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재벌 2·3세 연말인사 키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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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재벌 2·3세 연말인사 키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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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으로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

'황태자 키우기' 일단후퇴? 정면돌파?

[일요시사=경제1팀] 연말 오너 2·3세 인사를 놓고 재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세계 경제위기가 지속되고 경제민주화 압박에 연말 대선까지 겹치면서 주요 그룹의 오너 2·3세 인사는 그 어느 때보다 예측이 쉽지 않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대부분의 재벌기업들은 일단 자세를 낮춘 모양새다.

매년 있는 연말 인사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기업은 삼성그룹이다. 특히 올해는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등 오너 2·3세들의 승진 여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이 사장은 지난 2007년 전무에 오른 후 2년 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이듬해 사장으로 승진했다. 사장 자리에 오른 지는 2년. 승진 시기는 어느 정도 채워졌다.

삼성 사장단 인사
이재용 사장에 초점

대외 활동도 꾸준했다. 이 사장은 올해 삼성그룹을 대표해 중국의 왕치산 부총리와 리커창 부총리를 면담했다. 이와 함께 도요타와 BMW, 폭스바겐 등의 CEO를 두루 만났다.

사실 이 사장의 부회장 승진은 지난해 말 임원인사에서 처음 점쳐졌다. 하지만 이건희 회장은 "승진은 없다"며 후일을 기약했다. 올해 승진 가능성이 보이는 이유다. 승진을 하지 않더라도 공동 대표 자리에 오르거나 핵심 요직으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도 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이건희 회장의 둘째 딸인 이서현 제일모직·제일기획 부사장의 사장 승진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제일모직 향후 실적 전망이 불투명해 승진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제일기획의 올해 주가는 13.59% 올라 비교적 양호한 편이지만 제일모직의 올해 주가 변동률은 마이너스 15%다.

지난 2010년 말 인사에서 한 번에 두 직급이 올랐던 이 회장의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이번 승진 대상에서는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9년 승진한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도 승진 대상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정몽구 회장이 아직 경영 일선에 뛰고 있다는 것이 이유다. 업계는 현대차그룹의 이번 인사는 정 부회장을 중심으로 국·내외 주요시장 공략 강화를 위한 저돌적 체제구축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구학서 ㈜신세계 회장이 임기 3년을 채움에 따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회장 승진 여부에도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경쟁사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11년,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2008년 각각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한데 반해 현재 신세계만 전문경영인이 회장을 맡고 있다.

삼성 오너 2·3세 승진 여부 관심
SK·한화 회장 재판에 인사 불투명 

정 부회장은 1995년 신세계 전략기획실 이사로 입사한 뒤 1997년 기획조정실 상무, 2000년 경영지원실 부사장, 2006년 부회장에 오른 뒤 2009년부터 신세계그룹 부회장으로 사실상 그룹을 총괄하고 있다.

2010년 승진 이후 인사 소식이 없는 한진그룹 3세들의 승진도 관심의 대상이다. 특히 조양호 회장의 장남 조원태 전무는 승진 1순위다. 2010년 대한항공의 역대 최대 실적을 이끌어낸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조 전무는 지난 2004년 10월 대한항공 경영전략본부 부팀장(차장)으로 입사한 뒤 2006년 자재부를 거쳐 2008년 8월부터 그룹의 주력사업인 여객사업부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2010년 초 전무로 승진했다.

조 전무는 그간 공식 행사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며 그의 존재감을 사람들에게 각인시켜왔다. 2009년 파리 에어쇼 행사장에서는 조 회장 대신 대규모 구매계약서에 직접 서명하기도 하고 2010년 대대적으로 개최했던 기업설명회 때는 총괄책임자로서 배석했다. 지난해 말 대한항공의 정기임원 승진 인사에서 조 전무가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은 사람들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을 정도였다. 올해 승진이 유력시 되는 이유다.

조 회장의 장녀인 조현아 전무도 대한항공을 명품항공사의 반열에 올려놨다는 점에서 이번 인사에서 좋은 결과를 예상케 한다. 조현아 전무는 지난 10월 한식 기내식 시식회에 참석해 기내식 메뉴 선정과 서비스 하나하나를 꼼꼼히 챙기는 모습으로 명품항공사를 지향하는 조 회장의 비전에 부응했다.

왼쪽으로부터 한진가 3세인 조원태 대한항공 전무, 조현아 대한항공 전무, 조현민 대한항공 상무
▲왼쪽으로부터 한진가 3세인 조원태 대한항공 전무, 조현아 대한항공 전무, 조현민 대한항공 상무

진에어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막내 딸 조현민 상무의 승진도 예상된다. 특히 조 상무는 광고와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직접 총괄하는 것은 물론 경영 관련 포럼과 세미나에서 강연자로 나서 3세 경영인의 보폭을 가장 빨리 넓혀가고 있다.

