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막후지배 의혹 수뇌부 쥐락펴락 황두연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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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막후지배 의혹 수뇌부 쥐락펴락 황두연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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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윤 현대증권 노조위원장(위)과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아래)


"컨트롤타워 장악" 날고 기는 임원도 '깨갱'

[일요시사=경제1팀] 현대그룹을 지배하는 자는 현정은 회장이다. 그렇다면 현대그룹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는 누구일까. 현대증권 노조가 '노조파괴' 녹취파일에 이어 계열사 간 비리 주도 정황이 담긴 2차 녹취파일을 추가로 공개했다. 이 녹취파일에 등장하는 모든 인사들은 단 한 사람에게 '복종'하는 듯한 모습이다. 업계는 황두연 ISMG코리아 대표를 지목했다. 황두연 그는 누구일까.

현대그룹 경영에 제3자가 실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현대증권 노동조합이 추가 녹취파일을 포함한 근거 자료를 내놨다. 노조는 지난 7일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현대그룹 임원들이 9월26일 '작전회의'를 열어 노조를 파괴하려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조 파괴 작전회의

노조는 지난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대그룹을 사실상 지배하는 인물이 따로 있고 이 인물이 현대증권, 현대저축은행 등의 계열사 간 거래에 개입해 부당이득을 취했다며 관련 녹취파일을 공개했다.
이에 앞서 노조는 지난 7일 첫 번째 녹취파일을 공개하면서 현대그룹 임원들이 노조를 파괴하려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같은 날 노조는 '현대그룹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와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 등 경영진 10여명을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다.

녹취파일에서 현대그룹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는 "여기서 싸인을 안하면 나가지를 않는데. (중략) 찢어버렸어"라며 "내가 그 다음 날 가져오라고 해 가지고. 빼라. 네. 그리고 끝"이라고 말해 현대그룹 경영의 최종 결정권이 본인에게 있음을 암시했다.

이 인물은 "큰 딜을 해, 이 새끼(윤경은 사장) 어떻게 됐지 그거? 내가 한 30조, 40조, 50조 하는 거 잡아오라고 했는데. 얘네들이(현대증권)이 잡아와서 (현대자산운용으로) 넘길 때 그냥 우리는 들어가서 정리만 해주면 되는 거야. 딜이 커야 수수료가 제대로 크지"라고 말해 불법수수료 취득을 종용했다.

이 인물은 현대증권의 대영저축은행(현 현대저축은행) 인수과정에서 숨겨진 부실을 알면서도 인수했다고 말한 것도 드러났다. 그는 녹취파일에서 "지난번에 현대저축은행 인수한 것도. 대영꺼. 더 뒤졌어야 되는데 그냥 덮고 인수해가지고 기존에 있는 놈이 돈을 뱉어내야 되는데 안 뱉어낸 것만큼 손실이 난거야"라고 말했다. 대영저축은행이 상당한 부실이 있었음을 알고 있었다는 얘기다.

또한 그는 현대저축은행 인수 후에도 235억원의 대출금이 있던 한국종합캐피탈을 인수해 이 캐피탈이 보유한 70억원 규모 골프리조트를 헐값에 매입하려고 시도했던 것도 드러났다.

실제로 그는 "그것도 후려쳐 가지고 그냥 여기로부터 사오는 거야 저축은행으로부터"라고 밝혔다.

노조, 회의 녹취파일 2차 공개…비리의혹 제기
황씨, 현정은 회장과 상당한 친분 "그룹 실세"

노조는 "이 같은 발언은 현대그룹에 어떤 지분이나 공식적 직책이 없는 자가 회사의 계약에 관여하는 행위는 업무 방해이자 입찰 방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녹취파일 외에도 금융감독원 출신 사외이사가 현대그룹과 현대그룹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의 비리에 가담한 정황 자료도 공개했다.

현대그룹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가 자신이 경영하는 회사가 현대증권 우선주 토털리턴스왑(TRS)유동화 자문을 하는 과정에서 금융감독원 부원장 출신의 P모 사외이사와 접촉할 것을 지시하는 내용의 내부 회의문건이다.

이와 관련 현대증권 관계자는 "노조가 공개한 회의 녹취파일은 현대그룹 및 현대증권 관련 소문 등에 대해 경영진들이 대응 방침을 논의하고 각종 경영 현황을 점검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 동안 노조활동을 관대하게 보장해왔다"면서도 "법적 조사에 들어가면 성실히 조사에 임하고 그에 맞는 법적 조치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 노조가 말하는 현대그룹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는 누구일까?

민경윤 현대증권 노조위원장은 "현대그룹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는 지난 2008년부터 현대그룹과 인연을 맺어왔다"며 "노조는 지난 2010년부터 이 사람에 대해 추적을 시작했고 본격적인 자료 입수는 7∼8개월 전부터"라고 말했다.

민 노조위원장은 "검찰 수사를 앞두고 현대그룹을 지배하는 자는 이미 출국했다"며 "사실상 도주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민 위원장은 현대그룹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에 대해 "황두연"이라고 언급했다가 이내 취소했다. 민 위원장은 "그간 법정 다툼의 소지가 생길 수 있어 실명을 공개하지 않았다"며 "향후 모든 것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황두연 ISMG코리아 대표이사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지난 9월26일 열린 현대그룹 계열사 고위 임원 회의가 서울 강남구 삼성동 ISMG코리아 회의실에서 열린 점만 봐도 예측이 가능하다. 또한 녹취파일에서 현대그룹 임원들은 노조가 현대그룹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라고 주장하는 인물을 '황 대표'라고 칭하기도 한다.

'황 대표'로 불려

황 대표는 윤세영 SBS 회장의 사위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개인적으로 친분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 대표는 현재 현대그룹 경영에 관여할 만한 특별한 직책을 가지고 있지 않고 있으나 현 회장의 맏딸인 정지이 전무가 이끄는 현대유엔아이가 ISMG코리아 지분의 40%를 갖고 있다.

황 대표는 미국 위스콘신대 경영학 석사(MBA)와 연세대 도시공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태영인더스트리 상무를 거쳐 2005년부터 ISMG코리아의 대표를 맡고 있다. 2004년 6월에 설립된 ISMG코리아는 현대그룹 및 계열사 광고를 전담하고 있다.

한종해 기자 <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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