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베이비 트렌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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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글와글 net세상> 예능 '베이비 트렌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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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빈? 조인성? 대세는 윤후!

[일요시사=사회팀] MBC의 예능프로그램 <일밤-아빠! 어디가?>가 장안의 화제다. 그간 '아이'를 내세운 프로그램은 많았지만 이처럼 단기간에 국민적 관심을 불러 모은 방송은 흔치 않았다. 퍽퍽한 어른들은 지금 말랑말랑한 아이들에게 굶주려 있다.

광고업계에는 '3B 법칙'이 있다. 아기(Baby), 미녀(Beauty), 동물(Beast)을 앞세운 광고는 절대 실패하지 않는다는 것. 이 법칙은 최근 광고업계를 넘어 영화·공연·출판 등 거의 모든 문화영역에서 통용되고 있다.

아역이 뜬다

두말할 것 없이 '3B' 코드는 문화시장의 메가트렌드로 자리매김했다. 이중 주목해야할 것은 단연 '아이'다.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7번방의 선물>을 비롯해 MBC 간판 예능프로그램으로 떠오른 <일밤-아빠! 어디가?> 등이 '아이'를 앞세운 기획으로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조짐은 뚜렷했다. 2000년대 들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육아관련 상품들이 큰 인기를 끌면서 맥클라렌 등 해외 고급 유모차는 때 아닌 호황을 누렸다. 사회 전반적으로 '아이'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결과다. 이에 발맞춰 자연스레 '아이'는 문화시장 전면에 등장했다.

영화 <아저씨>의 히로인은 아역배우 김새론이었다.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은 방영 첫 회부터 아역커플들이 화제를 몰았다. SBS 예능프로그램 <스타주니어쇼-붕어빵>은 스타들의 자녀가 출연해 동시간대 예능 권좌를 꿰찼다. 이 모든 성공 배경에는 아이가 있었다.

특히 <일밤-아빠! 어디가?>는 무너진 MBC 예능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간판 예능프로그램인 <무한도전> 외에 이렇다 할 프로그램을 내놓지 못했던 MBC는 <일밤-아빠! 어디가?>를 통해 그야말로 기사회생했다.
윤민수의 아들 윤후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첫 방송 직후 각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린 윤후는 뭇여성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있다.

여성 트위터러인 아이디 @erun****은 "잠들 때마다 꿈에 윤후가 나온다"며 '윤후앓이'를 고백했고, 아이디 @keon****은 "<아빠! 어디가?> 탓인지, 윤 후보자(윤창중 후보자)를 '윤후 보자'라고 읽었다"며 폭소를 자아냈다.

아이디 @MaSSa***** 역시 "애들 파는 방송 같아서 보기 싫었는데 윤후가 귀엽긴 진짜 귀엽다"며 '윤후 예찬론'을 폈고, 아이디 @dosr****은 "지친 일상에서 매주 윤후를 보며, 힐링을 한다"고 적었다.

이처럼 <일밤-아빠! 어디가?>를 다룬 기사엔 대개 '선플'이 쏟아진다. 그러나 모든 성공 뒤에는 반드시 그림자가 있기 마련. 이를 바라보는 우려 섞인 시선도 존재한다.

아이디 동그**는 "부모 후광을 받아 어렸을 때부터 어려움 없이 출세하는 모습으로 비춰져 매우 못마땅하다"며 "어른들의 (상업적인) 욕심이 좀 과한 것 같아서 씁쓸하다"고 댓글을 남겼다.

이어 아이디 aa*는 "이젠 연예인 권력마저 세습하는구나"라고 비꼬아 적잖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또 아이디 손톱**은 "다른 사람은 재능이 있어도 TV 출연하려면 하늘의 별 따기보다 힘든 데 함량 미달의 출연자는 퇴출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해당 프로그램 포맷이 '연예인 자녀'를 출연시키는 것이다 보니 이를 둘러싸고 일종의 '특혜 시비'가 불거진 셈.

그러나 아이디 @doc****는 <일밤-아빠! 어디가?>에 대해 "(폭력성이나 선정성과 같은)논란의 여지가 없는 가족 버라이어티라서 정말 좋다"며 "(방송에서)아이들과 아빠가 소통하는 걸 보면서 '나도 아들에게 잘해주고 싶다'라는 생각을 한다"고 순기능을 역설했다. 프로그램 안에 '가족 간의 소통'이란 유의미한 메시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TV·영화 등 '아이' 문화시장 전면 등장
"연예인 세습" "시청률 욕심" 비판도

하지만 아이디 대길*은 한 출연자(아이)를 지목하며 "객관성은 전혀 없이 **이가 순수하고 착하기까지 하다며 억지 쓰는 사람들이 보인다"고 비난했다. 또 "떼쓰기 좋아하고 비겁한 모습도 방송에 여과 없이 드러나는데 과연 이게 아이들을 위한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 글에는 "너나 잘하세요", "예능을 다큐로 보는 게 비정상이다", "아이에게 악플다는 당신과 같은 사람은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등의 분노 섞인 반박글이 게재됐다.

이처럼 아직까지 <일밤-아빠! 어디가?>는 대중으로부터 호의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매주 이어지는 아이들의 호연은 곧바로 시청률로 연결됐다. 닐슨코리아 기준 2월 셋째 주 시청률은 13.1%였다.

이처럼 <일밤-아빠! 어디가?>는 매회 자체 시청률 최고 기록을 갱신하며 순항을 거듭 중이다. 방송가에 불어온 '키즈 열풍'이 이젠 예능 판도마저 바꿀 태세다.

인터넷에는 방송에 출연한 아이들을 언급한 기사와 글들이 넘쳐난다. 한 전문가는 "아이들에 대한 과도한 관심이 한창 사회성을 습득해야 할 아이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계했다. 아이디 런던**은 "재미로 봐야할 프로그램을 보면서 '아이들이 어쨌네' '저 중에 누가 괜찮네' 평가하면 아이들이 그 글을 보고 또 상처를 받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일찍 스타가 된 아이들이 소위 말하는 '연예인 병'에 걸려 또래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할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아이디 @Haru0*****은 "일찍 연예 활동을 시작한 아이들이 연예인병 걸릴까봐 걱정이다"며 제작진의 세심한 배려를 요청했다.

아이디 Daum*****도 "귀엽다며 인기 끌었던 애들이 나중에 잘 되는걸 본 적이 없다"며 "아이들의 순수함이 훼손되려 할 때 (아이들을 위해) 방송이든 촬영이든 그만둬야하는데 시청률에 눈먼 어른들이 그걸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표했다.

연예인병 조심

아울러 아이디 바*는 아이를 앞세운 방송 콘텐츠에 대해 "부모가 돈맛을 들여 아이를 앵벌이처럼 여기저기 내놓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면서 "실제로 과거 아역스타였지만 부모 때문에 망친 케이스도 여럿 있지 않냐"고 전했다.

아이디 @khr1***도 이에 가세해 "결국 애들은 애들인데 어른이나 연예인과 똑같은 기준으로 판단하면 안 된다"고 경고한 뒤 "지나친 관심보다는 애정 어린 시선으로 묵묵히 지켜봐주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현석 기자 <angel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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