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기어로 본 재벌가 비사 - 롯데 ‘사모님’

한국뉴스


 

<연속기획> 금기어로 본 재벌가 비사 - 롯데 ‘사모님’

일요시사 0 4560 0 0

▲ 롯데 본사


베일에 싸인 회장댁 마님들

[일요시사=경제1팀] 재벌가 혼맥, 대박 브랜드 비밀, 망해도 잘사는 부자들, 기업 내부거래 등을 시사지 최초로 연속 기획해 독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던 <일요시사>가 2014년 새해를 맞아 새로운 연재를 시작한다. 직원들이 입 밖에 내면 안 되는 '금기어'를 통해 기업 성장의 이면에 숨겨진 '비사'를 파헤쳐 보기로 했다. 일반인은 잘 모르는, 기업으로선 숨기고픈 비밀, 이번엔 롯데의 '사모님'이다.

  

롯데와 일본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일본에서 지금의 롯데를 일궜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롯데 일가엔 유독 일본인이 많다. 2대가 모두 일본 여성과 결혼했다. 이는 '한국기업이냐, 일본기업이냐'란 롯데의 국적 정체성 혼란을 부추기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기업 맞아?

'현해탄 사랑'은 7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22년 경남 울주군 삼남면 둔기리 빈농의 장남으로 태어난 신 총괄회장은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일찌감치 학업을 포기하고 집안일을 도왔다. 신 총괄회장은 1940년 같은 마을에 살던 첫 번째 부인 고 노순화씨와 결혼했다.

당시 18세로 가장이 된 그는 경남 양산 경남도립종축장에 취직했다. 다람쥐 쳇바퀴 돌아가듯 무료한 직장생활을 하던 신 총괄회장은 큰 결단을 내린다. 일본에 갈 생각을 품었다. 이듬해 돈을 벌기 위해 무작정 일본 시모노세키행 연락선에 몸을 실은 그의 주머니엔 달랑 83엔 뿐이었다.

그리고 얼마 뒤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태어났다. 이를 몰랐던 신 총괄회장은 '시게미쓰 다케오'란 일본 이름으로 사업을 시작했고, 껌으로 대박을 터뜨릴 즈음인 1951년 신 이사장을 홀로 키우던 노씨가 세상을 떠났다. 노씨는 원래 몸이 좋지 않았다고 한다.

신 총괄회장은 이듬해 당시 일본 외무성 대신의 여동생 다케모리 하츠코씨와 재혼했다. 1954년 신동주 일본롯데 부회장이, 1955년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태어났다. 둘은 각각 '시게미쓰 히로유키' '시게미쓰 아키오'란 일본이름을 갖고 있다. 하츠코씨는 언론 등 외부에 노출된 적이 일절 없다. 신 회장은 얼굴 한번 보지 못한 누나 생모인 노씨의 제사를 꼬박꼬박 챙긴다고 한다.

1948년 일본롯데에 이어 1967년 국내에 들어와 큰 성공을 거둔 신 총괄회장은 며느리도 일본인을 얻었다. 롯데 일가의 국제 혼사는 2세들까지 이어졌다. 일본에 살고 있는 장남 신 부회장은 1992년 재미교포 사업가 조덕만씨의 차녀 은주씨와 결혼했다. 당시 38세 노총각이었던 신 부회장은 일본롯데의 미국법인 롯데USA 지사장으로 일하던 중 현지에서 은주씨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올린 두 사람의 결혼은 이례적으로 언론에 공개돼 큰 화제를 모았다. 다만 취재를 피하기 위해 결혼식 시간을 실제 예식이 열리는 11시보다 1시간 늦춘 12시로 발표했었다. 고 남덕우 전 총리의 주례로 진행된 결혼식은 일체의 외부인사 초청 없이 양가 친척들과 롯데 임원들만 참석했다. 축의금, 화환도 받지 않았다.

