난 18일 야권의 잠재적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김두관 경남지사가 5월26일 경남 창원을 시작으로 6월2일 광주, 15일 서울에서 릴레이 출판기념회를 개최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정치권은 일순 요동쳤다. 대선주자의 출판기념회는 사실상 대선 출정식으로 결부된다는 정치권의 인식 때문에서다.

대선주자 출판기념회
사실상의 대선 출정식

출판기념회가 열리는 도시와 날짜도 관심을 증폭시켰다. 창원은 경남도청이 있는 자신의 근거지이고 5월23일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일로 주말까지 추모행사가 이어질 것으로 여겨져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는 김 지사로서는 많은 의미가 내포돼있다는 평가다.

6월2일로 예정된 광주는 민주통합당의 텃밭이자 민주화의 성지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신이 깃든 곳이다. 또한 이날은 지난 2010년 6·2지방선거에서 경남지사에 당선된 뒤 임기(4년)의 반환점을 도는 날이기도 하다.

15일로 예정돼 있는 수도 서울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했던 날로 해마다 당 차원의 기념행사가 열리는 날이다.

이 같은 일정은 6월9일로 예정된 민주통합당의 전당대회와 겹쳐 잘만 하면 흥행몰이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지도부 구성을 지켜본 후 15일 서울 출판기념회에서 공식적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김 지사는 이러한 사실을 즉각 부인했다. 보도가 나온 지난 19일 경남도청 대강당에서 열린 4·19 기념식 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책을 집필하고는 있다. 그러나 출판기념회를 준비한 바는 없다. 지난 2년간 도정경험을 중심으로 한 책이다”며 ‘대권 출마’를 본격화하기 위한 수순으로 개최될 ‘전국 릴레이 출판기념회’ 보도를 공식 부인했다.

하지만 이러한 부인은 ‘숨고르기’ 차원이라는 정황이 포착됐다.

그동안 말을 극도로 아껴왔던 김 지사의 한 측근은 출판기념회 일정이 보도되자 <일요시사>에 “비밀을 유지해온 사실이 모두 알려졌다”며 허탈해 했고 “사실이다”고 털어놨기 때문이다. 일단은 현재 도지사 신분이라 대선행보를 적극 표명하기 힘들어 부인하지 않았겠느냐고도 했다.

또한 그는 “김 지사가 브라질의 룰라 전 대통령을 ‘롤모델’로 잡았다”고도 밝혔다. “가난하고 어렵게 살았던 유년기 시절이 겹치고 중상층을 두텁게 한다는 목표가 같다”는 것이다. 평소 사석에서도 “한국의 룰라가 되고 싶다”는 말을 자주했던 김 지사의 의중으로 보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대목이었다.

실제 김 지사는 자신의 블로그인 ‘김두관 입니다’에 총선날인 지난 11일 룰라 전 대통령에 대한 글을 4편이나 올렸다.

김 지사는 2006년 지방선거 낙선, 2007년 대선 경선 예선 탈락, 2008년 총선 낙선. 잇따라 고배를 마신 이후 백수로 지내며 겪었던 좌절과 방황의 힘든 시간을 토로하며 “‘성공한 서민정부’의 모델을 보여준 룰라의 가치와 의미를 발견한 순간 새로운 희망과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고 룰라 전 대통령을 소개했다.

김 지사는 룰라 전 대통령의 성공 비결에 관심을 가지고 그의 취임부터 퇴임까지 임기 8년 동안 나온 신문과 잡지 기사, 논문, 자서전, 연설문은 물론이고 브라질을 비롯한 라틴아메리카 정치와 관련된 도서를 닥치는 대로 구해서 읽었다고 한다.

룰라 전 대통령은 초등학교 밖에 나오지 않았고 지독하게 가난한 유년시절을 보냈지만 취임 당시 GDP 4564억달러, GDP 증가율 1.1%, 외환보유액 370억달러, 물가상승률 12.5%에 달했던 브라질 경제를 퇴임 때까지 GDP 1조8000억달러, GDP 증가율 7.3%, 외환보유액 2735억달러로 높였고 물가상승률은 5.6%로 낮췄다.

