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 재테크 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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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지경세태> 장난감 재테크 실상

일요시사 0 2009 0 0


놀면서 돈 버는 키덜트

[일요시사=사회팀] 이광호 기자 =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덴마크의 ‘레고’는 남녀노소 전 연령층이 쉽게 즐길 수 있는 장난감으로,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는 제품이다. 레고의 인기는 여전히 식을 줄 모르고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레고의 가치가 급등하고 있다. 단순한 플라스틱 장난감을 넘어 이제는 수익을 노리는 재테크 상품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기존의 마니아층과 함께 ‘레테크’를 노리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레고 품귀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 그 실태를 들여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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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레고는 평범한 플라스틱 장난감처럼 볼 수도 있지만, 그 가치는 생각보다 크다. 레고의 가장 큰 매력은 우리 주위에 있는 다양한 사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다. 재밌는 사실은 레고가 돈도 만들어 낸다는 것.

금보다 레고?
 
유년시절 즐겼던 문화를 그리워하는 성인들을 우리는 ‘키덜트(Kid-adult)족’이라고 부른다. 이들은 과거를 추억하며 그때 그 시절의 물건들을 수집하면서 공허한 마음을 달랜다. 특히 ‘레고’는 키덜트족의 필수 아이템 중 하나로 손꼽힌다.
 
레고 관련 국내 최대의 커뮤니티 사이트 ‘브릭나라’의 회원수는 10만여 명에 이른다. 유사한 다른 사이트의 회원수도 수만 명에 달한다. 이러한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회원으로 활동하지 않는 이들까지 포함한다면 국내 레고 팬 층은 대략 12만 명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레고 커뮤니티가 활성화 되면서 마니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레고 관련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카페 등에서 인테리어를 위해 레고 조형물을 주문하는 사례도 잇따른다. 소규모 동호회 단위로 활동해오던 마니아들이 점차 활동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레고에 집중하면서 자연스레 레고 제품의 수요도 늘고 있다. 어린이용 제품에 집중했던 레고사도 이러한 키덜트족의 움직임에 발맞춰 보다 정교한 모델들을 출시하고, 더 나아가 한정판 모텔들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레고는 보통 레고코리아 공식사이트나 대형마트를 비롯한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입할 수 있지만, 제품이 단종되면 온라인 레고 커뮤니티, 중고거래 카페, 해외구매대행 등을 통해 한정적으로 구할 수 있다. 이렇게 레고 모델이 희소해지면서 특정 제품에 프리미엄 가치가 붙게 됐다.
 
이후 넘치는 수요에 한정판이 속속 등장하면서 자연스레 ‘투자시장’이 형성됐다. 갖고 싶었던 제품이 품절 되도 웃돈을 주면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경제력을 갖춘 젊은 직장인들은 지갑을 열어 레고를 구입한다. 레고 신제품의 경우 적게는 몇 천원에서 많게는 60만원까지 나간다. 레고 마니아의 직업군은 변호사·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도 꽤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레고가 처음부터 재테크 수단으로 떠오른 건 아니었다. 기존 마니아층 일부가 가격이 오르면 갖고 있던 제품을 팔아 다시 자기가 갖고 싶은 제품을 구매하는 형식으로 활동을 하다가 시장이 형성됐다. 초기에는 금액도 크지 않았다. 그러나 한정판 제품이 출시되면서 수백만원 선에서 거래되는 등 거래의 판 자체가 커져갔다.
 
최근에는 70만원에 출시됐던 ‘스타워즈 10179’가 중고거래 카페에서 300만원 선에서 거래되기도 했다. 특히 레고 제품은 숫자로 표기되는데, 일명 ‘만번대’로 불리는 세트상품 등이 성인들이 가장 많이 수집하는 인기제품이다. 그만큼 상품가치가 높다는 의미다. 카페코너(10182), 그린그로서(10185), 에펠탑(10181), 머스크기차(10219), 에메랄드나이트(10194) 등이 대표적인 1만번대 제품으로 100만원대에 거래가 되는 경우도 있다.
 
‘레테크 열풍’시간 지날수록 가치↑
수백만원 훌쩍…금세 10배 이상 껑충
 
이러한 레테크가 입소문을 타면서 한 번 쓰고 버리는 장난감이 아니라 소장가치가 있는 수집품이라는 인식이 퍼지게 됐다. 현재 ‘레테크’는 대단한 수익을 올리는 건 아니지만 수집용 재테크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레고 커뮤니티 사이트를 보면 레테크에 대한 질문 글이 끊임없이 쏟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마니아층은 레고와 수익을 연결 짓는 글에 지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테크를 목적으로 사재기하는 경우가 계속 늘고 있다고 레고 수집 동호인들은 말한다. 일부 구입자들은 승용차에 가득 실을 정도로 구입을 한다고 전해졌다.
  
 
 
그러나 레테크는 어떤 제품이 앞으로 가격이 오를지 예측하는 게 애매하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레테크 마니아들은 보통 시세차익을 얻기 위해 짧게는 1년, 길게는 3, 4년까지 기다린다. 게다가 제값을 받고 레고를 판매하려면 제품이 새것처럼 깨끗해야 한다. 즉 레테크는 대단한 수익을 올릴 수는 없는 구조다. 그 외에 피규어나 기타 장난감도 사정은 비슷하다.
 
레고 수집 중 레테크를 포기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직장인 A씨는 3년 전 수천만원을 투자해 레고를 대량으로 구입해 보관하며 본격 레테크를 시작했지만 이내 포기하고 말았다.
 
수입 가운데 생활비를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레고에 투자하는 등 무리한 방식으로 레테크에 매달렸지만 기대했던 수익은 맛 볼 수 없었다. 결국 A씨는 구입한 레고를 처분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레테크는 여전히 성행 중이다.

수집 겸 돈벌이
 
오래된 물건이 재테크 수단으로 변질된 건 레고만이 아니다. 바비인형 역시 단종된 시기가 오래된 한정판의 경우 10배까지 가격이 뛴다. 마니아층이 두껍게 형성돼 있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여주인공 스칼렛 오하라를 모델로 만든 바비나 엘리자베스1세 여왕을 본 뜬 바비인형은 수십만원을 지불한다 해도 제품을 구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처럼 희소성이 높은 한정판 장난감이 신제품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지만,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khle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맥도날드 ‘장난감 대란’
 
맥도날드 ‘해피밀’ 사은품 ‘슈퍼마리오’ 장난감이 폭발적인 인기 속에 일부 맥도날드 매장에서 품절됐다. 지난 3일 맥도날드는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금일부터 해피밀과 함께 제공됐던 슈퍼마리오 토이가 많은 분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으로 인해 일부 매장에서 품절됐다”며 “해당 제품이 품절된 곳은 대체 토이로 제공되니 양해 부탁 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맥도날드는 지난달 30일부터 어린이를 위한 3500원짜리 ‘해피밀’ 세트를 주문하면 인기 비디오 게임 ‘슈퍼마리오’ 토이 8종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벤트가 실시된 직후 일부 맥도날드 매장에서는 ‘해피밀’ 세트가 품절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이 터져 나왔다. 점심시간을 맞은 직장인들이 ‘해피밀’ 세트를 주문하기 위해 인근 맥도날드 매장으로 몰려가 줄을 서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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