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의 '최태원 SK그룹 회장 빌라'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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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의 '최태원 SK그룹 회장 빌라'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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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못차린 회장님 감옥서 부동산 쇼핑


[일요시사=경제1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집을 샀다. 최고급 빌라다. 수십억 금액은 둘째 치고 평상시라면 몰라도 최 회장의 처지가 처지인지라 뒷말이 무성하다. 최 회장이 감옥에서 부동산 거래를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뭘까. 꼭 지금이라야 하는 급한 사정이 있는 것일까.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옥중 거래를 통해 고급 빌라를 매입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대법원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0월1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제이하우스를 45억5000만원에 매입했다. 키스톤하우스, 루시드하우스, 헤렌하우스 등과 '유엔빌리지'를 형성하고 있는 제이하우스는 최고급 빌라인 만큼 유명 인사들이 대거 입주해 있다.

'옥중거래' 뒷말 무성

CJ건설이 시공과 직접 분양한 제이하우스는 지하 3층∼지상 3층 총 10가구로 구성돼 있다. 최 회장이 사들인 곳은 한강이 한눈에 보이는 지상 3층이다. 펜트하우스인 이 집은 전용면적 228.49㎡(약 70평)에 방 4개와 욕실 3개로 이뤄졌다. 집안에서 연결된 하늘정원테라스를 사용할 수 있다. 거실 통창과 테라스를 통해 보는 한강뷰는 한남동 고급빌라 중에서도 손가락 안에 든다.

이번 최 회장의 빌라 매입은 적잖은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수십억 금액은 둘째 치고 그가 현재 수감 중이라 뒷말이 무성하다. 당장 "자숙해도 모자랄 판에…"란 비판이 나올 만하다.

최 회장은 자리를 비운 지 1년이 다 돼간다. 수백억원대 회사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지난 1월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2심에서도 징역 4년을 선고받은 최 회장은 대법원에 상고, 최종 판결을 앞두고 있다.

재판부는 최 회장에게 실형을 때리면서 "회장 맞나"는 식으로 강도 높게 질책해 눈길을 끌었다. 수차례 진술을 번복하는 등 재판 과정에선 최 회장의 '두 얼굴'이 드러났다. 특히 뻔뻔한 '회사돈 쓰기'에 비난 여론이 들끓기도 했다. SK의 투명·윤리·준법 경영은 순식간에 무너졌다. 다른 사람도 아닌 총수가 회사 명성에 큰 오점을 남긴 꼴이 됐다.

한남동 유엔빌리지 고급빌라 매입
'자숙은커녕…' 적잖은 논란 불가피

최 회장의 빌라 매입을 두고선 여러 가지 해석이 분분한 상황이다. 그중에서도 최 회장이 분가를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는 툭하면 터지는 '이혼설'과 맞물려 주목되는 대목이다.

최 회장의 주소지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번지다. 698.3㎡(약 212평) 대지에 지하 1층∼지상 3층 단독주택. 2005년 사촌형 최신원 SKC 회장으로부터 매입했다. 그 전까지 용산구 SK청암대 빌라에서 전세로 살았다. 최 회장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 노소영씨와 미국 시카고대 유학 시절에 만나 1988년 결혼했다. 당시 대통령 딸과 재벌 아들의 혼인이란 점에서 '정략결혼'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받았다.

그래서인지 두 사람의 결혼생활이 순탄치 않다는 소문이 간간이 돌곤 했다. 잊을 만하면 불화설과 별거설이 나오더니 급기야 지난해 이혼설이 불거졌다. 최 회장과 노씨가 이혼하기로 했다는 보도까지 있었다. 성격 차이로 갈등을 겪고 있는 두 사람이 결국 이혼을 결심하고 가까운 지인들에게 사실을 전했다는 내용이었다.

SK그룹은 이혼설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며 터무니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최 회장이 직접 부인했다는 것이다. 미디어아트 전문 미술관인 아트센터 나비 관장을 맡고 있는 노씨도 최 회장 공판에 자주 참석하면서 파경 소문은 잠잠해진 상태다. 노씨는 최 회장의 실형 판결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분가 준비? 이혼설 맞물려 주목
최종심 앞두고 풍수 때문 관측도

무엇보다 의아한 점은 최 회장이 굳이 이 시점에 빌라를 매입했냐는 것이다. 구속 상태에서 빌라를 산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우연은 아닌 듯하다. 여러 정황상 그렇다. 이 집의 전 주인은 신창재 교보그룹 회장의 동생 신문재 전 교보문보장(현 교보핫트랙스) 대표다. 그는 최 회장의 신일고 1년 후배로, 두 사람은 평소 호형호제하는 사이로 알려졌다.




