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몰빵'기업 내부거래 실태(92)롯데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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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 '일감 몰빵'기업 내부거래 실태(92)롯데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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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세 빨간불' 부랴부랴 교통정리

[일요시사=경제1팀] 기업의 자회사 퍼주기. 오너일가가 소유한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반칙'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시민단체들이 귀에 딱지가 앉도록 지적해 왔지만 변칙적인 '오너 곳간 채우기'는 멈추지 않고 있다. 보다 못한 정부가 드디어 칼을 빼 들었다. 내부거래를 통한 '일감 몰아주기'관행을 손 볼 태세다. 어디 어디가 문제일까. <일요시사>는 연속 기획으로 정부의 타깃이 될 만한 '얌체사'들을 짚어봤다.

<일요시사>는 지난주 일감 몰아주기 연속기획을 통해 롯데그룹의 내부거래 실태를 지적한 바 있다.(896호 참조) 76개 계열사를 두고 있는 롯데그룹의 일감은 오너일가의 사실상 개인회사인 '시네마통상'과 '시네마푸드' '유원실업'에 몰린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롯데그룹이 최근 이들 회사의 주요 매출처인 롯데시네마 매점사업을 직영으로 전환하면서 논란은 일단 해소된 상태다.

60∼90% 의존

그런데 세 회사 외에도 오너 지분이 있으면서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롯데그룹 계열사는 또 있다. 바로 롯데상사와 롯데정보통신과 대홍기획, 롯데닷컴, 롯데후레쉬델리카, 에스앤에스인터내셔날 등이다. 이들 회사는 계열사들이 일감을 몰아줘 적지 않은 실적이 '안방'에서 나왔다.

1974년 설립된 롯데상사는 식품원료, 건축자재, 잡화류 등 다양한 품목의 종합 도매업체다. 문제는 자생력. 계열사에 매출을 크게 의존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분석 결과 매출의 절반 이상을 내부거래로 채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통해 매년 수천억대 고정 매출을 올리고 있다.

롯데상사는 2011년 매출 9994억원 가운데 6510억원(65%)을 계열사와의 거래로 올렸다. 일거리를 준 곳은 롯데쇼핑(2369억원)과 롯데삼강(2003억원), 웰가(545억원), 롯데칠성음료(537억원), 롯데후레쉬델리카(271억원), 롯데제과(238억원), 롯데리아(220억원) 등이다. 양곡, 수산물, 청과, 의류 등을 팔았다. 2009년과 2010년에도 각각 7467억원 중 4393억원(59%)을, 8029억원 중 4784억원(60%)을 계열사에서 채웠다.

롯데정보통신과 대홍기획, 롯데닷컴, 롯데후레쉬델리카도 사정은 같다. 그룹 차원에서 '힘'을 실어주지 않으면 사실상 지속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1996년 설립된 롯데정보통신은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SI)업체다. 이 회사가 계열사들과 거래한 매출 비중은 ▲2009년 79%(총매출 3367억원-내부거래 2660억원) ▲80%(4091억원-3279억원) ▲2011년 79%(4626억원-3649억원)로 나타났다. 주로 SI를 맡았다. 거래 계열사는 각각 52개, 62개, 67개사. 롯데그룹 계열사가 모두 76개란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식구'들이 달라붙어 지원한 셈이다.

1979년 설립된 대홍기획은 광고 대행업체다. 대홍기획의 내부거래율은 ▲2009년 96%(1701억원-1632억원) ▲2010년 92%(2002억원-1833억원) ▲2011년 67%(2321억원-1550억원)로 조사됐다. 각각 40개, 46개, 50개사에서 광고제작과 대행을 발주 받았다.

구매·광고·시스템·홈페이지 등 대행 거래
수백∼수천억 고정매출…오너일가 지분 소유

2000년 설립된 롯데닷컴은 인터넷쇼핑몰 등 전자상거래업체다. 홈페이지 개발, 사이트 운영, 위탁판매, 모집광고 등의 용역사업으로 내부거래율이 ▲2009년 49%(1060억원-519억원) ▲2010년 53%(1350억원-720억원) ▲2011년 66%(1746억원-1155억원)나 됐다.

1999년 설립된 롯데후레쉬델리카는 김밥, 도시락, 샌드위치, 햄버거 등 식사용 조리식품 제조업체다. 주로 롯데쇼핑, 코리아세븐, 바이더웨이 등 유통 계열사에 이들 제품을 납품해 내부거래율이 ▲2009년 96%(451억원-432억원) ▲2010년 93%(584억원-544억원) ▲2011년 95%(731억원-695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10월 롯데삼강에 흡수합병됐다.

롯데그룹의 내부거래와 관련해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회사도 있다. 바로 에스앤에스인터내셔날이다. 2010년 설립된 에스앤에스인터내셔날은 부동산임대업체로 '집안 매출'이 100%다. 2010년 1억원, 2011년 12억원의 매출이 모두 비엔에프통상에서 나왔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롯데그룹은 최근 총수의 부인과 딸이 운영하던 시네마통상, 시네마푸드, 유원실업 등 매점사업을 회사 직영으로 전환했다"며 "이는 과세 피하기 작업으로 보이는데 이들 계열사 외에도 교통정리가 필요한 회사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들 회사의 내부거래가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오너일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롯데상사와 롯데정보통신, 롯데닷컴은 '롯데가 3남매'가 지분을 보유 중이다.

롯데상사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8.4%(7만5181주)를, 장남 신동주 일본롯데 부회장이 8.03%(7만1894주)를,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1.33%(1만1938주)를 소유하고 있다.

3남매가 장악

롯데정보통신은 신 회장 7.5%(6만4148주), 신 부회장 4%(3만4148주), 신 이사장 3.5%(3만주)다. 롯데닷컴은 신 회장이 3.09%(14만3897주)를, 신 부회장과 신 이사장이 각각 1.71%(7만9361주)씩 갖고 있다.

대홍기획에도 오너 지분(신 이사장 6.24%·2496주)이 있다. 롯데후레쉬델리카의 경우 합병 전까지 신 이사장과 신유미씨가 각각 9.31%(35만주)를 쥐고 있었다. 유미씨는 신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미스롯데 출신 서미경씨의 딸로, 1988년 신 총괄회장 호적에 입적됐다.

에스앤에스인터내셔날은 오너일가의 개인회사다. 신 이사장과 가족들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신 이사장은 지분 55%(5만5000주)를 소유한 최대주주. 그의 자녀인 장혜선·장선윤·장정안씨도 각각 15%(1만5000주)씩 지분이 있다.


김성수 기자 <kimss@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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