내년 구자열 회장이 사촌형인 구자홍 현 회장의 뒤를 이어 LS그룹 회장직을 수행키로 한 가운데 LS그룹은 12월 중순께 대대적인 정기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가장 큰 관심사는 LS전선 회장직. 지난 10년간 LS는 3형제 중 첫째 집안(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이 그룹 전체를, 두 번째 집안(고 구평회 E1명예회장)이 핵심계열사인 전선을 맡는 형태로 운영돼 왔다.

식품업계 공주 3인방
경영 수업 중

LS그룹이 고 구평회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자열 회장에 돌아간 만큼 그룹 주력사인 LS전선은 구태회 명예회장의 차남인 구자엽 LS산전 회장이 맡을 가능성이 높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세 아들 조현준 사장과 조현문 부사장, 조현상 부사장의 인사도 관심거리다. 효성그룹은 현재 조 회장과 아들들이 각각 주력사업인 무역·섬유, 중공업, 산업자재 부문장을 나눠 맡고 있다. 효성의 지분은 조 사장 7.26%, 조현문 부사장 7.18%, 조현상 부사장 7.90% 등으로 형제간 지분율 차이가 크지 않다.

조현상 부사장은 올 초 세 형제 중 유일하게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승진 가능성은 낮지만 조 사장과 조현문 부사장은 2007년 1월 승진 후 인사가 없어 유력한 승진 대상자로 거론되고 있다.

CJ에듀케이션즈에서 대리로 근무 중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녀 경후씨도 CJ그룹의 경영승계에 한 축을 이루고 있다. 미미한 수준이기는 하지만 CJ 지분 0.13%와 CJ E&M 지분 0.28%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경후씨는 현재 CJ에듀케이션즈에서 교육콘텐츠와 관련한 신사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리급 약진 예상…매일유업·교원 승계 속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회장 승진 초미 관심사 

지난 1월 정기인사를 한 SK그룹의 경우 이번에는 인사를 늦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재판을 받고 있는 최태원 회장의 1심 선고 공판이 대선 전후로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화그룹도 사정은 비슷하다. 김승연 회장이 옥중에 있어 인사가 올스톱 된 상황이다.

중견그룹 오너 2·3세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효성 조석래 회장의 3남 중 조현준 효성그룹 사장(오른쪽)과 조현문 부사장(왼쪽)
▲효성 조석래 회장의 3남 중 조현준 효성그룹 사장(오른쪽)과 조현문 부사장(왼쪽)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의 장녀 현정담 상무가 올 12월 예정된 정기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심리학과 경제학을 전공하고 동일 학교 대학원 MBA를 마친 현 상무는 지난 2006년 동양매직 차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2009년 1월 임원(상무보)으로 고속 승진하면서 남동생인 현승담 동양시멘트 상무보와 함께 그룹 내 유력한 후계자로 떠올랐다.

지난해 7월 ㈜동양의 사내이사로 선임된 현 상무는 하반기 조직개편 과정에서 동양매직 마케팅실장에서 마케팅전략본부장으로 중용된 후 경영실적 개선 성과를 일궈냈다.

장기불황·대선·총수재판 핵심 변수

지난 10월 대상 전략기획본부 부본부장(부장)으로 경영에 참여한 임창욱 대상그룹 회장의 차녀 상민씨도 승진이 예고되고 있다. 임 부본부장은 대상그룹 지주회사인 대상홀딩스 지분 38.36%를 소유한 최대주주인 만큼 연말 인사에서 경영승계를 염두에 둔 직함을 달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의 장녀 경선씨는 그룹 계열사에 정식으로 입사하지는 않았지만 비공식적인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선씨는 지난 1월 오리온이 프리미엄 과자 브랜드 '마켓오' 관련 기자간담회를 개최했을 때 직접 현장에 나타나 경영진의 발표 내용을 면밀히 체크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현재는 경영컨설팅 회사에 근무 중인 것으로 전해진 경선씨는 오리온 지분을 0.53% 갖고 있다.

대리들의 약진도 예상된다.

학습지 '빨간펜'으로 잘 알려진 교원그룹은 경영 승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장평순 교원그룹 회장의 외아들 장동하 그룹 전략기획본부 신규사업팀 대리는 올 초 그룹에 입사해 신규사업 발군과 비전 수립 등 핵심 업무를 맡아왔다. 또한 ㈜교원, 교원구몬, 교원L&C 등 계열사 업무에도 적극 관여해왔다.

동양그룹 회장 장녀
떠오른 유력 후계자

교원그룹은 올해 4월경 장 대리를 교원·교원구몬·교원L&C 등의 등기임원으로 선임했다. 이로써 장 대리가 주주로 교원에 참여하게 됐고 2세 승계 작업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의 딸인 김윤지 대리는 김 회장의 막내 동생인 김정민씨가 대표로 있는 제로투세븐에서 마케팅 실무경험을 쌓고 있다. 제로투세븐은 매일유업이 지분 50%를 갖고 있으며 내년 초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한종해 기자<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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