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 비자금' 열쇠 쥔 유병언의 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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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모 비자금' 열쇠 쥔 유병언의 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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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비리 사건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탤런트 전양자씨 <사진=뉴시스>












  

[일요시사=사회팀] 강현석 기자 =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은닉 재산에 대한 의혹이 꼬리를 무는 가운데 비자금 조성에 개입했거나 협력한 것으로 의심되는 4명의 여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먼저 송재화씨는 구원파 핵심 간부로 1980년대 중반까지 유 전 회장을 대신해 신자들로부터 거액의 모금을 한 것으로 확인된다. 과거 구원파에 몸담았던 한 관계자는 지난 9일 <MBN>과의 인터뷰에서 "송씨가 (유병언의) 자금책이었으며 20년여간 유 전 회장과 밀착 관계에 있었다"고 인정했다.

송씨는 과거 오대양 사건에 연루돼 생을 마감한 박순자씨와 함께 유 전 회장에게 사업자금을 대준 일명 '통영파'로 알려져 있다. 특히 송씨는 과거 유 전 회장이 상습사기 등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을 때 자금책으로 지목된 여인이기도 하다.

관련 판결문을 보면 송씨는 유 전 회장에게 비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유병언 명의로 된 차용증이나 어음 등의 문서를 일절 남기지 않고 전국 각지에서 사채를 끌어 모으는 등 수완을 발휘했다. 또 수표나 채권 등은 현금화해 마대자루에 담은 뒤 중간 운반책을 거쳐 최종적으로 유 전 회장에게 전달토록 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무엇보다 송씨는 유 전 회장과의 친분을 재판 마지막까지 부인했는데 현재 송씨는 세모그룹 계열사가 지분을 보유한 남녘수산의 이사로 활동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송씨가 구속수감되면서 그가 맡은 자금 조달 및 비자금 세탁은 현재 김혜경씨가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수사당국은 보고 있다. 김씨는 유 전 회장의 수행비서 출신으로 세모그룹 계열사인 한국제약 대표를 맡고 있다. 이번 검찰조사에서 김씨는 핵심 피의자로 지목돼 현재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황이다.

복수 언론에 따르면 유 전 회장은 평소 "김혜경이 배신하면 우리가 다 망한다"는 말을 자주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구원파 한 관계자도 "만약 김혜경이 잡힌다면 (비리사실을) 다 불어버릴 것이기 때문에 구원파는 문제가 생기면 항상김혜경을 숨겼다"고 말했다. 검찰 안팎에선 김씨가 비자금 조성은 물론 유병언 일가의 재산 증식 과정에 깊숙이 개입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대 자금책' 송재화 '2대 자금책' 김혜경
'본부인' 권윤자 '조력자' 전양자

김씨는 유 전 회장과 20여년 전 사장과 비서로 처음 인연을 맺은 뒤 동거까지 할 정도로 가깝게 지냈다. 미인형 얼굴에 약사 출신으로 머리가 좋았던 김씨는 유 전 회장의 총애를 한몸에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구원파 내에서도 김씨를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일각에서는 김씨를 '유병언의 여자'라고 불렀다는 소문이다.

지난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김씨는 세모그룹 계열사 중 이익이 나는 회사의 지분만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이들 회사에서 약 10억원의 배당금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손실 위험이 있는 계열사 주식은 대량 매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김씨는 유병언 일가의 지분구조 재편에 핵심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김씨는 유 전 회장의 본부인인 권윤자씨와 사이가 나빴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 구원파 관계자는 "(유병언의 자금관리를) 여자들이 주로 했는데 김씨와 권씨는 유 전 회장을 사이에 놓고 늘 긴장 관계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씨는 유 전 회장과 함께 '기독교복음침례회(향후 구원파)'를 이끌었던 권신찬 목사의 딸이다. 최근 권씨는 유 전 회장과 호적상 부부관계를 유지하고 있을 뿐 사실상 별거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씨는 구원파의 본산으로 알려진 대구 일대에 부동산을 갖고 있다. 때문에 송씨와 김씨가 현금이나 주식을 관리했다면 권씨는 부동산 형태의 자산을 관리했을 것이란 주장이 있다.

권씨는 유 전 회장과 내연관계로 의심되는 김씨를 유독 싫어했지만 얼굴마담격인 전양자씨와는 친자매처럼 가깝게 지냈다고 한다. 동료배우 윤소정씨의 소개로 구원파에 입문한 전씨는 누구보다 헌신적인 자세로 유병언 일가의 신임을 얻은 것으로 전해진다.

전씨는 한해 매출이 160억원에 달하는 노른자쇼핑의 대표직을 2009년부터 맡고 있다. 노른자쇼핑은 세모그룹 알짜 계열사 중 하나다. 전씨는 권씨와 가까웠던 송씨와도 친분이 있었다. 1990년대 초반 유 전 회장이 수사를 받자 전씨는 송씨의 부탁으로 고가의 헌금 반지를 맡아줬으며, 두 사람은 한때 함께 산 것으로 확인된다. 또 송씨가 도피하는 과정에서 전씨 동생 명의로 된 승용차가 사용되기도 했다.

그러나 전씨가 유병언 비자금 조성에 연루됐는지는 의문이다. 이와 관련 한 구원파 한 관계자는 "여론의 시선을 연예인에게 돌리기 위한 물타기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angel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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