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연히 사라진 윤창중 행방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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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연히 사라진 윤창중 행방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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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블메이커 윤' 머리카락 보일라 꼭꼭 숨어라

[일요시사=정치팀] '트러블메이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칩거가 길어지고 있다. 지난달 11일 기자회견 이후 그는 단 한번도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일각에선 이미 그가 자택을 떠났다는 의혹이 점점 커져가고 있다. 윤 전 대변인은 지금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 것일까? <일요시사>가 묘연한 그의 행방을 추적해봤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일정을 수행하던 중 갑자기 한국으로 귀국했다. 미국 순방 도중 현지에서 채용된 여성 인턴을 성추행한 의혹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으로 돌아온 후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둘러싼 의혹들을 해명했지만 곧 앞뒤가 맞지 않는 정황들이 속속 드러났다. 헌정사상 최초로 탄생한 여성대통령의 첫 해외순방은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로 빛이 바랬다.

사라졌나?

윤 전 대변인의 칩거는 벌써 한 달째다. 그는 지난달 9일 급히 귀국한 뒤로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이틀 후인 11일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런저런 변명도 해보고 부인도 했지만 먹혀들지 않자 기자회견 이후 다시 칩거에 들어갔다. 그날 이후 그를 목격했다는 사람은 없다. 외부에서 걸려오는 전화는 전혀 받지 않고 변호사나 지인들과만 통화를 하고 있다.
지난달 12일에는 변호사가 밤늦게 경기도 김포시의 윤 전 대변인의 자택을 찾아 윤 전 대변인을 제외한 가족들과 성추행 사건에 대한 법적 대응을 상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변호사는 이후 "윤 전 대변인 사건을 맡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틀 후인 14일에는 양복을 입은 건장한 체격의 남성 4명이 여행용 가방과 종이상자를 들고 윤 전 대변인 자택을 찾기도 했다. 청와대에서 윤 전 대변인이 쓰던 물건들을 정리해 온 것으로 보이는 이들은 계단을 통해 아파트 14층에서 내려온 뒤 정부종합청사 스티커가 붙어 있는 승합차를 타고 현장을 빠져나갔다. 이들은 윤 전 대변인을 만났는지에 대해 묻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전혀 답변을 하지 않았다.

윤 전 대변인은 완벽하게 모습을 감춘 채 이후 새롭게 벌어지는 상황들에 대해 일부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로 일방 통보하는 방식으로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지난달 13일 인터넷에 윤 전 대변인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글이 떠돌자 그는 기자들에게 휴대전화 문자로 자기가 쓴 글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민정수석실 조사에서 자신이 피해여성의 엉덩이를 움켜쥐었고, 호텔방에서 알몸으로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진 것에 대해서도 문자로 "민정수석실의 조사결과는 날조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사건이 벌어진 지난달 8일 새벽 5시께 만취 상태로 호텔로 돌아오는 모습을 봤다고 증언한 기자에게는 "고소하겠다"는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윤 전 대변인은 끝내 모습을 드러내진 않았다. 여러 언론사의 기자들이 윤 전 대변인의 자택을 포위하듯 하며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지만 소용이 없었다.

윤 전 대변인의 집 창문은 신문지로 모두 가려졌다. 윤 전 대변인의 부인은 일하고 있는 직장에 한동안 병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다. 이후 실제로 병세가 악화돼 병원신세를 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병원으로 향하던 중 취재진이 질문을 건네자 그 자리에 주저앉아 오열하기도 했다. 윤 전 대변인의 부인과 자녀들은 주민들에 의해 간혹 목격되기도 했지만 윤 전 대변인의 모습만큼은 아직 아무도 확인할 수가 없었다.

이처럼 윤 전 대변인의 칩거가 길어지면서 한때는 윤 전 대변인의 자살설이 나돌기도 했다. 윤 전 대변인의 자살설이 신빙성 있게 나돌자 지난달 13일 경기 김포경찰서 소속 경찰들이 이를 확인하기 위해 윤 전 대변인의 자택을 찾았지만 주변을 둘러싼 취재진을 확인하고 그냥 되돌아가는 해프닝도 있었다. 나중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윤 전 대변인의 자살설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그렇다면 윤 전 대변인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일단 윤 전 대변인은 현재 어떠한 외부일정도 잡지 않고 자택에 칩거하면서 미국 재판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윤 전 대변인의 자택에 분명한 인기척이 있다는 것이다. 한동안 가져가지 않아 우편함에 가득했던 우편물도 최근엔 모두 치워진 것으로 확인됐다. 윤 전 대변인과 가족들이 움직임을 최소화 한 채 여전히 자택에 칩거 중이라는 설명이다.

한 달째 칩거 "77평대 자택에서 호의호식 중?"
'자살설'부터 '해외도피설'까지 난무하는 설들

윤 전 대변인이 김포 자택에 머물며 인적이 드문 심야시간대에만 외출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달 31일 SNS에는 "어제 윤창중이 치킨을 배달 시켜먹었다고 아르바이트생이 페이스북에 올렸다"며 "그 와중에도 닭을 뜯고 있다. 참고로 소녀시대가 광고한 치킨집이라네요"라는 글이 게재돼 사실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어찌됐든 미국에서의 수사가 여전히 진행 중인 상황에서 윤 전 대변인이 언제까지 자택에만 머무를 수만은 없는 일이다. 윤 전 대변인은 현재 몇몇 지인들과 긴밀히 접촉하며 향후 이뤄질 경찰 조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일각에선 윤 전 대변인이 이미 자택을 떠났을 거라는 추측도 있다. 청와대 측이 제공한 비밀안가에서 칩거 중이라는 것이다. 실제 김포 자택에 칩거하고 있을 경우 이렇게 오랫동안 주민들의 눈을 피하기는 어렵다는 주장이다. 일각에선 이미 해외로 도피했다는 설까지 꾸준하게 나돌고 있다.

윤 전 대변인 자택을 둘러싸고 취재진이 진을 치고 보수단체들의 시위까지 이어지자 이웃주민들 사이에선 가족들에 대한 동정여론도 일고 있다. 한 이웃주민은 "맨 처음에는 그런 사고를 친 윤 전 대변인과 같은 아파트에 산다는 게 무척 불쾌했지만 이후에 너무 기자들한테 시달리는 모습을 보니까 조금 짠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인지 주민들은 지난달 21일 동대표 주민회의를 통해 기자들을 아파트단지 밖으로 내보내기로 결정했다. 주민들은 기자들이 24시간 진을 치고 있어 감시를 당하는 느낌이 들고, 기자들이 버리는 쓰레기 때문에 무척 큰 불편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취재진은 어차피 윤 전 대변인에 대한 취재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주민들의 요청을 수용했다.

못 찾나?

윤 전 대변인의 자택은 단지 내에서 가장 넓은 254㎡(77평) 규모로 5개의 방과 3개의 욕실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랫동안 칩거생활을 해도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현재까지는 미국 현지 수사가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윤 전 대변인의 칩거 역시 한동안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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