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 고정’ 브라운관은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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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 고정’ 브라운관은 지금…

일요시사 0 1176 0 0


볼매덩어리 아빠들 전성시대


[일요시사=사회팀올해 아이들과 예능계로 뛰어든 연예인 아빠들. 이제는 배우라는 수식어보다 ‘ㅇㅇ아빠’라는 호칭이 더 익숙할 정도다. 과거 TV에서 보이던 호랑이같이 엄한 아버지 대신 ‘딸 바보’ ‘아들 바보’가 되어 미혼 여성들의 결혼욕구를 유발하는 매력적인 아빠들이 있다.


2013년 육아 예능 프로그램이 새로운 예능 트랜드로 등장했다. 아이도 아이지만, 각양각색의 매력을 가진 아빠들도 그 인기에 한 몫 더했다. 육아예능의 원조인 SBS 예능 <붕어빵>을 비롯해 MBC 예능 <아빠! 어디가?> KBS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까지 시청자들은 아빠들의 깨알같은 멘트와 행동에 푹 빠져버렸다.


친구같은 아빠

지난해 SBS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 바람둥이 이정록 역을 맡은 배우 이종혁은 <아빠!어디가?>에 출연하면서 시크한 아빠의 모습을 보여줬다. 호기심 많은 아들 이준수의 “왜?”라는 거듭되는 질문에 무뚝뚝하게 “몰라~”라고 대답하는가 하면 행여 다칠까 아이와 붙어 다니는 다른 아빠들과 달리 방목형 교육방식으로 눈길을 끌었다.

지난 8일 <아빠! 어디가?>에서는 뉴질랜드로 떠난 아빠들과 아이들이 홈스테이하는 장면이 방송됐다. 이 날 이종혁이 준수를 싱크대에서 세수시키는 방송이 나가자 네티즌들은 “나라망신이다. 매너 좀 챙겨라” “세수도 안한 얼굴로 밥상머리에 앉아 가지고”라며 비난했다. 이어지는 비난에 그는 “죄송합니다. 밥은 먹었어요”라며 쿨하게 잘못을 인정하기도 했다.

같은 프로에 출연 중인 가수 윤민수는 프로그램에 출연 중인 아이들로부터 ‘최고의 삼촌’으로 꼽히고 있다. 윤민수의 매력은 매회 방송마다 드러나고 있다. 울고 있는 송종국의 딸 송지아를 달래는 섬세함을 보여주는가 하면, 자칭 ‘모리스’에서 따온 ‘모리스 앤 뿌빠뽕가리’ ‘모리스가 만든 닭카밥스’ 등 평범하지 않은 요리실력을 뽐내 아들 윤후의 미각을 감동시키기도 했다. 아들 윤후를 비롯해 프로그램에 출연 중인 아이들과의 눈높이 교육을 보여준 윤민수는 한 웨딩업체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미혼 여성들이 바라는 이상적인 아빠상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방송 3사 육아 예능 프로그램 인기
미혼 여성들의 결혼욕구 유발 매력

윤민수를 최대 라이벌로 꼽은 방송인 김성주 역시 허당 매력으로 웃음을 선사했다. 김성주는 <아빠! 어디가?>의 첫 회에서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줘야 한다. 강제로 끌고 가는 건 잘못된 것이다”라고 말해 가장 이상적인 아버지의 모습이 기대됐다. 그러나 첫 방송부터 자신의 육아철학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줘 가장 현실적인 아빠의 모습을 보여줬다. 한때 MBC 아나운서였던 그는 추운 겨울날 원터치 텐트를 준비해 아들을 울리는가 하면, 그 다음 캠핑여행에서는 과한 캠핑용품으로 진땀을 빼는 엉뚱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아이들에게 짜파구리로 인기를 끌었던 그는 지난 5월 아이들이 뽑는 인기투표에서 0표를 받아 굴욕을 당했으나, 이후 홍일점인 지아로부터 같이 저녁먹고 싶은 삼촌으로 뽑혀 과거의 굴욕 참패를 만회했다.