이처럼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든 룰라 전 대통령에 매료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5월26일 창원, 6월2일 광주, 15일 서울 찍고 대선행?
전국 릴레이 출판기념회 보도 공식 부인은 ‘숨고르기’용

김 지사는 그의 일대기 소개도 했다. 가난 때문에 초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하고 국가기술연수원에 들어갔던 룰라 전 대통령은 가문에 선반기술공이 탄생한 것이 큰 자랑거리였다고 한다.

하지만 열여덟 살이 되던 해 공장에서 일하다 손가락 하나를 잃으며 방황이 시작되었고, 가난해서 제대로 배울 수도 없었던 신세를 늘 한탄했다고 한다.

24살에 결혼했지만 출산을 앞두고 아내가 제대로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의료사고로 비참한 최후를 맞자 또 다시 3년 반이라는 긴 방황의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김 지사는 룰라 전 대통령을 보며 남해 이어리의 어린시절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며 ‘가난했던 어촌마을, 먹을 것이 귀했던 그 시절, 가난은 룰라를 단련시켰듯이 나의 삶도 거칠게 단련시켰다’고 회고했다.

실제 김 지사는 경남 남해군 고현면 이어마을이라는 작은 시골에서 태어났다. 대대로 농사를 지으며 살아온 농민의 아들로 넉넉하지 않은 가정환경에서 자랐다. 더욱이 초등학교 4학년 때 아버지를 여의며 가세는 더욱더 기울었고 할아버지와 어머니가 감당했지만 집안 형편은 더욱더 어려워만 갔다. 하

지만 김 지사는 “나는 유년시절의 가난이 내 삶을 불편하게만 만들었던 것은 아니라고 항상 생각한다”며 “어렵던 시절의 기억들은 나에게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갖게 했고 그런 관심이 내 삶을 건강하고 보람된 방향으로 인도하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끈질기게 이어온 가난의 내력을 먼 과거의 추억쯤으로 정리할 만큼 정신적 여유가 생긴 것은 어릴 적부터 꿈꾸었던 대로 공직에 진출해 목민관으로서 뜻을 펼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라며 회고했다.

공직 생활에 뜻을 두게 된 계기도 밝혔다.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보면서, 이 사람들을 위해 무언가 보람 있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고 그렇게 하려면 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힘들었던 유년시절
룰라 대통령과 겹쳐

김 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언급도 빼먹지 않았다. 바닷가 소년, 가난한 농민의 아들, 늦깎이 사회운동가, 자수성가형의 입지전적 인물, 지역주의에 정면으로 맞서 싸운 인물, 선거에서 당선보다 낙선이 더 많았던 경험, 기득권 주류의 심기를 건드려 탄핵을 받은 비주류 정치인(‘고졸 대통령’과 ‘이장 출신 장관’)이라는 점에서 노 전 대통령과 닮은 점을 내세웠다.

김 지사는 “패배할 줄 뻔히 알면서도 소신과 원칙을 위해 온몸을 내던졌던 노 대통령! 그것은 절망보다 희망에 대한 의지가 더 강했기 때문”이라며 최고의 공통점으로 ‘중단 없는 도전의 인생’을 꼽았다. 문재인 상임고문과 안철수 원장이라는 투톱이 있지만 개의치 않고 도전 하겠다는 의지로 읽혀지는 대목이다.  

