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말로만 상생’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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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말로만 상생’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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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경고에도 ‘갑질’

[일요시사=경제1팀] 한종해 기자 = 2013년 동반성장지수가 발표됐다. 결과에 따라 대기업들 간에 희비가 교차했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 상위 제조업체들은 최우수 등급을, 유통업체들은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홈플러스는 3년 연속 '꼴찌'라는 불명예를 떠안았다.

  
 

동반성장위원회가 국내 100개 대기업을 대상으로 2013년 동반성장지수를 발표했다. 동반위는 지난 11일 서울 팔래스호텔에서 제28차 전체회의를 열고 2013년 동반성장지수 산정 결과를 발표했다. 평가대상은 100개 대기업으로 지난 2012년보다 35%나 증가했다.

동반성장지수 평가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 100곳과 맺은 '공정거래 및 동반성장 협약'의 이행실적 평가와 동반위의 중소기업 체감도 평가결과 점수를 각각 정규 분포 산식으로 처리하고 양 점수를 합산해 4등급으로 나뉜다.

슈퍼갑 유통업체

공정위의 협약 이행 실적 평가는 대기업이 제출한 실적 자료의 서면심사 및 현장실사와, 협약평가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확정했다. 동반위의 체감도 조사는 100개 대기업의 1차 및 2차 협력사 명단을 토대로 총 1만3784개 중소 협력사를 대상으로 직접 방문해 조사지를 수거하는 등 엄정한 조사를 통해 결과를 분석한 후 평가 점수를 산출했다. 이번 평가부터 기존 등급 명칭(우수-양호-보통-개선)을 '최우수-우수-양호-보통'으로 변경해 부여했다.

동반성장지수 우수 등급 기업에는 혜택이 뒤따른다. 공정위는 최우수등급 기업에 하도급분야 직권·서면실태조사 1년 면제권을 준다. 최우수에 못 미친 우수등급 기업에게도 하도급분야 서면실태조사를 1년 면제해준다. 산업부는 기술개발관리지침을 기개정해 사업별로 최우수 또는 우수 등급기업에게 가점을 부여하고 기재부는 조달처에서 시행하는 정부조달 공공입찰참가자격심사시 최우수등급과 우수등급 기업에 가산점을 부여한다.

법무부는 최우수등급 및 우수등급 기업에 3년 유효한 출입국심사우대카드를 발급하고 국세청은 최우수등급 기업에 모범납세자 선정시 우대 혜택을 준다. 우대 내용은 납세 담보 5억원 한도 면제 등이다.

하위등급을 받은 기업에 대한 불이익은 없다. 다만 3년 연속 보통 등급(2012년 기준 개선 등급) 기업에 대해서는 동반성장 역량이 향상될 수 있도록 컨설팅 등 별도 지원을 할 계획이다.

2014년도 동반성장지수 체감도조사 평가는 올해 9월부터 내년 5월까지이며 산정 결과는 1년 뒤인 내년 6월 발표될 예정이다. 올해 평가대상은 모두 134개사로, 네이버, 쌍용자동차, 남양유업 등 26곳이 새로이 참여했다.

먼저 농협유통, 대상, 동원F&B, 르노삼성자동차, 오뚜기, 이랜드리테일, 이랜드월드, 코리아세븐, 한국미니스톱, 한국쓰리엠, 홈플러스, BGF리테일, LF(전 LG패션), STX중공업 등 14개사는 낙제점인 '보통' 판정을 받았다.

사실상 미흡하다는 뜻인 '양호' 등급은 계룡건설, 농심, 대우건설, 대한항공, 동부건설, 두산건설, 두산엔진, 롯데건설, 롯데백화점, 롯데슈퍼, 롯데제과, 롯데케미칼, 롯데홈쇼핑, 만도,신세계백화점, 아모레퍼시픽, 아시아나항공, 이마트, 코오롱글로벌, 태영건설, 한화건설, 현대건설, 현대백화점, 현대산업개발, 현대엔지니어링(전 현대엠코), 현대엘리베이터, 현대홈쇼핑, 효성, CJ오쇼핑, GS리테일, GS홈쇼핑, KCC, KCC건설, LS산전, LS엠트론, LS전선이 가져갔다.

2013년 동반성장지수 발표…3년 연속 꼴찌
최하위 등급 불명예 "올해도 유력 4연속?"

올해 가장 높은 등급인 '최우수'로 평가받은 기업은 삼성전자, 삼성전기, 포스코, 기아자동차, 삼성SDS, 코웨이,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현대자동차, 현대제철, KT, SK C&C, SK종합화학, SK텔레콤 등 모두 14곳이다. 삼성전자, 삼성전기는 3년 연속 최상위 등급을 유지하면서 '명예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가장 주목할만한 점은 유통 대기업들의 성적이 좋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홈플러스는 지난 2011년과 2012년에 이어 올해 연속으로 최하위 등급 굴욕을 안았다. 최하 등급을 받은 기업 중 르노삼성자동차와 STX중공업을 제외하면 유통과 식음료 업체들이다. 롯데마트, LG생활건강, CJ제일제당, 유한킴벌리 등 4개 업체만 한 단계 낮은 우수 등급을 받는 데 그쳤다.
 

  
 

동반위에 따르면 유통분야 16개사는 공정한 유통거래 보장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했음에도 판촉행사와 매입가격 결정 관련 기준과 절차를 형식적으로 운영하는 등 이행정도가 미흡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11일 논평을 통해 "지난해에 비해 평가대상 대기업이 35% 증가한 100개사로 늘어나고 협력사까지 동반성장의 따뜻한 온기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중기중앙회는 "많은 유통기업들이 대부분 최하위인 '보통' 등급을 받아 동반성장 의지가 제조기업들과 비교해 여전히 낮다"며 "오랫동안 갑의 입장에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한 관행에 대해 근본적인 개선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해 보통 등급으로 평가받은 대기업이 협력 중소기업들이 동반성장에 대해 체감할 수 있도록 보다 실효성 있는 개선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촉구했다.

저조한 성적을 받아든 업체들 대부분은 업종별 특수성을 고려하지 못한 평가항목 탓에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당했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는 동반위의 평가 결과에 대해 "다소 아쉬운 마음이 있지만 향후 더 많은 개선 노력을 하겠다"면서 "미흡한 부분이 금융지원인데 글로벌 기업이다 보니 금융 지원을 위한 펀드 조성 등은 주주들의 동의를 받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올 상반기 330개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으며 20여명의 CEO 및 경영진을 대상으로 한 심층면접도 실시했다"며 "이 조사를 바탕으로 중소협력업체들이 정말로 원하는 매출확대 등 동반성장 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대형마트 관계자는 "유통업과 제조업은 성격 자체가 완전 다르다"며 "그런데도 같은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은 문제될 소지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입점 업체들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면 단순 금융지원 보다는 판로개척, 경영 컨설팅, 교육 프로그램 등을 더 요구한다"며 "이같은 노력을 인정하는 평가 기준이 마련되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돈 많으면 유리?

사정이 이렇다보니 재계는 동반성장지수 평가 발표가 업종에 대한 특성과 상황이 반영되지 않은 점을 문제시하면서 대기업 줄세우기, 창피주기 등 여론몰이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 동반위는 향후 동반성장지수 평가가 대·중소기업간 산업 생태계의 경쟁력과 지속 성장을 촉진하는 긍정적인 수단이 되도록 6~8월경 업종별 실정을 고려해 동반성장지수 산정 방식과 체감도 평가 지표를 개편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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