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전술 의혹 미스터리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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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사망> 위장전술 의혹 미스터리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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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과학수사원 서중석 원장 <사진=뉴시스>













죽었어도 죽은 게 아니고 살았어도 산 게 아니다

[일요시사=사회팀] 강현석 기자 = 죽어서도 눈 감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다. 세월호 참사 100일을 전후로 유 전 회장의 사망소식이 알려졌다. 전남 한 매실밭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유 전 회장. 그런데 그의 죽음과 관련한 일종의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유병언은 살아 있다'는 루머부터 '누군가에 의해 타살됐다'는 의혹까지. 사건의 숨겨진 진실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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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골화된 시체 사진이 나돌았다. 다리를 가지런히 모으고 누워 있는 사체는 부패가 상당히 진행돼 육안으로는 누군지 구별이 불가능했다. 상의는 목까지 올려져 배와 가슴이 드러났고 신발은 발목 옆에 벗겨져 있었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은 위와 같은 모습으로 발견됐다. 검찰 수사를 피해 은신한 것으로 알려진 유 전 회장은 이미 지난 5월께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산 검찰이 죽은 유병언을 쫓은 어이없는 상황, 많은 시민은 수사 당국의 발표를 지켜보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때를 맞춰 유 전 회장을 둘러싼 여러 소문이 난립했다. 불신이 쌓인 시민들은 정부 발표보다는 음모론에 귀를 기울였다. 하루에도 몇 번씩 뒤바뀌는 정보로 언론은 혼탁했다. 검·경은 우왕좌왕했다. 죽어서도 수수께끼를 남긴 유 전 회장이다.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로 가득한 유 전 회장 사망사건. 10가지 핵심 의문을 정리했다.

[미스터리1]
유병언은 살아있다?

'음모론'을 믿는 사람들은 "유 전 회장이 살아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접지 않고 있다. 구원파 일부에서도 "유 전 회장이 살아 있다"는 의견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주장의 요지는 수사당국 혹은 제3의 정부기관이 시신을 바꿔치기 했다는 것이다. 신원 미상의 노숙자가 유 전 회장으로 둔갑했고, 진짜 유 전 회장은 해외 등으로 도피했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유 전 회장의 죽음은 이른바 '과학의 영역'에서 반박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라는 것이다. 검찰과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은 이구동성으로 전남 순천 송치재 인근 매실밭에서 발견된 변사체의 신원이 유 전 회장이라고 확인했다.

먼저 검·경은 유 전 회장이 은신한 것으로 알려진 송치재 별장(숲속의 추억)에서 채취한 체액과 기독교복음침례회(이하 구원파) 총본산인 금수원 내부의 유 전 회장 집무실에서 얻은 DNA 시료, 변사체의 검지 지문 1점이 일치한 점을 들어 유 전 회장이라고 확신했다.

또 부계 및 모계 염색체를 형인 유병일(75·구속 기소)씨와 대조한 결과 동일한 부모를 둔 형제라는 결론이 도출된 점, 변사체의 근육 일부를 떼어내 DNA 분석을 한 결과 수사기관이 확보한 유 전 회장의 DNA와 일치한 점 등도 신원확인의 근거가 됐다.

서중석 국과수 원장은 지난 24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해 "과학적으로 100% 유병언으로 확신한다"며 "(유 전 회장을 치료했던) 치과의사가 확인했을 때 100% (기록이) 일치해 (시신이) 뒤바뀔 수 없다. 법의학을 25년 했는데 틀릴 수 없다. (국과수 원장) 직을 걸고 책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검·경은 물론 대한민국 법의학 최고 권위기관이 자신한 만큼 유 전 회장의 사망 사실이 번복될 확률은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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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그렇다면 검·경과 국과수가 공모해 거짓 부검 결과를 발표했다는 주장은 어떨까. 한 전직 경찰 관계자는 "이 사건에 관계된 공무원만 수십명인데 그들의 입을 한꺼번에 맞출 수 있겠나. 만약 조작했다면 그들 중 단 1명의 양심선언도 없었겠냐"며 의혹을 일축했다.

[미스터리2]
백골화 가능한가?

