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몰빵' 기업 내부거래 실태(124)한양-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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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 '일감 몰빵' 기업 내부거래 실태(124)한양-보성

일요시사 0 4264 0 0

 

고래 등골 빼먹는 새우들

 

[일요시사=경제1팀] 기업의 자회사 퍼주기. 오너 일가가 소유한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반칙'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변칙적인 '오너 곳간 채우기'는 멈추지 않고 있다. 보다 못한 정부가 드디어 칼을 빼 들었다. 내부거래를 통한 '일감 몰아주기'관행을 손 볼 태세다. 어디 어디가 문제일까. <일요시사>는 연속 기획으로 정부의 타깃이 될 만한 '얌체사'들을 짚어봤다.


시공능력순위 26위의 중견 건설업체인 한양은 7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이중 내부거래 금액이 많은 회사는 '한양'과 '보성' 등이다. 이들 회사는 관계사들이 일감을 몰아줘 적지 않은 실적이 '안방'에서 나왔다.

1973년 설립된 한양은 토목, 주택, 플랜트 등을 시공하는 종합 건설업체다. 아파트 브랜드 '수자인'으로 유명하다. 처음 한양주택개발이란 회사였다가 1976년 한양주택으로, 1981년 다시 현 상호로 변경했다. 1976년 상장한 이 회사는 1990년대 국내 아파트 건축시장에서 도급순위 4위권에 들 만큼 이름을 날리다 2001년 부도가 났다가 2003년 회생했다. 본사는 인천 남동구 구월동에 있다.

2009년부터 급증

한양은 매출이 증가 추세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수백억원대였던 매출은 2006년 2000억원이 넘더니 2010년 1조원을 돌파했다. 2011년과 지난해엔 9000억원대로 다소 주춤한 상황이다.

그동안 계열사들과 거래한 매출 대비 비중은 1∼20%대로 나타났다. 한양의 내부거래율은 ▲2005년 1% ▲2006년 3% ▲2007년 3% ▲2008년 14% ▲2009년 8% ▲2010년 22% ▲2011년 24% ▲지난해 20%로 조사됐다. 지금까지 <일요시사>가 지적한 다른 기업들의 내부거래율과 비교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그러나 그 금액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매출이 올라간 만큼 내부거래 금액도 많아졌다. 한양의 내부거래액은 ▲2005년 5억원(매출 894억원) ▲2006년 69억원(2053억원) ▲2007년 143억원(4170억원) ▲2008년 958억원(6936억원) ▲2009년 787억원(9422억원) ▲2010년 2363억원(1조621억원)으로 늘었다.

2011년의 경우 최상위지배회사(624억원), 지배회사(42억원), 기타특수관계자(1605억원) 등과의 거래액이 2272억원(9419억원)이나 됐다. 지난해엔 1851억원(9111억원)을 최상위지배회사(212억원), 지배회사(15억원), 기타특수관계자(1624억원) 등 계열사와의 거래로 올렸다. 최상위지배회사는 보성, 지배회사는 새창조건설, 기타특수관계자는 라데빵스·보성레저개발·보성레저산업·해원에스티·코리아에셋매니지먼트·보성건설 등이다.

한양은 안정된 매출을 기반으로 몸집을 키워왔다. 2005년 이후 단 한해도 적자 없이 매년 100억∼600억원의 영업이익과 100억∼40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618억원, 순이익은 163억원을 기록했다. 총자산은 2005년 989억원에서 지난해 8999억원으로 9배 이상 불었다. 같은 기간 529억원이던 총자본은 3279억원으로 6배나 늘었다.

의존도 낮지만 연 1000억∼2000억대 거래
형제 이기승-이우식 회장 등 친인척 대주주

1981년 설립된 보성도 건설업체로, 자회사의 지분 소유를 통해 사업내용을 지배하고 경영사항 등을 지원하는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광주에 본사가 있는 이 회사 역시 관계사에 매출을 의존하고 있다. 보성은 지난해 매출 976억원 가운데 622억원(64%)을 종속회사(26억원), 지분법피투자회사(572억원), 기타의특수관계자(24억원) 등 계열사와의 거래로 올렸다.




보성의 내부 의존도가 처음부터 높았던 것은 아니다. 2008년까지 매출 대비 내부거래 비중이 평균 10%를 넘지 않다가 이듬해부터 급증했다. 일감 몰아주기가 사회적 이슈로 부상한 이후 다른 기업들의 내부거래는 줄어드는 데 반해 보성은 오히려 갈수록 늘었다.

보성의 내부거래율은 2005년 1%(2409억원-29억원), 2006년 3%(2801억원-98억원), 2007년 15%(1915억원-281억원), 2008년 16%(1230억원-192억원)였다가 ▲2009년 43%(652억원-280억원)로 오르더니 ▲2010년 62%(2150억원-1326억원)까지 치솟았다.

보성도 꾸준히 몸집을 키우고 있다. 총자산이 2005년 1523억원에서 지난해 4086억원으로 3배 가까이 불었다. 같은 기간 876억원이던 총자본도 2905억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80억원, 63억원을 기록했다.

한양과 보성의 내부거래가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오너 일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기승 한양 회장은 한양 지분 7.08%(36만4876주)를 소유하고 있다. 그의 동생 이우식 한양건설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4.17%·21만4727주)도 있다. 보성은 이기승 회장이 지분 35.1%(110만9499주)를 소유한 최대주주다. 친인척 이해식·이화영씨는 각각 6.25%(19만7480주), 5.29%(16만7293주)를 갖고 있다.

악몽의 굴비사건

지방 중견기업에 불과했던 보성은 2004년 국내 굴지의 건설회사인 한양을 인수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당시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는 말이 나왔다. 이후 거침없이 성장한 두 회사는 오너가 연루된 이른바 '2억원 굴비상자'사건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이기승 회장은 2005년 잘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안상수 당시 인천시장에게 2억원이 든 굴비상자를 건넨 혐의로 기소, 1심에서 징역 1년6월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2억원 굴비상자를 받았다가 인천시에 자진 신고한 안 전 시장에 대해선 무죄가 선고됐었다.


김성수 기자 <kims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일감 받는' 한양·보성 기부는?

계열사들의 일감을 받고 있는 한양과 보성은 기부를 얼마나 할까.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양은 지난해 3억7000만원을 기부금으로 냈다. 매출(9111억원) 대비 0.04%에 불과한 금액이다. 2011년엔 6000만원을 기부했는데, 이는 매출(9419억원)의 0.006% 수준 밖에 되지 않는다.

보성은 2011년과 지난해 각각 4000만원, 6000만원을 기부했다. 매출(1578억원, 976억원) 대비 기부율은 각각 0.03%, 0.06%로 나타났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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