2대 걸쳐 일본인과 결혼 "모두 일본 거주"
외부 접촉 끊고 두문불출…툭하면 괴소문

형보다 먼저 결혼한 차남 신 회장은 일본 최고의 명문가 여식을 아내로 맞았다. 그는 1985년 일본의 대형 건설사인 다이세이건설 부회장을 지낸 오고 요시마사씨의 차녀 오고 마나미씨와 혼인했다. 요시마사 가문은 일본에서 손꼽히는 귀족가문으로, 일본 귀족학교인 가쿠슈잉(학습원)대학을 졸업한 마나미씨는 한때 일본 황실의 며느리 물망에까지 올랐을 만큼 재원 중 재원이란 평이다. 신 총괄회장이 둘째 며느리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신 부회장의 결혼식이 공개된 것도 화제를 모았지만 신 회장의 5시간이 넘는 일본전통 혼례식 또한 이슈가 됐다. 후쿠다 다케오 전 일본 총리가 중매를 서고 주례까지 맡았다.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 등 일본 전·현직 고위 관료들이 결혼식에 대거 참석해 한·일 양국 재계 관계자들의 입이 떡 벌어지기도 했다. 신 회장은 한·일 양국의 호적에 오른 채 이중국적자로 국내에서 활동하다 1996년에야 일본 국적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 기모노 여성 <사진=뉴시스>

'롯데 안주인'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이름도 있다. 바로 서미경씨다. 미스롯데 출신인 서씨는 신 총괄회장의 '첩'이다. '영원한 샤롯데'이자 '롯데가 별당마님'으로 통하는 서씨는 1977년 미스롯데로 뽑힌 뒤 연예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다 1980년대 초 홀연히 자취를 감췄다.

그리고 얼마 뒤 신 총괄회장의 세 번째 부인으로 나타났다. 둘의 나이 차이는 무려 37살. 큰 이목구비의 서구적인 마스크였던 서씨는 1983년 딸 유미씨를 낳았고, 유미씨는 1988년 신 총괄회장의 호적에 올랐다. 이들 모녀는 롯데 가문에서 철저히 소외되다가 2008년부터 서서히 첩이란 족쇄에서 벗어나 롯데 계열사 지분을 사들이는 등 본격 대외 행보를 시작했다.

숨은 여인들

신 총괄회장의 숨겨둔 여인들이었던 만큼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지 못했지만 내부적으론 ‘사모님’과 ‘따님’에 준하는 대우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씨는 그룹 내부에서 곳간 열쇠를 쥐고 있는 ‘마님’으로 통할 정도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신 총괄회장을 보기 위해 롯데호텔을 방문할 때면 직원들이 꼭 ‘사모님’이라 부른다는 게 내부 관계자의 귀띔이다.

유미씨는 신영자-신동주-신동빈 틈에서 롯데 경영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현재 롯데의 중심인 롯데쇼핑 지분(0.1%)과 롯데삼강(0.33%)·코리아세븐(1.40%) 등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업계는 은둔 중인 서씨와 유미씨가 앞으로 신 총괄회장이 세상을 뜨면 롯데 재산분할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시선을 고정하고 있지만, 정작 그룹 측은 "총수의 집안 일"이라며 애써 모른 척하고 있다.

김성수 기자 <kims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베일 싸인 롯데 3세들

롯데 2세 경영은 신동빈(한국)-신동주(일본) 체제로 정리된 지 오래다.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유미씨 등 딸들도 한몫씩 챙겼다. 그렇다면 그 다음은

어떻게 될까.


롯데 3세들은 대부분 베일에 싸여 있다. 공식적인 자리에 얼굴을 드러낸 적이 없

을 뿐더러 사진조차 공개되지 않았다. 신 이사장은 1남3녀(재영-혜선-선윤-정

안)를 뒀다. 이중 재영씨는 롯데 계열사들의 일감으로 운영되는 유니엘, 비엔에

프통상 등을 경영 중이다. 세 딸은 SNS인터내셔날, 시네마푸드, 시네마통상 등

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1남2녀(유열-규미-승은)를, 신동주 부회장은 외아들(정훈)만 두

고 있다. 이들은 모두 일본에 살고 있다. 아직 학업 중이라 경영에 참여하지 않

고 있다. 롯데 계열사 지분도 없다. <수>

0 Comments
광고 Space available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