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 응급실 살인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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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사건>20대 여성 응급실 살인 내막

일요시사 0 1259 0 0

"헤어지자고?" 아이 보는 앞에서 난도질…

김지선 기자  2012.06.18 14:03:42

[일요시사=김지선 기자] 사회풍토가 각박해진 탓일까. 우리는 매일 충격적인 사건사고를 뉴스로 접하게 된다. 얼마 전 20대의 한 여성이 자신의 남편을 칼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5살짜리 딸이 옆에서 말리는 데도 멈추지 않고 범행을 계속했다는 점이다. 전  국민에게 커다란 충격을 가져다 준 응급실 살인사건. 그녀가 자신의 남편을 상대로 그토록 무자비한 범행을 저지른 이유가 무엇인지 자세히 파헤쳤다.

지난 8일 경기 일산경찰서는 사실상 혼인관계였던 남성을 수차례 칼로 찔러 사망케 한 20대 여성에 대해 살인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여성은 29살 안모씨로 7일 오후 11시 반쯤 급히 응급실을 찾은 41살 두모씨 뒤를 끝까지 쫓아가 숨지게 만들었다. 뉴스를 접한 사람들은 안씨가 응급실까지 따라가 흉기로 남편을 찔러 살해한 사실에도 소스라치게 놀랐지만, 어린 딸이 말리는데도 무시하고 살인을 저질렀던 그녀의 잔인함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사건 당시 근처에 있었던 한 시민은 "시끄러운 소리가 계속 났다. 술 먹고 싸우는가보다 하고 말았는데 갑자기 여자가 악 쓰는 소리가 들렸다"고 했다.

호적문제가 발단?

당시 두 사람이 다투는 현장에는 안씨와 두씨, 그리고 딸과 안씨의 남동생까지 같이 있었다. 급기야 부부의 다툼이 심해지면서 안씨는 남편에게 흉기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안씨의 남동생은 '아이가 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에 잠시 아이를 데리고 떨어져 있었다.

그로부터 얼마의 시간이 흐른 후 두씨가 피를 흘리며 황급히 응급실에 뛰어 들어갔다. 안씨가 휘두른 칼에 목이 베인 것이다. 병원의 한 관계자는 "남자가 목을 감싸고 들어와서 의료진이 바로 응급조치 했다. 그러다 15분 가량 흘렀을 때 한 여성이 '남자의 보호자'라며 응급실에 들어왔다"고 당시 현장의 긴박한 상황을 설명했다. 이때 그녀는 5살짜리 딸과 동행했고 그녀가 흉기를 소지하고 있었다는 점은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해당 관계자는 "칼을 들고 들어오면 당연히 우리 직원들이 입구에서부터 막는다. 아무도 못봤다. 자신이 보호자라며 아이를 데리고 들어오는데 어느 누가 살해할 것이라고 의심이나 했겠느냐"라며 허탈한 소견을 전했다.

이때 충격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보호자라고 들어온 여성이 응급처치 중이던 남자를 향해 다짜고짜 흉기를 휘둘렀고 수차례 칼에 찔린 남자는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그것도 어린 딸이 엄마에게 "하지 말라"며 말리는 상황에서였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응급실 내 의료진과 환자들 모두 손쓸 겨를도 없었고 살 수 있었던 남자는 그렇게 허무하게 죽음을 맞았다.

안씨의 남동생은 경찰조사에서 응급실에 가기 전 일어났던 상황에 대해 성실히 답변했다. 안씨가 두씨에게 흉기를 휘두른 상황을 목격한 후 그는 "누나에게 '칼을 왜 가져왔냐? 왜 이랬냐?'며 다그쳤다" 곧바로 칼을 뺏었고 상황은 잠시 종료되는 듯했다. 안씨가 “내놔. 넌 상관하지 마”라고 화를 내자 동생이 다시 칼을 돌려줬고, 동생의 설득 끝에 편의점 앞에서 음료수를 마시며 흥분을 조금씩 가라앉혔다. 하지만 이미 그녀의 감정은 컨트롤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그렇다면 왜 안씨는 당시 자신의 어린 딸에게 끔찍한 모습을 보이면서까지 그런 일을 저지른 것일까. 사건의 내막은 이러했다. 6년 전부터 만나왔던 안씨와 두씨는 사실혼관계로 둘 사이에 딸까지 낳았다. 다른 사람들처럼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유지하지는 않았지만 두 사람은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지속적인 만남을 가져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다 갑자기 두씨에게서 이별통보를 받게 된 안씨는 충격을 받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는데, 여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들과 여러 가지 의혹이 난무했다.

단순히 "헤어지자"는 말 한마디 때문에 6년 동안 사실상 남편이라고 여겨왔던 사람을 응급실까지 쫓아가서 죽일 수 있는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또 다른 이유가 숨겨져 있을 것이다'라고 의문점을 갖는 것은 비단 유족뿐만이 아니다.

응급실로 뛰어가는 남편 끝까지 쫓아가
매달 주던 양육비 끊어서 우발적 범행

피해자 두씨의 유족은 "둘은 부부가 아니다. 죽은 것도 억울한데 사실로 밝혀진 것도 아니면서 동거녀다, 사실혼이다, 친딸이다 마구잡이로 몰아가는 것은 불쾌하다. 그 딸아이가 있다는 것도 오늘 처음 알았다"며 안씨와의 사이에서 딸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애초에 두씨가 고의적으로 가족들에게 알리지 않았을 확률이 높은 것이다.

반면 경찰 측이 조사한 결과는 전혀 달랐다. 일산경찰서 형사과 백승언 과장은 "현재 피의자 안씨의 친동생의 진술에 의하면 5살 여아는 둘 사이에서 태어난 친딸이 맞다. 게다가 딸의 성도 사망한 피해자 두씨의 성을 딴 이름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 딸의 호적은 아직도 안씨의 아버지, 즉 안씨의 딸 외할아버지 호적 아래 있는 상황이다. 이어 그는 "안씨와 두씨의 갈등은 꽤 오래됐을 것이다. 그녀는 딸의 호적을 남편 아래로 이전시키려고 두씨에게 수차례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는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두 사람 간의 끝없는 마찰이 지속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생활비라고는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50만원이 전부였던 기초수급대상자인 그녀에게 매달 양육비를 보태줬던 두씨가 아무런 통보 없이 양육비까지 끊으면서 둘의 갈등이 더욱 심해지기 시작했다.

빗나간 모정

그녀의 동생 측에 따르면 "두씨가 누나에게 왔다 갔다 하면서 생활비도 조금씩 보태주고 양육비도 대주고 그랬던 것 같은데 그게 좀 줄었던지 갑자기 지원이 끊겼던지 그런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는 알 수 없게 됐다. 안씨는 아직도 입을 닫고 있는 상황이다. 안씨는 단지 "내가 왜 그때 그런 일을 벌였는지 잘 모르겠다. 이별통보를 받아 홧김에 살해했다"고 짧게 답변한 후 별다른 말도 변명도 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큰 충격에 빠진 두씨의 유족은 두 사람의 딸을 받아들이지 못했고 결국 아이는 안씨의 가족에게 인계됐다. 

자식에게 정상적인 가정을 만들어주고 싶어 했던 빗나간 모정이 이런 끔찍한 사건을 불러일으켰다. 하루아침에 부모를 잃게 된 그 아이가 하루속히 당시 충격에서 벗어나 행복한 가정 안에서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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