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안절부절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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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뒷담화> 성완종 안절부절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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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닥 잘못됐다간…회사도, 의원직도 날릴 판

 

[일요시사=경제1팀] "주인이 없어서 그런가…."
성완종 의원이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경남기업이 워크아웃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이미 회장직에서 물러나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상황. 더구나 개인적으로도 큰 위기를 맞고 있다. 4수 끝에 어렵게 단 금배지가 '달랑달랑'한 처지다.


성완종 의원(새누리당)은 맨주먹으로 성공신화를 이룬 자수성가형 기업인 출신이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상경해 신문배달, 약배달 등 하루 15시간씩의 중노동을 통해 모은 종자돈 200만원으로 매출 2조원의 그룹을 일궜다. 1976년 서산토건, 1979년 대아건설에 이어 2003년 경남기업을 인수했다.

회사 떠나자 사단

재벌 반열에 오른 성 의원은 2000년부터 '여의도'를 노크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시다 지난해 4월 총선에서 자유선진당 후보로 서산·태안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19대 국회의원 재산 순위에서 7위(152억원)에 올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성 의원은 당선 직후 경남기업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대신 아들을 심어 놨다. 성 의원의 장남 승훈씨는 지난해 임원 인사에서 경영기획실장(이사)에 선임됐다. 올해 32세인 승훈씨는 경남기업에 입사한 지 3년 만에 등기이사에 올랐다. 초고속 승진이다. 업계에선 회장직에서 물러난 성 의원의 국회 입성에 따른 경영공백 최소화 차원이란 분석이 나왔다.

공교롭게도 경남기업은 성 의원이 사표를 낸 이후부터 사단이 났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4000억원대였던 매출은 2004년 6000억원이 넘더니 2007년 1조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이듬해를 정점으로 다시 하락했다. 당시 1조8000억원의 매출은 점점 줄어 지난해 1조1000억원으로 추락했다.

2000년대 들어 단 한 해도 마이너스를 내지 않다가 지난해 230억원의 적자까지 냈다. 지난 6월 말 기준 총자산은 1조1275억원, 부채는 1조2517억원이다. 부채비율은 217% 수준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경남기업은 공공공사 입찰제한, 해외공사 차질, 건설경기 침체 등 잇단 악재로 위기에 봉착했다"며 "특히 주력해온 베트남과 스리랑카 등 해외사업이 잘 풀리지 않으면서 '돈맥경화' 현상이 심화됐다"고 말했다.

경남기업은 결국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했다. 2009년 워크아웃에 들어갔다가 2011년 조기 졸업한 지 2년 만에 다시 똑같은 길을 걷게 됐다. 경남기업은 지난달 29일 기업재무구조 개선 및 경영정상화를 위해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에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를 요청했다.

경남기업 2년 만에 다시 워크아웃 신청
선거법 위반 최종심 임박…의원직 위기

동시에 1000억원을 긴급 운영자금으로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고, 채권단은 이를 수용했다. 채권단 분담액은 수출입은행 304억원, 서울보증보험 205억원, 신한은행 189억원, 무역보험공사 114억원, 산업은행 60억원, 국민은행 47억원 등이다.

회사 측은 "자체적으로 자산유동화증권 발행 등 자금 조달 계획을 세웠으나 신용등급 하락으로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새누리당 성완종 의원
▲새누리당 성완종 의원
여기서 끝난 게 아니다. 경남기업은 연말까지 차입금 상환 등에 모두 2650억원이 필요하다. 1000억원을 지원받으면 일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으나 나머지 1650억원에 대한 대책은 전무한 상황이다.

경남기업의 '주인'인 성 의원은 속이 편할 리 없다. 국감 때문에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회사 걱정에 밤잠을 설쳤다는 후문이다. 성 의원은 회장직을 내놨지만 경남기업과 계열사인 대아레저산업, 대원건설산업 등의 고문직을 맡고 있다. 성 의원은 경남기업 지분 21.52%(340만1336주)를 소유한 최대주주다. 핵심 계열사인 대아레저산업도 성 의원이 최대주주(71.75%·74만6185주)다.

경남기업과 함께 대아레저산업도 사정이 썩 좋은 편이 아니다. 매출이 2011년 2188억원에서 지난해 996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251억원, 365억원에서 39억원, 162억원으로 주저앉았다.

성 의원은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의정 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서다. 더구나 경남기업 문제 말고도 개인적으로 큰 위기를 맞고 있다. 4수 끝에 어렵게 단 금배지가 '달랑달랑'한 처지다.

금배지 달랑달랑

성 의원은 2011년 11월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서산장재단을 통해 지역구 주민 2000여명을 대상으로 가을음악회 공연을 무료 관람토록 하고, 같은해 12월엔 충남자율방범연합회에 청소년 선도지원금 명목으로 1000만원을 기부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지난해 10월 기소됐다.

두 달 뒤 열린 1심에서 재판부는 "기부행위"라며 유죄로 판단해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선거법상 실형이나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국회의원직이 상실된다. 성 의원은 즉각 항소했고, 지난 5월 2심에선 청소년 선도 지원금 혐의만 인정돼 벌금 500만원으로 감형됐다. 이 역시 당선무효형이라 의원직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2심 직후 "최종 판결이 날 때까지 열심히 의정활동을 하겠다"고 말한 성 의원은 대법원에 상고, 최종심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기존 판결이 확정되면 성 의원은 금배지를 빼야 한다. 까닥 잘못됐다간 회사도, 의원직도 모두 날릴 판이다.


김성수 기자<kims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경남기업-역대 정권

아주 기막힌 인연

최근 워크아웃을 신청한 경남기업은 역대 정권과 남다른 인연을 갖고 있다.

우선 박근혜 대통령에게 집을 준 인연이 있다. 신기수 전 경남기업 회장은 1979년 10·26 사태 이후 청와대를 나온 박 대통령에게 서울 성북구 성북동에 무상으로 자택을 지어줬다. 신당동 저택에 머물고 있던 박 대통령은 1982년 성북동 저택으로 옮겨 약 3년 동안 거주했다.

2003년 경남기업을 인수한 성완종 의원은 참여정부에서 2번씩이나 특별사면을 받은 인연이 있다. 성 의원은 각각 불법 정치자금 제공과 행담도 비리로 구속됐지만, 두 사건 모두 형이 확정되자마자 자유의 몸이 됐다. 당시 법무부는 '판결문에 잉크도 마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성 회장의 사면을 반대했지만 청와대가 밀어붙였다는 후문이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와 법무부 간 큰 마찰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성 의원은 MB정부와도 인연이 있다.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 시절 인수위원회 자문위원(과학비즈니스TM 벨트 태스크포스팀)으로 활동한 바 있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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