지난 9월 추석특집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큰 인기를 끈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지난 11월 정규 편성되면서 힙합그룹 에픽하이의 타블로가 합류했다. 2009년 배우 강혜정과 결혼한 타블로는 아내의 말 한마디에도 금세 수긍해버리는 ‘순둥이 아빠’였다. 딸 하루에게 “엄마가 좋냐, 아빠가 좋냐”며 애정도 테스트를 하는 그의 모습에서는 무대 위 카리스마 넘치는 힙합전사보다는 장난끼 넘치는 귀여운 아빠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단연 최고 아빠는 이종격투기 선수 추성훈이다. 한 체험학습 커뮤니티에서 실시한 ‘학부모가 뽑은 친구같은 아빠’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한 추성훈은 젤리가 먹고 싶다는 딸 사랑이의 말에 돌연 뛰쳐나가 마트에서 젤리를 사올 정도로 ‘딸바보’다. 그는 나이가 들어서 딸이 자신을 싫어하게 될까봐 무섭다는 발언으로 최고의 ‘딸바보’임을 증명했다.

배우 장현성도 반전 매력을 보여준 아빠들 중 한 명이다. 얼마 전 개봉한 영화 <화이>에서 친절한 아빠 진성 역을 맡은 장현석은 실제로도 두 아들의 멋진 아빠다. 아이들에게 ‘패션꽝’다운 옷을 선물하는가 하면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만든 계란빵에 ‘인생의 큰 자부심’까지 운운하는 그의 모습은 귀엽기까지 하다.

자상함으로 자식에 대한 사랑을 보여준 아빠들이 있는가하면 냉철함으로 자식을 대하는 아빠들도 있다.

개그맨 염경환은 자신을 쏙 빼닮은 아들 염은률과 SBS <붕어빵>에 출연 중이다. 아들 염은률이 자신의 사생활(?)을 폭로할 때마다 아웅다웅하는 모습은 부자라기보다 친구같다. 아들과 티격태격하는 와중에도 며느릿감을 직접 고르겠다고 선언하거나 공짜 여행을 가기 위해 식스팩을 만드는 엉뚱함이 그의 매력이다.

솔직한 아빠

배우 김응수는 악역 전문배우답게 화끈하고 솔직한 아빠다. 그는 배우가 꿈인 딸 김은서의 외모에 대해 “우리 은서 얼굴이 좀 달린다”는 냉혹한 발언을 했다. 속상했다는 딸의 말에 “배우를 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것 같다.냉정하게 조언해준 것 뿐이다. 김태희나 한가인에 비하면 조금 부족하지 않니?”라며 또 한 번 지적하는 냉정함을 보여줬다. 딸에게 “똑바로 말해”라며 버럭하던 김응수는 부인에게만큼은 귀여운 질투까지 보여주는 남편이었다. 딸 은서는 “엄마가 모임에서 다른 남자와 잠시만 이야기해도 ‘저 사람 누구야? 처음 본 사람과 말을 왜 이렇게 잘해?라고 추궁한다”며 “(아빠가) 핑계를 만들어 (엄마에게) 계속 전화한다”고 폭로했다.


최현경 기자 <mw287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연예계 기러기 아빠들

“돈보다 외로움이 크다”

지난 23일 배우 이성재는 SBS 예능 <힐링캠프>에 출연해 기러기 아빠가 된 사연을 고백했다. 그는 “큰 딸이 중학교에 올라간 다음에 학교를 적응하지 못했다”며 “연예인 딸이라 센 척을 하려고 한 것 같다. 그렇다 보니 친구도 잘못 사귀게 되고 폭행사건에도 연루돼 학부모 재판에 소환된 적도 있다”고 말했다. 딸의 방황이 계속되자 그는 딸들을 유학 보내기로 결정했다. 이 날 두 딸의 영상편지에 눈물을 흘리는 그의 모습이 방송돼, 시청자들의 마음을 짠하게 만들었다. 이성재처럼 연예계에 가족들을 유학보내고 외롭게 지내는 기러기 아빠들이 많다.

개그맨 이상운도 7년째 기러기 생활을 하고 있다. 지난 10월 한 방송에 출연해 잔액 4368원의 통장을 공개한 그는 생활고보다 외로움이 더 힘들다고 고백했다.

자신을 기러기 아빠 중 대선배라고 표현한 개그맨 정명재 또한 17년차 기러기 아빠다. 12년째 햇빛이 들어오지 않는 반지하 방에서 거주 중인 그는 SBS <좋은 아침>에 출연해 “아침에 햇빛을 보는 게 소원이다”며 어려운 상황을 고백했다. 이어 “IMF 이후 가족들을 만나러 가지 못하다가 6년 만에 미국에 간 적이 있다. 나는 반가워서 달려갔는데 딸 여울이는 날 피하더라. 6년이란 세월 동안 서먹해졌던 거다. 그땐 정말 많이 울었다”며 눈물을 흘려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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