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휘감은 '안철수 거품론'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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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휘감은 '안철수 거품론' 실체

일요시사 0 773 0 0

구세주=>훼방꾼 "동냥은 못 줄망정 쪽박은 깨지 말아야지!"

[일요시사=김명일 기자] 민주통합당의 대선후보 경선이 흥행에 실패했다. 참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원인은 민주당 내부의 문제도 있었지만 국민들의 관심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행보에 쏠려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안 원장은 대선이 불과 100여 일 남은 지금까지도 출마여부를 결정하지 않아 야권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안 원장에 대한 각종 논란도 점점 격화되는 양상이다. 이대로라면 야권의 공멸은 필연적이다. 한 때는 야권의 '구세주'로 추앙받던 안 원장이 야권의 '훼방꾼'으로 전락한 사연은 과연 무엇일까?

"안철수 거품이 민주통합당까지 망조 들게 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지난 4일 18대 대통령후보 선출을 위한 본경선의 선거인단이 최종 108만 5004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당초 "150만명은 무난히 넘고 200만명에 육박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한 것과 비교하면 참담한 결과다. 사실상 흥행에 실패한 것이다. 그냥 실패도 아니고 참패에 가깝다.

준준결승 전락한
민주당 경선

정치권에서는 문재인 후보의 연승으로 인한 경선의 박진감 저하, 모바일투표 불공정성 논란으로 인한 경선파행 등이 흥행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지만, 정치전문가들 사이에선 난데없는 '안철수 거품론'이 제기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민주당 경선 흥행 참패 사이에는 과연 어떤 관계가 있다는 걸까?

전문가들이 주장하는 안철수 거품론의 첫 번째 근거는 안 원장이 야권과 시너지효과를 창출할 것이라는 기대가 곧 거품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민주당 경선의 가장 큰 걸림돌은 다름 아닌 안 원장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전문가는 "민주당의 경선은 안 원장의 존재로 인해 준결승이 아닌 준준결승으로 전락해버렸다"며 "처음부터 국민들의 관심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경선이 끝난 후에도 민주당의 대권행보는 험로가 예상된다. 안 원장과의 단일화 과정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안 원장이 민주당에 입당하지 않으면 단일화협상은 있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같은 발언에는 안 원장이 무소속 야권단일후보로 출마할 경우 민주당은 대선 후보조차 배출하지 못하는 '불임정당'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와 후보를 내지 못하면 152억원에 달하는 정당 국고지원금을 받을 수 없다는 절박감도 깔려있다.

민주당 경선 흥행 참패 원인은 안철수?
야권단일화 방식 놓고 '치킨게임' 예상

지난 3일에는 안 원장이 민주당과 연대하지 않고 독자출마 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와 민주당을 긴장시켰다. 안 원장 측은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지만 박원순 서울시장 등 안 원장을 지지하는 인사들은 기존 정치권과의 차별화를 시도해야 한다며 입당을 극구 반대하고 있어 최악의 경우 야권에서 두 명의 후보가 나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안 원장이 출마결정을 계속 미루면서 극에 달한 국민들의 인내심도 야권으로선 부담이다. 한 네티즌은 "안 원장이 '국민의 뜻'에 따라 출마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는데 국민들이 그동안 꾸준한 지지율을 통해 '뜻'을 충분히 보여주지 않았는가? 아직도 출마를 망설이고 있는 것은 정말 검증을 피하기 위한 꼼수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야권에선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업적이 없다며 '묻지마 지지'라고 비판하는데 안 원장이야 말로 정치권에서의 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 심지어 기자들이 뭔가 물어보면 항상 '모른다'거나 '나중에'라고 대답하는 안 원장을 지지하는 것이야말로 묻지마 지지가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야권단일화 
불가능한 꿈?

한 정치부 기자는 "박근혜 후보를 향해 '불통'이라고 하는데 기자들 입장에서 안 원장은 '불통'을 넘어 '무통'이다. 일부 기자들은 안 원장이 워낙 자신의 입장을 밝히지 않으니 지난 7월19일 발간한 <안철수의 생각>을 경전 해석하듯 하며 안 원장의 생각을 읽어내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이 같은 방식이 올바른 소통방식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정치전문가들도 "일부 중도층에서는 안 원장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기에 우리들이 출마를 구걸해야 되느냐"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안 원장이 결국엔 출마를 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오는 10월까지도 출마선언을 하지 않는다면 안 원장에 대한 반발심이 중도층의 이탈로 이어져 야권 전체의 지지율이 하락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당초 안 원장의 등장으로 내심 시너지효과를 기대했던 민주당은 당황한 표정이 역력하다. 이번 대선의 '구세주'인줄 알았던 안 원장이 오히려 야권의 발목을 잡는 '훼방꾼'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안철수 거품론의 두 번째 근거는 안 원장이 국정운영에 있어 뛰어난 혜안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가 거품이라는 것이다. 안 원장이 대선출마를 계속 미루는 이유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 원장이 서둘러 공약을 급조 중이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의혹도 있다.

