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주 4차 공판 불꽃 튀는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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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한성주 4차 공판 불꽃 튀는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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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깊어지는 상처 "결자해지는 어렵나?"

김지선 기자  2012.06.12 09:21:19

[일요시사=김지선 기자] 작년 말부터 시작됐던 방송인 한성주와 그의 전 애인 크리스토퍼 수의 4차 공판이 지난 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렸다. 이번 재판에서 주목할 점은 원고 측 크리스토퍼 수의 모친이 직접 증인으로 나선다는 점이다. 한성주의 입장에 반박하기 위해 모든 준비를 마친 크리스토퍼 수의 모친과 여기에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는 한성주의 치열한 진실공방전의 현장에서 공판의 주요 쟁점을 들여다봤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지난 4일 오후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은 마치 러시아워를 방불케 할 정도로 수많은 차량들이 줄을 지었다. 법원 안 역시 많은 사람들이 각자 개인의 용무로 분주하게 움직였다.

간혹 카메라와 마이크를 들고 서성거리는 타 언론사 기자들이 눈에 띄긴 했지만 생각만큼 많은 기자들이 장사진을 치진 않았다. 당일은 한성주와 그녀의 전 애인 친모가 직접 참석해 공판을 벌일 예정이었다. 하지만 공판시간 30분 전에도 4차 공판이 열릴 460호 법정 앞은 ‘개정중’이란 세 글자와 5~6명 내외의 기자들만 자리를 지켰을 뿐 매우 한산했다. 공판시간인 4시가 점점 가까워지면서부터 이내 하나둘씩 기자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허무했던 공판 현장
 
그때 크리스 측 변호사가 먼저 모습을 나타냈고 "오늘은 건질 것이 없는데 기자 분들이 왜 이렇게 많이 오셨냐"며 법정 안으로 들어갔다.

이날 재판 역시 사건 당사자들은 부재였고 양측 변호사들만 참석해 비공개 재판으로 이뤄졌다. 게다가 증인으로 나설 예정이었던 크리스토퍼 수의 친모와 한성주 측에서 내세운 증인 2명도 불참하면서 불꽃 튀는 공판현장의 모습을 기대하기엔 어려웠다.

당초 공판을 방청하려던 많은 기자들은 법정 안에 들어서자마자 재판관에 의해 내쫓기면서 판결이 끝날 때까지 기약 없는 기다림을 계속해야만 했다.  

이 사건은 방송인 한성주의 전 애인인 크리스토퍼 수가 당사자 동의 없이 둘만의 은밀한 동영상을 온라인상에 무차별하게 유포하면서 터진 연예인 섹스동영상 유출사건이다. 한동안 그녀의 동영상은 누리꾼 사이에서 일파만파로 퍼져나갔다.

이후 크리스토퍼 수는 "어느 날 한성주가 보복행위로 7명의 남자와 동행해 8시간 동안 자신을 감금한 채 집단폭행을 가했다"며 폭행혐의 형사고소 및 5억 원의 민사소송을 내걸었다. 하지만 한성주는 "그가 나를 모독하려 없는 얘기를 지어낸다"며 명예훼손으로 그를 맞고소 했다.

이는 곧 진실공방과 함께 장기적인 진흙탕 싸움으로 번졌고 서로 상반된 의견을 내놓으며 논쟁의 끝이 어딘지 가늠하기 힘들 정도가 됐다.

한성주 측은 지금까지 나왔던 사실 중에 지난해 3월 폭행사건이 발생했던 당시 8시간 동안 본인을 포함한 남자 7명과 크리스토퍼 수가 함께 있었던 것은 인정했다. 그러나 "결코 폭행을 가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 때 크리스토퍼가 작성한 각서 또한 수의 동의가 없으면 쓸 수 없다"며 원고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반면 크리스토퍼 측은 "당시 폭행이 있었고 각서도 한성주 측의 강요에 의해서 작성됐다"고 반발하며 "동영상은 자신이 가지고 있었으나 유포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양측의 주장은 엄연히 정황증거로밖에는 볼 수 없고 구체적인 물증이 따로 남아있지 않아 판단하기 힘든 상황이다. 시간이 갈수록 한성주와 크리스토퍼 간의 애매한 입장표명이 날로 증가하면서 재판만 길어지게 된 셈이다.

기나긴 기다림 끝에 30여 분의 시간이 흘렀을까. 460호 법정의 문이 열리고, 양측 변호사들은 나오자마자 누군가에게 쫓기듯 걸음을 재촉했다. 기자들은 분주히 움직이며 각자 편을 나눠 변호사 옆에 붙었다. 그리고는 당일 재판 결과에 대해 이것저것 묻기 시작했다.

한성주 측, “사건 당일 7명의 남자와 있었던 것은 사실”
크리스 측, “보복 폭행 맞다…크리스 직접 참여할 수도”

한성주 측 변호사는 "언론에 익히 알려진 대로 당시 한성주와 남자 7명, 크리스토퍼가 같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크리스토퍼 측이 주장하는 폭행은 일어난 적도 없었고 모두 거짓말"이란 입장을 밝혔다. 이어 그는 "판사도 '크리스토퍼 본인이 참석하면 순조롭게 종결될 수 있는 사건을 자취를 감추고 안 나오는 이유가 뭐냐'며 크리스토퍼 측에 물었다"고 재판관의 말을 전했다.

또한 이날 4차 공판에 증인으로 참석할 예정이었던 크리스토퍼 친모의 불참에 대해서는 "이미 법원에서 크리스토퍼의 증인신청을 기각한 일"이라고 짤막하게 답변했다. 한성주의 새 거처와 남자친구에 관련해서는 대답을 회피했으며 "재판은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을 남긴 채 곧바로 차에 올라탔다.

크리스토퍼 측의 입장도 들어봐야 했다. 특히 크리스토퍼 측 변호사는 기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으며 다양한 질문세례를 받았다. 그의 말에 따르면 “크리스토퍼의 모친이 증인에 불참하게 된 것은 법원의 기각판결 때문이 아니라 양측 합의로 인해 연기 된 것 뿐”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한성주의 보복 폭행은 절대 사실이고 크리스토퍼가 홍콩 병원에 입원했을 당시 그를 간호했던 친구가 증인으로 나올 예정이었으나 다음 공판으로 연기 됐다"며 "재판이 지지부지하게 길어진다면 크리스토퍼가 법원에 직접 참여할 수도 있다"고 크리스토퍼의 직접적인 재판참여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서로 상반된 의견

이로써 양측 변호사의 대변으로 4차 공판은 허무하게 일단락 됐고 7월16에 있을 5차 공판을 기다려야만 하게 됐다. 그날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누구의 말이 사실인 지는 정작 아무도 모른다. 한성주와 크리스토퍼 수 이 두 사람만이 그날의 진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만약 당사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없다면 이 소송은 장기적인 논란만 일으키고 서로에게 상처만 남긴 채 종결 될 것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진흙탕 속 설전을 하루라도 빨리 끝내려면 원고와 피고가 직접 재판에 참여해 정당하게 증거제출 및 증언을 해야한다. 오는 7월에 열릴 다음 공판이 한성주와 크리스토퍼 수의 마지막 설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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