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통계로 본 2012년 범죄 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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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통계로 본 2012년 범죄 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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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줄고 절도 늘고…강간은 그대로

[일요시사=사회팀] '묻지마 살인' '아동 성폭행' 이름만 들어도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는 흉악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얼마만큼 범죄가 횡횡하고 있는지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얼마 전 경찰이 발표한 '5대 범죄 유형별 통계자료'를 통해 지난해 있었던 범죄 경향을 알아봤다. 

최근 경찰은 살인, 강도, 강간, 폭력, 절도 등 흔히 '5대 범죄'로 불리는 주요 강력 범죄가 전국적으로 얼마만큼 발생했는지 유형별로 정리한 통계자료를 발표했다. 아직 정식적인 '경찰백서'로 발간되지 않았기 때문에 경찰은 서두에 반드시 '잠정통계'라고 밝혀 줄 것을 요청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이 서울 관내 25개 자치구 보고를 취합해 만든 통계 자료도 마찬가지였다.

생계형 범죄↑

경찰이 밝힌 2012년 '5대 범죄 증감율'에 따르면 절도의 증가세와 살인·강도·강간·폭력의 하향세가 단연 눈에 띈다. 특히 다수 전문가는 절도 범죄가 늘어난 세태에 대해 경제 불황의 여파가 어떻게든 범죄율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겠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서울에서 지난해 발생한 절도는 모두 6만1436건. 2011년 기록했던 5만4303건에 비해 약 13.1% 정도 증가한 수치다. 전국 규모로 확인해도 결과는 비슷하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했던 지난 2008년 22만3207건을 기록했던 절도는 2012년 29만6409건으로 약 7만건 이상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4년간 인구 변화를 감안하더라도 완연한 증가세에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절도 범죄의 이 같은 추세와 더불어 생계형 범죄가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 또한 주목된다.

지난해 12월24일 성탄절을 앞둔 전북 김제에서는 맨홀 뚜껑을 훔치다 붙잡힌 일용직 노동자의 사연이 알려져 경찰 관계자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작업 도중 관절염을 앓게 돼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된 한 노동자가 거주지 일대에서 맨홀 뚜껑을 훔치다 경찰 수사망에 포착된 것.

그러나 경찰 수사과정에서 맨홀 뚜껑을 훔친 피의자에게 당뇨를 앓고 있는 부인과 장애인인 두 아이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선처를 호소하는 그들의 애처로운 모습은 담당 수사관의 마음까지 안타깝게 했다는 후문이다.

낮에는 폐지를 주워 아내의 치료비를 마련하고 밤에는 맨홀 뚜껑을 훔치러 도로를 전전했던 이 가장의 기막힌 사연은 '21세기판 레미제라블'로 세상에 소개됐다.

해당 사건 사례처럼 공공재산을 노린 범죄만큼이나 일반 상점에서 업주의 눈을 피해 소액의 물건을 훔치는 수법도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전국적으로 주부들의 절도 범죄가 3000여건 건 이상 늘어난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되고 있다.

아울러 찜질방이나 독서실 등 공공장소에 노출된 고가의 스마트폰이 절도범들의 표적이 되고 있는데 경찰은 절도범죄가 과거보다 많아진 배경으로 스마트폰 도난을 꼽고 있다. 무선통신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늘어난 스마트폰 도난 신고에 골머리를 앓던 서울지방경찰청은 최근 전담반까지 꾸려 범죄예방에 온 힘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대 사건 보니…강력범죄 전년보다 감소
불황에 절도범 증가세 "지능범도 늘어나"

반면 절도에 비해 타 강력 범죄는 소폭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을 기준으로 살인은 2011년 257건에서 2012년 179건으로 감소했다. 2010년 294건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인명 피해가 100명 이상이 줄어든 결과다. 강도 역시 957건에서 570건으로 감소했다. 강도는 2010년 1029건, 2009년 1510건으로 매해 큰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한 경찰청 관계자는 "최근 지능범들이 많아지면서 흉기를 들고 강도짓을 벌이면 나중에 붙잡혔을 때 형량이 배가 된다는 것을 아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남성)가해자는 주로 여자나 노인 등 사회적 약자들을 범행 상대로 삼는데 완력에서 우위에 있는 범죄자가 흉기까지 써가며 (그들을) 위협할 이유가 없다는 점도 (강도가 줄어든) 한 요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강간 및 강제추행도 2011년 5268건을 기록했다가 올해 조사에서 4908건으로 감소했다. 이는 2010년 집계된 4939건과 거의 비슷한 수치다. 그러나 그 전년도인 2009년 3758건의 피해사례가 접수됐던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많은 성범죄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폭력은 7만2051건에서 7만632건으로 소폭 감소했다. 5대 범죄 중 가장 많은 신고가 접수되는 폭력은 2009년(6만8798건)을 제외하고 늘 7만여건 이상의 사례가 집계됐다.

경찰 인력 부족

전국적으로 보면 2012년 발생한 살인사건은 모두 986건이다. 2011년 1204건을 기록했던 살인범죄는 2002년 이후 10년 만에 1000건 이하로 내려갔다. 2009년 1374건이 발생한 살인은 근 10년간 최고치를 기록한 뒤 점차 감소 추세에 있다. 통계자료 분석결과 타 강력범죄에서도 비슷한 경향을 발견할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주요 강력범죄가 전년에 비해 감소한 것은 사실이나 재물 범죄는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발맞춰 경찰 내부에서도 늘어나는 절도범죄에 대해 검거율을 높이기 위한 대책마련에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경찰 인력이 부족해 늘어나는 범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들린다.

한 경찰 관계자는 "2013년 역시 절도범죄 발생은 높아질 것"이라며 "예방대책 마련에 수사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현석 기자 <angeli@ilyosisa.co.kr>

 

2012 유형별 범죄통계

     발생건수   발생률
살인    986     0.001%
강도   2559     0.005%
강간 1만9621    0.03%
절도 29만649    0.58%
폭력 31만1849   0.62%
총계 62만5664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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