시너지는커녕
역효과 우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대선 공약은 한 국가의 미래를 설계하는 방대한 작업이다. 각 지역별, 세대별 공약은 물론이고 경제, 사회, 문화, 국방, 외교 등 각 분야별 공약을 마련해야 하는데 실현가능성과 우선순위 등도 일일이 따져봐야 하는 복잡한 과정이다. 과연 마땅한 정치세력도 없는 안 원장이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특히 각 지역별 정책의 경우 그 지역 현안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인물들의 도움이 필수적인데 기존 정당들의 경우 지역구별로 관리가 되고 있기 때문에 별 어려움이 없지만 정당기반이 없는 안 원장의 공약은 부실하거나 지역현안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것이 뻔하다"고 주장했다.

또 야권의 한 관계자도 "안 원장이 펴낸 <안철수의 생각>이 사실상의 대선공약집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실제 다른 대선후보들의 공약들과는 그 깊이에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정책자문단도 없이 단기간에 완성될 안 원장의 공약은 필연적으로 부실할 것"이라며 "하지만 야권의 단일화 과정에서는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와 안 원장이 내세운 공약들의 타당성을 제대로 따져볼 시간도 없을 것 같다. 이렇게 된다면 안 원장이 야권단일화 승부에서는 이긴다 해도 막상 본선에 올라가서는 지난 5년간 착실히 준비해온 박 후보와 비교해 공약 경쟁력에서 속수무책으로 밀릴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는 안 원장이 야권의 대권판을 완전히 망쳐버리는 격"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거품론의 마지막 근거는 안 원장이 야권의 승리를 이끌 것이라는 기대가 거품이라는 주장이다. 안 원장의 행보는 지난 2010년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했던 유시민 전 국민참여당 대표의 행보와 무척 닮아있어 눈길을 끈다. 유 전 대표는 당시 민주당을 나와 국민참여당을 새롭게 창당해 지방선거 정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었다.

대선출마 고민 중? 대선공약 급조 중!
제2의 유시민 될까? 다시 떠오르는 악몽

혈혈단신으로 민주당이라는 거대정당과의 단일화 승부에서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승리를 거뒀고 선거를 단 하루 앞두고는 마지막으로 심상정 진보신당 후보와의 단일화까지 이뤄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결국에는 표확장성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고 김문수 경기도지사에게 패배하고 말았던 것이다.

선거가 끝난 후 대부분의 정치전문가들은 만약 야권단일화 과정에서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다면 야권이 충분히 김 지사를 이길 수 있었던 선거라고 분석했다. 선거과정에서 국민참여당이 조직동원 등에서 신생정당의 한계를 분명히 노출한 데다 유 대표가 단일화에서 승리했음에도 민주당 지지세력을 충분히 끌어안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담한 정치적 시험을 감행했지만 지난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유 전 대표는 결과적으로 야권의 훼방꾼이었다.

안 원장 역시 마찬가지다. 앞서 지적한 것처럼 안 원장이 야권단일화에 성공한다 해도 민주당에 입당하지 않는다면 당 지지세력을 충분히 끌어안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역으로 민주당에 입당하게 되면 보수층과 새로운 정치를 열망하던 중도층의 표를 잃게 될 위험이 있다.

현재의 안 원장과 당시 유 전 대표의 공통점은 또 있다. 유 전 대표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야권단일화에만 매달리다 정작 경기도민과의 스킨십을 소홀히 했었다. 김 지사는 연설이 끝나면 지역을 돌며 일일이 도민들과 악수를 나눴지만 유 전 대표는 연설이 끝나자마자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식이었다. 선거 하루 전까지 이어진 단일화 작업 때문에 정작 도민들과 스킨십을 나눌 시간이 처음부터 부족했던 것이다.

지금의 상황이 그렇다. 벌써 박 후보는 본격적인 대권행보를 시작해 파격적인 대통합행보를 펼치는가 하면 전국 각지를 돌며 국민들과의 스킨십을 확대하고 있다. 과연 '선거의 여왕'이라 불릴만 하다.

유시민 닮은 꼴
대선판 훼방꾼

반면 민주당은 이미 흥행에 참패해 지루해진 경선을 오는 9월16일까지 이어 나가야한다. 안 원장과의 단일화 과정이 길어진다면 야권은 대선을 불과 한 달여 앞둔 오는 11월까지도 단일화 작업에만 매달려야 할지도 모른다. 정치권에서 안 원장이 제2의 유시민이 되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는 이유다.

야권의 한 지지자는 "이번 대선정국에서 야권은 안철수라는 큰 나무에 햇빛이 가려 제대로 커보지도 못하고 있는 형세다. 그렇다고 안 원장의 지지율이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박 후보가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며 "야권의 구세주로 추앙받던 안철수의 실체는 결국 거품이다. 야권이 거품에 속아 대권 전체를 망치는 양상이다. 이대로라면 정권교체의 꿈은 안철수와 함께 거품처럼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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