유 전 회장의 죽음과 관련한 루머가 확산된 건 그의 시신이 신원을 알 수 없는 백골 상태로 발견돼서다. 보름 만에 사체가 백골화되는 건 일반적인 경우가 아니다. 서 원장은 24일 "백골화라는 표현은 맞지 않고 사후손괴에 가깝다"고 경찰 브리핑을 정정했다. 하지만 언론에 공개된 유 전 회장의 시신 사진은 외형상 백골의 형태를 띠고 있다.

지난주 경찰 수사 기록의 하나인 유 전 회장의 시신 사진이 유출되면서 논란이 커졌다. 해당 사진은 6월12일 경찰이 '매실밭에서 시신을 발견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찍은 것이다.

사진을 보면 세 가지 의문점이 생긴다. 신발이 흐트러져 있는 점과 양다리가 가지런히 모아져 있는 점, 시신 주변의 풀들이 최근 꺾인 듯한 모습이라는 점이다. 경찰은 첫 브리핑에서 신발 두 짝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고 발표해 자연사 내지는 자살 쪽에 무게를 뒀다. 다리 모양과 현장 상황은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일부 부자연스러운 정황이 사진을 통해 드러나면서 전문가 그룹도 의문을 표했다. 이윤성 서울대 법의학교실 교수는 "유출 사진을 보면 양다리가 아주 쭉 뻗어 있는데 시체를 옮기느라 발을 잡아서 생긴 것이거나 그 자리에서 사망했더라도 누군가가 손을 댄 것 같은 인상이다"라고 말했다.

위 같은 의혹에 대해 경찰은 어떻게 해명했을까. 최삼동 신임 순천경찰서장은 유 전 회장의 시신이 단기간에 백골화된 것과 관련해 "두엄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신 주변의 풀이 두엄(퇴비)처럼 썩어 시신의 부패를 촉진했다는 해석이다. 최 서장은 "사람이 죽으면 24시간 내에 구더기가 발생하고 8일 정도면 구더기가 번데기로 변한다"며 백골화가 가능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단 경찰은 신발의 위치와 다리 모양 등 남은 의혹에 대해선 별도의 언급을 하지 않았다.

[미스터리3]
언제 죽었나?

유 전 회장의 사망시점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유 전 회장은 지난 4월23일 금수원을 빠져나갔고 5월말까지는 살아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검찰 수사 결과를 근거로 한 것이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의 도피를 도왔던 여비서 신모(33·구속)씨로부터 관련 진술을 확보했다. 신씨는 "검찰 수색 당시(5월25일) 유 전 회장이 별장 안에 숨어 있었다"고 했다.

이태종 구원파 대변인도 이같은 사실을 인정했다. 이 대변인은 "유 전 회장이 5월25일까지 살아있던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유 전 회장이 별장을 빠져 나온 날부터 사체가 발견된 6월12일까지 최대 18일 만에 시체가 상당히 부패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아무리 초여름 날씨였다고 하지만 이례적인 부패 진행 속도는 여전한 의문으로 남는다.

때문에 유 전 회장이 5월25일 이전에 사망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진술은 바꿀 수 있지만 시체의 상태는 바꿀 수 없는 까닭이다. 만약 이 같은 의혹이 사실이라면 검·경은 유 전 회장의 도피 경로와 일정을 근본부터 잘못 파악한 셈이 된다.

박성환 고려대 법의학연구소 교수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유 전 회장의 도주 경로나 정황을 통해 사망 시점을 추측할 순 있겠지만 시신의 부패 상태로는 (시점을) 알기 힘들다"고 말했다.

[미스터리4]
어떻게 죽었나?

그렇다면 유 전 회장은 어떻게 죽은 것일까. 지난 25일 서 원장은 서울 국과수 분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패가 심해 사망 원인을 판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실상 유 전 회장의 사인을 밝힐 연결고리가 끊어진 셈이다.