하지만 김 지사는 노 전 대통령과의 차이점을 언급하며 차별화도 꾀했다. 김 지사는 “내가 행정가의 길을 걷다가 정치에 입문했다면 노 대통령은 처음부터 끝까지 정치인으로 살았다”고 강조했으며 “지방자치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높으면서도 활동하는 공간은 달랐다”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이 이론(지방자치실무연구소) 분야에서 주로 활약했다면 나는 실천(지방자치개혁연대) 분야에서 발로 뛰었다”고 강조 한 것이다. 자신이 이장부터 시작해 남해군수, 도지사를 거치며 지방자치에 대해서는 노 대통령과 비교해 우위에 있다는 것을 어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지사는 업무 스타일에 대해서도 “노 대통령이 본인의 결단력과 아이디어를 중시한 반면 나는 동지들의 아이디어를 받아들여 실행하는 것을 잘 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또한 “노 대통령이 ‘비주류의 주류’였다면 나는 ‘비주류의 비주류’였다”며 “주류사회와 네트워크가 없다는 것은 나의 약점이자 강점이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친노 진영의 대표주자인 문 고문과의 차별화를 꾀하는 대목으로 풀이되며 김 지사가 그동안 “노무현 비욘드(beyond·노무현을 넘어서다)”에 목소리를 높여 왔다는 점도 노 전 대통령 ‘노무현의 그림자’로 불리는 문 고문에 대한 경계 차원에서라는 평가다.

하지만 김 지사는 “모순과 부조리에 대한 상식적 저항을 말뿐만이 아니라 실천에 옮겼다는 점에서 노무현 정신의 핵심적 가치를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실제로 지역주의에 대한 그의 불굴의 투쟁은 모든 사람의 양심을 일깨웠다”면서 “리틀 노무현이 그런 정신과 가치를 의미하는 것이라면 나는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자 한다”며 리틀 노무현으로서 노 전 대통령의 정신을 이어 받는 것을 거부하지 않았다.

‘노무현 비욘드’ 외치지만 ‘리틀 노무현’ 거부하지는 않아
계파 한계 극복할 수 있는 최적의 인물로 손꼽히는 ‘DOO’

김 지사는 “저는 서민의 아픔과 희망을 정책과 행정으로 구현할 수 있는 ‘서민 정치인’이라고 자부합니다”라고 주장했고 “강력한 의지로 분명하고 명확하게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어설프게 타협하지 않겠습니다”라고 자신의 소개글을 썼다. 

이러한 내용들은 다음 달 출간될 김 지사의 자서전에 주로 실리게 될 것으로 여겨지며 책을 출간함과 동시에 본격적인 대선행보를 시작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사직을 완수하지 못하고 중도 사퇴하는 것에 대해서도 김 지사는 편지형식을 빌려 도민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할 것으로도 예상된다. 자신의 최고 강점인 ‘스토리 있는 정치인’을 최대한 어필 한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김 지사의 강점은 많다. 행정의 젤 밑바닥(이장)부터 최고 상층부(장관)를 경험한 경력이 있고 경남지사 전까지 공직 선거와 당내 선거에 모두 출마하며 선출직은 처음인 문 고문과 신비주의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는 안 원장과 다르게 권력 의지를 숨기지 않는 승부사적 기질도 강점으로 꼽힌다.

또한 높은 친화력도 그의 강점 중 하나다. 친노 직계지만 핵심이 아니어서 비노계의 거부감도 적고 김대중 전 대통령 직계인 동교동계가 그에게 호감을 갖고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따라서 계파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최적의 인물로 손꼽히고 있다.

강점 많은 김두관
잠재력은 어느 정도?

그의 출마설은 총선 패배 후 수면위로 부각한 계파 갈등과 안 원장의 출마 여부에 관심이 쏠린 어수선한 분위기를 재정비하고 주위를 환기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당 내에서는 김 지사의 출마 결심을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후보 경선이 치열해지면서 흥행을 불러일으킬 수 있고 당 대선 경선이 치열할수록 추후 안 원장과의 단일화 과정에서 민주통합당 후보의 입지가 더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대의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 김 지사가 본격 대권행보에 나선다면 대선구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그의 잠재력이 어느 정도일지가 벌써부터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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