이 인연으로 SK텔레콤은 신 전 대표와 전세계약을 맺고 최 회장이 매입하기 전까지 2년 동안 게스트하우스로 사용했다. 전세금은 25억원. 신 전 대표는 계약 전 집을 담보로 24억원의 대출을 받은 상태였다. 보통 매매가의 절반가량 근저당이 설정돼 있으면 전세계약을 맺지 않는다. SK텔레콤은 최 회장과 신 전 대표의 친분을 보증 삼아 도장을 찍었다는 후문이다.

회사돈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을 받는 와중에 수십억 빌라를 구입한 사실이 드러나면 여론의 거센 역풍을 맞을 게 뻔하다. 최 회장이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런데도 옥중에서 빌라를 매입했다. 뭔가 다급하지 않았냐는 추정이 가능하다.

배경 두고 해석 분분

매입 날짜만 봐도 그렇다. 최 회장은 9월27일 2심 선고를 받았다. 그로부터 보름 정도 지난 뒤, 실형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대리인을 통해 빌라를 샀다. 가격도 비싸게 주고 샀다. 최 회장은 부동산 불황으로 고급빌라의 인기가 많이 떨어졌는데도 2010년 CJ건설이 분양한 금액 45억5000만원을 그대로 주고 이 빌라를 매입했다. 그만큼 급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그렇다면 최 회장이 감옥에서 부동산 거래를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뭘까. 이 집을 꼭 사야만 했던 이유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상위 1% 재벌들이 모여 사는 한남동의 지리적 위치를 지목한다. 풍수가들은 한남동이 '명당 중 명당'이라고 입을 모은다.

명실상부 최고의 부자 동네인 한남동은 예부터 기운이 좋은 곳으로 손꼽혀 왔다. 남쪽으론 한강, 북쪽으론 남산이 자리 잡고 있다. 학자들은 배산임수와 영구음수 조건이 완벽하게 갖춰진 입지라고 주장한다. 한강 물이 감싸고도는 데다 남산에서 서빙고동으로 연결되는 산줄기가 한남동을 품어 안고 있는 형국이란 설명이다. 한 풍수가는 "풍수에선 물을 재물로 보는데 중랑천 쪽에서 흘러나온 물이 혈장인 한남동 터를 감싸 안고 보광동 쪽에서 급히 사라진다"며 "이 덕분에 집집마다 재물이 가득 쌓이는 터가 된 것"이라고 전했다.

석방 자신하고 
미리 거처 마련?

반면 논현동 쪽은 그렇지 않다는 평이다. 실제 <일요시사>가 지난 9월 추석을 앞두고 풍수지리 전문가 양만열 동방대학원대학교 교수의 자문을 받은 결과 최 회장의 논현동 자택은 기운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 923호 참조. 양 교수는 "(논현동 자택 풍수를 보니) 상당기간 수감생활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소 2∼3년이 지나야 정상적인 회장 업무에 복귀할 것 같다"며 "별로 좋지 않다. 여건이 된다면 빨리 옮기는 게 좋다"고 지적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 회장이 괜한 오해를 살 것을 뻔히 알면서도 빌라 매입을 강행한 이유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어려운 상황에서 막상 때가 되니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한 풍수가는 "대법원 최종심을 염두에 두고 풍수 때문에 집을 샀다면 옆에서 누군가의 조언이 있었을 것"이라며 "무속인(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의 말만 듣고 거액을 투자한 최 회장을 보면 충분히 그럴 만하다"고 귀띔했다.

제이하우스는 외부인이 접근하기 어렵다. 아무나 들어갈 수 없다. 보안이 철저해서다. 최 회장이 출소하면 혼자만의 공간인 '아지트'로 사용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일각에선 최 회장이 최종심에서 석방을 자신하고 미리 거처를 마련한 게 아니냐는 뒷말까지 나온다.


김성수 기자 <kimss@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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