국과수는 독극물에 의한 사망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유 전 회장의 간과 폐, 근육 등을 일반 독극물과 마약류, 케톤체류 등으로 감정했다. 간과 폐는 모두 음성 반응을 보인 반면 근육은 케톤체류에만 음성 반응을 보였고, 나머지는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 확인이 불가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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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 전 회장 시신으로 추청되는 변사체가 긴급 후송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또 목 등 질식사나 지병에 의한 사망 가능성, 멍 등 외력에 의한 사망 가능성 등을 모두 분석했으나 시신이 심하게 부패하고 내부 장기가 소실된 탓에 사인을 규명하지 못했다. 사인 분석에서 뱀 등 맹독성 동물에 의한 중독 또는 약물에 의한 사망 가능성은 낮아 배제됐다.

결론적으로 유 전 회장의 사인은 주변인의 진술이나 사건 정황을 종합한 '추측'으로 밖에 설명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길을 잃고 산속을 헤매다 저체온증에 걸려 숨졌다는 '설'이 가장 비중 있게 거론된다.

국과수 기자회견에 참석한 강신몽 가톨릭대 법의학과 교수는 "5월이 따뜻한 날씨라고는 하지만 비가 와서 옷이 젖고 야간이 되면 노령 상태에서 추위를 느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시신의 윗옷이 밀려올라 간 것에 대해서도 저체온증으로 생긴 이상 탈의현상이라고 풀이했다.

독극물 감정에 앞서 국과수는 "유 전 회장이 외상에 의해 숨졌을 가능성은 적다"고 결론지었다.

[미스터리5]
자살? 타살?

국과수 브리핑과 검·경의 설명을 종합하면 현재로서는 유 전 회장이 자연사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쏠린다.

유 전 회장은 5월25∼26일 사이 별장에서 나와 시신이 발견된 2.5㎞ 거리의 매실밭까지 이동했다. 고령인데다 오랜 도피생활로 심신이 쇠약해진 유 전 회장은 측근들과 어떤 이유에서인지 떨어져 홀로 걸었다. 이 과정에서 길을 잃고 매실밭에 쓰러졌는데 저체온증에 걸려 숨졌다는 가정이다.

한때는 실족에 의한 사고사 가능성도 검토됐지만 부검 결과 큰 외상은 없어 사고사 확률은 낮은 것으로 의견이 모였다.

일각에서 제기된 음독 자살설은 국과수 발표로 꼬리를 감췄다. 국과수는 유 전 회장의 유류품인 술병 등에서 "약독물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장에 있던 소주병과 스쿠알렌병에서 유 전 회장의 DNA가 검출된 점은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한 경찰 관계자는 "(결벽증이 심했던) 유 전 회장이 '보해골드' 병에 '자신만의 물'을 넣고 다닌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만약 이 관계자의 말이 사실이라면 현장에서 술병이 발견된 이유가 설명된다. 평소 술을 마시지 않았다는 주장과도 일치한다. 단 2007년 단종된 '보해골드' 병을 쓴 이유는 여전히 의문이다.

타살의 경우는 조금 더 복잡하다. 지난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선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이 관련한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매실밭 인근 주민들의 녹취록을 통해 '변사체가 발견된 시기가 6월12일이 아닌 4∼5월쯤'이라는 내용을 공개했다. 이는 유 전 회장의 사체가 누군가에 의해 옮겨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 역시 "많은 사람들이 다른 장소에서 타살돼 버려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스터리6]
그날 누가 있었나?

송치재 별장 비밀방에서는 현금 8억3000만과 미화 16만달러가 든 가방이 발견됐다. 유 전 회장은 도피 생활에 필요한 돈을 그대로 놔두고 탈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유 전 회장을 도왔던 핵심 조력자 역시 이 돈을 놔둔 채 종적을 감췄다. 만에 하나 유 전 회장이 타살됐다고 하더라도 돈가방을 노린 범행은 아니란 정황이다.

검찰이 별장을 급습한 날, 유 전 회장은 측근 4명과 함께 있었다고 전해진다. 이 중 여비서 신씨를 포함한 3명은 체포됐다. 남은 한 명은 운전기사 양회정(55)씨다.

양씨는 유 전 회장이 사망한 당일 행적을 알고 있을 핵심 인물이다. 양씨는 검찰 수색 직후 전주에 있는 처제를 만나 "회장님을 혼자 놔두고 왔다. 가서 도와주자"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처제는 "집안 망할 일 있느냐"며 거절했다고 한다. 이후 양씨는 전주 한 장례식장에 소나타 차량을 버리고 잠적했다.

경찰 일각에선 사건 현장에서 발견되지 않은 안경과 휴대전화에 대한 미스터리가 양씨를 통해 밝혀지리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양씨가 유 전 회장과 차량으로 도주하던 중 검문검색을 우려해 유 전 회장을 '어느 곳'에 남겼고, 조력자를 구하려다 실패해 도주한 것으로 추측된다.

[미스터리7]
구원파는 알았나?

때문에 구원파 간부들이 유 전 회장의 실종 내지는 사망 사실을 양씨를 통해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꽁꽁 숨었던 '유병언 조력자'들은 유 전 회장의 시신이 발견된 직후 잇따라 자수했다.

문제의 6월12일 검찰은 핵심 조력자인 '두 엄마'를 체포하기 위해 금수원을 수색하고 있었다. 하지만 검찰은 신병확보에 실패했고 체포작전은 또 다시 장기화되는 듯 했다.

그런데 다음날 '신엄마' 신모(64·여)씨는 검찰을 찾아와 자수했다. 형 병일씨 역시 검찰에 붙잡혔다. 사흘 뒤 '제2의 김엄마' 김모(57)씨가 자수했고, 유 전 회장의 최측근인 이석환(64) 금수원 상무 등도 줄줄이 검거됐다. 역할을 다한 조력자들이 입을 맞춰 수사기관에 붙잡힌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미스터리8]
검찰은 몰랐나?

검찰 입장에서는 체면이 상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공들여 검거한 것으로 알려진 피의자들이 제 발로 잡혀들었다면 조직 위상에 큰 흠이 된다. 관련 의혹은 당사자들의 자백이 있지 않는 한 밝혀지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더구나 검찰은 자수의 원인이 된 유 전 회장의 사망(당시 실종으로 추정)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유 전 회장에 대한 영장을 재청구한 순간까지도 변사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 이런 이유로 경찰이 검찰을 '물 먹인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일각에선 "검·경이 짜고 시신을 바꿔치기 했다"는 주장을 하지만 검찰 관계자는 다음과 같은 말로 의혹을 일축했다.

"밝혀지면 다 목 날아가는데 왜 힘들고 어려운 일을 합니까. 경찰 얘기도 그래요. 어쩌다보니까 오픈하게 된 거지 검찰 물 먹이려고 사건을 묵혀두고 있었다는 게 말이나 됩니까. 보세요. 목 날아갔잖아요."

[미스터리9]
음모론 가능하나?

'음모론'의 핵심은 정부의 모든 발표가 그때그때에 맞춰 짜 맞추기가 된다는 의심이다. 복수 언론 관계자는 "음모론은 불가하다"고 못박았다. 일부 해명되지 않은 의혹이 있는 것은 맞지만 유 전 회장이 죽어서 득을 본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박근혜정부는 유 전 회장에게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덮어 씌우려했다. 노골적이었다. 그런데 유 전 회장이 죽음으로써 책임질 사람이 없어진 셈이다.

[미스터리10]
웃는 사람은?

그럼에도 유 전 회장과 관련한 여러 의혹은 지금도 잦아들지 않고 있다. 근본원인은 수사당국이 제공했다. 숨진 유 전 회장 주변에서 스쿠알렌 빈병, 명품 점퍼, 특이한 가방 등이 발견됐음에도 단순 변사자로 처리했던 게 컸다. 시신에서 떨어져 나온 흰 머리카락과 뼛조각은 그대로 현장에 방치됐다.

만약 경찰이 변사체를 부검 없이 약식 처리했다면 지금도 수만명의 인력은 유 전 회장을 잡기 위해 날밤을 샜을지도 모를 일이다.

유 전 회장의 사망으로 이른바 정·관계 로비의혹은 규명이 어렵게 됐다. 유 전 회장의 장남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는 이명박 전 대통령 등 평소 친분이 있던 정치인이 누구인지도 알 수 없게 됐다. 어쩌면 유 전 회장의 죽음으로 웃는 사람은 그로부터 생전 직·간접적으로 경제적 지원을 받았다는 '장학생들'인지도 모르겠다.

 

<angel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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